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북한, 러시아에 3000명 추가 파병할 듯”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AFP=연합뉴스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AF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 전선에 최대 3000명의 북한군을 추가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가 전장에서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북한군을 추가로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2000∼3000명이 쿠르스크로 배치될 수 있다”며 “정확한 규모는 실제 배치된 후에 확인할 수 있지만 수천 명을 (러시아가) 요청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관련 “현재까지 4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이 중 약 3분의 2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병력과 무기, 미사일을 받으려 하고 있다”며 “이는 러시아가 제3국을 전쟁에 끌어들이는 명백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의 지원이 없다면 러시아의 침략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매우, 매우 희박해진다”고 호소했다.


 

휴전선 그어질 우크라 동부 전선 포성 격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호언장담해온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에 신호탄을 쏘아올린 와중에 휴전선이 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동부 전선에서는 여전히 포성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향후 휴전 협상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에 서기 위해 우크라이나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러시아 쿠르스크 등 최전선에서 한층 격렬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날 로이터·AFP·DPA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자국군이 도네츠크의 젤레네 폴레 마을과 다치네 마을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젤레네 폴레는 포크로우스크와 벨리카 노보실카 사이의 거점이다. 다치네 역시 포크로우스크 남쪽 30㎞ 지점에 위치한 쿠라호베 마을의 서쪽에 있다. 포크로우스크는 주요 철도와 도로가 교차하는 요충지로 우크라이나군이 군수물자를 조달하는 거점이다.

러시아군은 포크로우스크를 장악하면 도네츠크 북부로의 진격이 용이해진다고 보고 이곳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 텔레그램 채널 딥스테이트도 최근 젤레네 폴레와 다치네 인근에서 러시아군 활동에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포크로우스크 지역의 전황은 나아지고 있다”며 “우리는 이전보다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전황에 대해 더 구체적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다.

양측의 공방은 앞으로 미국 주도의 휴전 협상이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더 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 등이 우크라이나의 기존 영토 수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신호를 보냄에 따라, 현 전선을 따라 휴전선이 그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