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및 산림 녹화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될 듯

 

제주 4·3 사건에 투입된 군경들이 부역자 혐의를 받은 주민들을 처형하는 장면. 중앙포토

제주 4·3 사건에 투입된 군경들이 부역자 혐의를 받은 주민들을 처형하는 장면. 중앙포토

제주 4·3사건 기록 자료와 6·25 전쟁 이후 국토 재건에 관한 산림녹화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될 전망이다.

지난 19일 유네스코에 따르면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제주 4·3사건 기록물'과 '산림녹화 기록물'에 대해 등재를 권고했다. 최종 등재 여부는 4월 열리는 유네스코 집행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제주 4.3사건은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제주를 중심으로 벌어진 무력 충돌과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이번에 등재 권고된 기록물은 당시 피해자 진술, 문서와 재판 기록, 언론 자료와 진상규명과 화해의 과정 등을 아우른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2023년 유네스코 등재 추진 당시 "세계사적으로 인권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제주도민들의 화해와 상생 정신을 통해 아픈 과거사를 해결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산림녹화 기록물은 6·25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국토를 민관이 힘을 모아 성공적으로 재건했던 경험을 정리한 것이다. 당시 산림 복구를 위해 작성한 각종 공문서, 사진, 홍보물, 우표 등 9천600여 건의 자료를 아우른다. 세계의 다른 개발도상국이 참고할 수 있는 모범 사례이자 기후변화, 사막화 방지 등에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두 건이 등재되면 한국의 세계기록유산은 훈민정음(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1997년) 등을 포함해 총 20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한편 일본 도쿄 사찰인 조조지(增上寺)가 소장한 고려대장경 등 목판 인쇄물도 같은 회의를 통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권고됐다. 조조지 불교 성전은 중국 남송 시대(12세기)와 원나라 시대(13세기), 한국 고려 시대(13세기) 때 대장경 목판으로 찍은 불교 인쇄물로 총 1만2000점에 이른다.

앞서 2023년 일본 측이 조조지 불교 성전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신청한다고 발표했을 당시 고려대장경 등 다른 나라 유물을 등재신청 하는 것을 두고 한국에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최종 등재 여부는 4월 회의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