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UC버클리 대학에서 열린 기술 경쟁력 및 산업 정책 센터(TCIP) 세미나에서 센터 설립자인 마크 리우 전 TSMC 회장이 강연하고 있다. 사진 TCIP 인스타그램
美 마이크론, 리우 전 회장 이사회 영입
마이크론은 미국 기업이지만 대만에 대형 생산기지를 갖췄고, 특히 대만을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기지로 삼으려 한다. 지난해 말 대만에 세 번째 사옥을 개관하고 2000명 현지 추가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리우 전 회장의 이사 영입은 이런 대만-마이크론의 밀착 행보 중에 이뤄져 주목받고 있다.
美 버클리 내 ‘첨단 제조 씽크탱크’ 설립
리우 전 회장은 보도자료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화는 첨단 기술의 전방 연구와 후방 제조를 분리했고, 그 결과 새로운 혁신이 반드시 부의 창출로 이어지지 않았다”라며 “그것이 우리나라(미국)의 경제·안보 초석이 되는 기술 리더십을 약화시켰다”라고 지적했다.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분리한 ‘글로벌 분업’의 최대 수혜자는 자신이 회장으로 일했던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다.
또한 그는 “연구부터 제품 개발 및 제조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최종 시장 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라면서 “미국 정책 입안자와 의원들에게 첨단 기술 정책에 대한 전문적인 자문을 제공하는 것이 TCIP의 목표”라고도 했다.

지난 2022년 마크 리우 당시 TSMC 회장(왼쪽 세번째)이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TSMC 공장 부지를 방문한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다. 맨 왼쪽은 웨이저자 현 TSMC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리우 전 회장은 ‘미국에서 반도체 만들기’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로 꼽힌다. 그의 회장 임기(2018~2024년 6월) 막바지에 TSMC는 애리조나 공장 수율과 현지 직원 반발 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미국 애리조나 직원들이 ‘대만 스타일’ 노동 조건에 불만을 표출하자, 리우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반도체에 대한 열정이 없고 장시간 교대 근무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이 업계에서 직업을 찾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랬던 그가 이제 미국의 모교에서 미국 첨단 반도체 제조 산업과 정책에 기여하겠다며 산학 싱크탱크 기구를 설립한 것이다. 그가 미국 내 산·학계 인맥을 활용해 TSMC 및 대만의 입장 반영하는 기술 여론을 조성할지 주목되는 배경이다.
TCIP, 인텔 전·현직 이사 모여
반도체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EDA) 선두 기업인 케이던스를 이끌었던 립부탄 전 회장은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 사임 후, 위기의 인텔을 살릴 후임 CEO로 물망에 오르는 이다. 그는 지난 2022~2024년 인텔 이사회 일원으로 파운드리 운영을 감독했으나 당시 경영진과 의견이 달라 사임했었다. 추재킹 리우 교수는 현재 인텔 이사회 멤버다. 리우 전 회장은 미국 유학 후 인텔에서 근무하다가 1993년 TSMC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