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전남 영암 가축경매시장에서 영암축협 직원이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전남 영암 한우 농장 1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뒤 14일 같은 지역 농장 3곳이, 15일에는 전남 무안 농장 1곳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구제역은 소·돼지·양·염소·사슴 등(우제류)이 걸리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첫 발생 농장과 무안 발생 농장은 약 18㎞ 떨어져 있다. 사람이나 차량에 묻어 쉽게 옮겨 다닐 정도로 전파 속도가 빠른 구제역 특성상, 영암·무안군 외에도 바이러스 확산된 곳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여타 지역으로의 전파 가능성도 열어두고 백신 접종 등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중수본부장)은 무안에 있는 전라남도청을 찾아 “전남도는 소와 염소 사육이 많아, 백신 접종이 미흡했던 농장을 중심으로 추가 발생 우려가 있다”며 “신속한 접종과 철저한 소독 등 차단 방역으로 조기 종식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수본은 전남 지역의 우제류 사육 농장과 축산시설·차량에 대해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밤 10시까지 일시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내렸다. 농장과 진입로에 대한 대대적인 소독도 진행한다. 오는 22일까지 전남 지역의 전체 우제류, 전국의 소·염소에 대한 일제 접종을 시행할 계획이다.
정부는 다만 이번 구제역이 국내 한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날까지 구제역으로 살처분한 한우는 259마리로, 국내 전체 한우 334만 마리의 0.006% 수준이다.
구제역뿐 아니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다시 발생하며 방역 당국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경기도 양주에선 돼지 약 6000마리를 기르는 농장에 ASF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발생한 3건의 ASF가 모두 양주시에서 나오면서, 정부는 양주시와 인접 시·군 돼지농장 330곳에 대한 집중 소독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