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하는 남성’들이 늘면서 맨즈(남성) 뷰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스킨과 로션 등 기초 피부관리를 넘어 메이크업, 헤어스타일링 등으로 시장이 커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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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 성수동의 올리브영N 성수 '맨즈 에디트' 코너 모습. 사진 올리브영
지난 13일 찾은 서울 성수동의 올리브영N 성수 ‘맨즈 에디트’ 코너에는 남성들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곳은 남성만을 위한 기초·색조·헤어 등 뷰티 제품을 따로 모아둔 전용 공간이다. 파운데이션 팩트부터 립밤·컨실러·아이섀도·아이브로우 펜슬·니플 패치 등이 비치돼 있어, 얼핏 봐선 여성 제품들과 구분이 안 갔다. 차량용 방향제와 세차용품·단백질 보충제·건강기능식품 등도 눈에 띄었다.
친구끼리 혹은 연인과 함께 온 남성들이 많았다. 외국인이나 휴가나온 군인들도 각종 제품을 살펴보고 테스트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미국에 사는 배모(41)씨는 익숙한 듯 아이브로우와 컨실러 등을 집어 들었다. 그는 “미국 제품들보다 품질이나 가격이 마음에 들어서 한국에 올 때마다 50만 원어치씩 사간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찾은 20대 한 남성은 “데이트하는 날엔 스틱 파운데이션과 컬러 립밤으로 가볍게 화장을 한다”라며 “TV나 유튜브 보면 화장하는 남자들이 이미 많기 때문에 남자의 화장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라고 했다.
이곳에서 뷰티 전문가로부터 15분간 눈썹 정돈 체험 서비스를 받아본 전진호(29)씨는 “확실히 인상이 좋아진 것 같아 마음에 든다”라며 “앞으론 집에서도 관리하고 싶다”라고 했다. 매장 관계자는 “남성 방문객은 하루 평균 300명 이상”이라며 “주로 20~30대이지만 중장년층도 온다”라고 했다. 또 “로션처럼 간단하게 바르는 파운데이션이 인기 있고, 색조 화장 입문용으로 립밤과 아이브로우 등이 많이 팔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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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 고객이 올리브영N 성수에서 산 제품들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황수연 기자
올리브영이 지난해 남성 회원 1000명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10명 중 9명은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응답했다. 이들은 월 평균 7만원가량을 뷰티에 쓴다고 했다. 지난해 맨즈 브랜드와 상품을 전년보다 50%가량 늘린 올리브영은 효과를 확실히 봤다. 같은 기간 남성 스킨케어 매출은 15%, 남성 회원 수도 20% 증가했다.
뷰티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다이소와 무신사에서도 남성 뷰티 소비자가 늘고 있다. 50여 종의 남성 화장품을 판매 중인 다이소에선 지난해 남성 화장품 매출이 전년보다 30%가량 증가했다. 무신사에선 지난해 하반기 남성 고객의 뷰티 관련 키워드 검색량이 전년보다 6배 이상 늘었다. 무신사는 지난달 남성 뷰티 유튜버인 ‘티벳동생’과 협업해 맨즈 뷰티 추천 기획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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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N 성수 '맨즈 에디트'에서 맨즈 브로우 서비스를 받고 있는 고객. 사진 올리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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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몰 수지점의 마제스티 바버샵. 사진 롯데백화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