경찰, 3번째 경호처 수뇌부 구속영장 신청…검찰은 청구할까

경찰 국사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13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등 혐의로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검에 신청했다. 지난달 24일 경찰에 출석한 김 차장의 모습. 연합뉴스

경찰 국사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13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등 혐의로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검에 신청했다. 지난달 24일 경찰에 출석한 김 차장의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의 핵심 인물인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3번째 구속 기로에 섰다. 검찰이 두 번이나 구속영장 청구를 반려했지만, 경찰 내부에선 충분한 보완수사를 했기에 이번만큼은 다르다는 분위기다.

경찰 국사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13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등 혐의로 김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검에 신청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 및 이를 거부한 경호처 직원에게 부당한 인사 조치 등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경호처 내부에서 ‘강경파’로 분류되는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은 처음이 아니다. 김 차장의 경우 세 번째다. 경찰은 지난달 18일, 24일 김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은 지난달 24일에 이어 두 번째다. 검찰은 각기 다른 이유로 구속영장을 반려했다.

지난달 21일 탄핵심판 변론 출석하는 윤석열 대통령 경호를 하고 있는 김성훈 경호차장.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21일 탄핵심판 변론 출석하는 윤석열 대통령 경호를 하고 있는 김성훈 경호차장. 사진공동취재단

경찰, 한 달 가까이 보강 수사 

구속영장 반려 전적에도 경찰은 구속영장 청구를 확신하는 분위기다. 한 달 가까이 보완수사를 하며 증거를 보강했기 때문이다. 이는 검찰이 김 처장의 두 번째 구속영장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를 소명하기 위해 경호처 내부 규정을 확인하는 등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저지 지시를 거부한 경호처 직원들이 직무를 부당하게 배제당한 것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 5일 경호처 인사 담당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부당한 인사 지시라 생각했고, 이에 대해 김 처장 등에게 항의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조사 결과 경호처 부장급 간부가 즉각 직무 배제됐고, 다른 직원은 명령 불응의 이유로 인사 조치가 예정됐었다고 한다. 일부 경호처 직원들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경찰 특수단은 지난 3일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의 개인 휴대전화와 비화폰을 확보했다. 앞서 지난말에는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했다. 김현동 기자

경찰 특수단은 지난 3일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의 개인 휴대전화와 비화폰을 확보했다. 앞서 지난말에는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했다. 김현동 기자

 
압수물을 통한 추가 증거도 확보했다. 지난 3일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이들의 개인 휴대전화와 비화폰을 확보했다. 다만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은 군사 기밀 등의 이유로 실패했다.

지난달 말 임의제출로 받은 박종준 전 경호처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기도 했다. 포렌식 결과 김 차장이 1차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핵심 역할을 한 정황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의 보완 요구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며 “구속 수사 필요성이 상당하다고 보는 만큼, 이번에는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다음주 초쯤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보완수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다음주 초쯤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보완수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검찰은 다음 주 초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늦어지는 건 아니다”며 “체포영장과 달리 체포 시한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보완수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청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경호처 간부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더라도, 구속 여부는 법원 판단을 받아야 한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통상 구속영장 청구 2~3일 뒤 열리는 만큼, 다음 주 내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이 김 차장과 이 본부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성공할 경우, 경호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와 관련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경호처 수뇌부들은 군 사병 등을 동원해 1차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의혹을 받는다. 총기 사용을 경호처 직원들에게 지시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수사에 비교적 협조적인 ‘온건파’인 박 전 처장의 경우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