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부부 공천개입 의혹, 천하람 의원 소환…‘칠불사 회동’ 수사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폭로를 대가로 개혁신당 비례대표 공천을 요구했다는 이른바 ‘칠불사 회동’ 참석자를 조사하면서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 29일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천 원내대표를 상대로 김 전 의원과 명씨,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함께 만났다는 이른바 칠불사 회동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칠불사 회동은 22대 총선(2024년 4월 10일)을 앞둔 지난해 2월 29일 경남 하동군 칠불사에서 김 전 의원과 명씨가 개혁신당 소속 이준석‧천하람 의원과 만난 모임을 일컫는다. 김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김 여사의 공천개입을 폭로하는 대가로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1번 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김 여사와의 통화 기록, 텔레그램 메시지 등도 보여줬다고 한다.

개혁신당은 이튿날인 지난해 3월 1일 이 의원, 김종인 당시 공천관리위원장 등 지도부가 모여 논의했으나 김 전 의원의 합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의원은 지난해 9월 페이스북에 “(김 전 의원이 보여준) 내용이 빈약하고 완결성이 없었다. 비례대표를 달라는 요구를 현장에서 거부했다”며 “3월 1일 개혁신당 관계자들과 해당 내용을 공유한 결과 모두 부정적이었다”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와 김영선 전 의원. 대통령실사진기자단·송봉근 기자

김건희 여사와 김영선 전 의원. 대통령실사진기자단·송봉근 기자

檢, 22대 총선 공천개입 의혹도 수사 속도

검찰이 칠불사 회동으로 수사망을 넓히는 것은 김 전 의원이 개혁신당을 찾아간 배경에 김 여사의 총선 공천개입이 있었는지 조사하기 위해서다.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의 지역구인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에 김상민 전 검사를 공천하려고 하자 갈등이 일었고, 김 전 의원이 개혁신당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으로 거래를 시도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차원이다.

칠불사 회동 멤버인 명씨는 지난달 20일 입장문을 내고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크게 분노했다. 김건희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자기 사람(김상민) 공천 주려고 5선 의원인 나를 자르고, 그 사람을 도우라고 하다니. 나는 밸(배알)도 없나?”며 분노했다고 전했다.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김 전 검사는 22대 총선에서 현직 검사 신분으로 경남 창원 의창에 출사표를 냈지만, 국민의힘 경선후보로 뽑히지 못했다. 경남 김해갑으로 지역구 이동을 요청했던 김 전 의원도 경선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컷오프(공천 배제)됐다.

 
김 여사가 거론되는 공천개입 의혹을 온전히 규명하기 위해선 칠불사 회동에 참석한 이 의원과 창원 의창에 출마했던 김 전 검사 등에 대해서도 검찰의 조사가 필요하다. 또 의혹의 당사자로 꼽히는 김 여사에 대한 대면 조사도 불가피하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달 17일 창원지검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공천개입 의혹 ▶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을 넘겨 받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 여론조사 비용 대납의혹은 오 시장의 후원자인 김한정씨, 명씨가 실소유했다는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김태열 전 소장‧강혜경 전 부소장,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지난 20일 서울시장 집무실과 공관을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