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통업체 "관세 영향 바나나·아보카도 등 인상 불가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마트의 청과물 판매대. EPA=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마트의 청과물 판매대. EPA=연합뉴스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은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인해 소비자들이 멕시코산 농산물을 중심으로 며칠 내 가격 인상을 체감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미국 대형 소매업체 타깃은 이날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서 소비자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2월 순매출이 소폭 감소했으며, 관세 영향이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할 때 1분기 중 수익 압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인해 상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CNBC 인터뷰에서 타깃이 겨울철 멕시코산 농산물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이번 주부터 과일과 채소 가격을 인상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코넬 CEO는 "우리는 이런 품목들의 가격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소비자들은 향후 며칠 내 가격 인상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25% 관세가 부과된다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특히 딸기, 아보카도, 바나나 등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타깃은 1분기 중 매출 감소 가능성도 우려했다. 짐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자료에서 "기록적인 밸런타인데이 실적에도 불구하고 2월 전반의 매출이 부진했다"며 "이례적인 추위가 의류 판매에 영향을 미쳤고 소비자 신뢰지수 하락이 비필수 품목 매출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미국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도 관세로 인한 소비자 가격 인상 가능성을 경고했다. 코리 배리 CEO는 실적 발표에서 "우리는 전 품목에 걸쳐 공급업체들이 일정 수준의 관세 비용 부담을 소매업체에 전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의 가격 인상은 거의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스트바이가 중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직접 수입하는 제품 비중은 2~3% 수준에 불과하지만 전자제품 공급망이 중국과 멕시코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