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있는 한전 본사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3/09/e6b7d27d-314f-4c2c-9868-46fb92465613.jpg)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있는 한전 본사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9일 한전의 공시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전의 연결 기준 총부채는 205조181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202조4502억원)보다 2조7308억원 증가했다. 205조원은 현대차 시가총액(41조1000억원)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한전 측은 “중간배당 유입자금 순이익 발생으로 차입금은 1조1000억원 감소했지만, 지난해 신한울 원전 2호기 준공과 관련해 원전 사후처리 복구 등 충당부채가 2조1000억원 증가했고, 법인세 부채 등 기타부채가 1조7000억원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부채비율(총자본 대비 총부채)은 2023년 534%에서 지난해 495%로 낮아졌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흑자(3조7484억원) 등으로 자본이 부채보다 더 많이 늘면서다.
한전은 2021년(-5조8000억원)ㆍ2022년(-32조7000억원)ㆍ2023년(-4조6000억원) 등 내리 3년 연속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다. 이 기간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빚이 본격적으로 쌓였다. 2020년 132조5000억원이던 한전의 부채 규모는 2023년 처음으로 200조원(20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영업이익 8조3489억원을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2023년부터 4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인상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부채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34조7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막대한 이자비용의 부담도 크다. 한전은 2023년 4조4500억원을 이자로 지급했다. 지난해에도 5조원가량의 이자를 부담한 것으로 추산된다.
만기가 돌아와 곧 갚아야 할 돈도 적지 않다. 205조원에 달하는 총부채 중 132조5000억원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한 차입금이다. 이 중 올해와 내년에만 각각 35조4000억원, 26조1000억원의 상환이 예정돼 있다. 한전이 자산 매각, 업무비용 절감 등을 통해 재무 구조 개선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정상화까지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한전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1347억원 규모의 배당까지 결정했다. 공기업의 배당은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는 배당협의체에서 결정한다.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이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이민재 NH투자증권은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배당으로 줄어드는 현금 흐름을 보충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요금 인상 폭을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