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트럼프 덕에 주가↑…투자자 85% "머스크 정치 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빨간색 모델 S 테슬라 차량에 앉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빨간색 모델 S 테슬라 차량에 앉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투자자 대다수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활동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 앞서 테슬라는 머스크의 '오너 리스크'로 4년 만의 '역대급' 주가 폭락을 경험했다. 하지만 머스크를 엄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주가가 다시 급등하는 등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애덤 조너스가 전날 미 증시 투자자 2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가 "머스크의 정치 활동이 테슬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지난 10일 테슬라 주가는 전일 대비 15.43% 하락한 222.15달러로 마감했다. 하루 만에 주가가 21.06% 떨어졌던 2020년 9월 8일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치 폭락이었다. 주가 하락 원인으론 판매량 급감, 차량 테러 등 부정적 이슈들이 지목되는데, 모두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대규모 인력 해고 등을 주도한 뒤 생긴 일이란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있는 테슬라 모델 S에서 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있는 테슬라 모델 S에서 내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러자 트럼프가 나섰다. 트럼프는 11일 소셜미디어(SNS)에 "머스크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내일 새 테슬라를 살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튿날 백악관에서 빨간색 테슬라 모델 S 세단에 올라타 "차가 아름답고 훌륭하다"고 칭찬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곧이어 기자들과 만나서는 테슬라 매장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테러리스트'로 분류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테슬라에 무슨 짓을 하면 지옥을 겪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주가는 즉각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 차를 직접 구매하겠다"는 뜻을 SNS에 밝힌 11일 3.79% 오른 데 이어 12일엔 전일 대비 7.59%나 급등했다. 이날 종가는 248.09달러로, 트럼프 당선 직전 수준까지 올랐다.


다만 월가 일부 투자사는 "내달 2일 발표될 1분기 차량 판매 실적이 주가에 다시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관측했다. 투자사 구겐하임은 전날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1분기 인도량 예상치를 약 40만대에서 약 36만대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를 170달러로 설정했다. 앞서 미 투자은행 UBS도 테슬라의 1분기 실적 추정치를 이전보다 16% 낮춘 약 37만대로 조정한 바 있다. 배런스는 "판매량이 실제로 감소한 것으로 나오면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xAI와 스페이스X, 뉴럴링크, 보링컴퍼니 등 머스크의 비상장기업 4곳은 지난해 11월 5일 대선 이후 기업 가치가 총 45% 상승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는 대선 이후 주가 상승률이 110%에 달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