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6개 계열사, 10일부터 신입 공채 시작

2024년 10월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응시자를 대상으로 예비 소집을 진행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2024년 10월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응시자를 대상으로 예비 소집을 진행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등 삼성 16개 계열사에서 올 상반기 수천명 규모의 신입 공채를 시작한다. 트럼프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영 현실에서도 인재 유치를 위해 공채 제도를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오는 10일부터 2025년 상반기 공채를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대상 계열사는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물산·삼성중공업·삼성E&A·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증권·제일기획·에스원·삼성웰스토리 등 16곳이다. 채용 예정 인원은 수천 명 규모로 추산된다.

지원자들은 10일부터 17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에서 입사를 희망하는 계열사에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일명 ‘삼성고시’로 불리는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는 4월에 실시한다. 이후 5월 면접, 건강검진 순으로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삼성은 1957년 국내 기업 최초의 공채 제도를 도입한 이후 ‘인재제일’(人材第一) 경영철학에 따라 68년간 이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주요 그룹사들이 상시·수시채용으로 전환한 것과 다른 흐름이다. 삼성은 1993년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신설하고, 1995년엔 입사 자격 요건에서 학력을 제외하는 등 관행적 차별을 철폐해왔다.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입사원 공채 외에도 국내 경력직, 우수 외국인 이공계 유학생 채용 등을 병행하고 있다.

삼성은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메시지에 따라 채용 규모를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임직원 수는 2019년 12월 10만5257명에서 지난해 6월 12만8169명으로 5년 새 20% 이상 늘었다. 앞서 삼성은 2022년부터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졸 신입 공채 외에 다양한 입사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은 청년들에게 무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하는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 교육 대상자를 기존 대학 졸업생에서 올해부터는 마이스터고 졸업생까지 확대했다. 이 중에서 장학생을 선발해 방학 동안 인턴 실습을 진행한 뒤, 졸업 후 삼성에 입사할 수 있는 ‘채용연계형 인턴 제도’도 운영한다. 또 2007년부턴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기술인재도 특별채용하고 있다. 

한편 삼성 외에도 다른 대기업에서 신입사원 채용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는 생산·제조 위주로 3개 부문 68개 직무에서 14일까지 지원서를 접수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 한화오션, HD현대그룹 등도 직군별 채용을 실시한다. 다만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전반적으로 채용을 꺼리는 분위기는 퍼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500대 기업 10곳 중 6곳(61.1%)은 올해 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