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리더십 공백, 노태문 휘하 MX 베테랑들이 메운다

삼성전자 모바일(MX) 수장인 노태문 사장이 삼성 가전·TV·모바일을 모두 지휘하게 됐다. DA(가전)사업부는 김철기 MX 전략마케팅실장이 맡는다. 지난달 25일 한종희 부회장 급서(急逝)로 발생한 리더십 공백을 삼성 모바일 베테랑들이 메우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 사진 삼성전자

 
1일 삼성전자는 노태문 DX부문 MX사업부장을 소비자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 겸 품질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수시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DX부문에는 TV와 생활가전, 모바일, 네트워크 등 삼성전자의 모든 완제품(세트)이 속해 있다. 지난 2021년 삼성전자가 모바일과 가전 부문을 통합한 뒤 부문장은 줄곧 VD사업부(TV) 출신이 맡아왔는데, 처음으로 MX사업부 출신이 세트 부문을 통합 지휘하게 됐다. 

삼성전자 최원준 사장.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최원준 사장. 사진 삼성전자

 
MX사업부에는 사장급 최고운영자(COO) 보직이 신설됐는데, 최원준 MX개발실장이 겸해 맡는다. 최 사장은 지난달 원포인트 인사로 사장 승진했는데, COO로 모바일 사업 운영을 총괄하게 됐다. 노 사장이 DX부문 전체를 살펴야 하는 만큼, 최 사장의 MX사업부 내 역할이 더 커졌다.

삼성전자 김철기 부사장.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 김철기 부사장. 사진 삼성전자

고(故) 한 부회장이 겸직했던 DA사업부장은 김철기 MX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이 맡는다. 김 부사장은 삼성자동차로 입사해 삼성전자 베트남 판매법인장과 생활가전·모바일 전략마케팅 담당 임원 등을 거친 글로벌 영업통(通)이다. 삼성전자는 “기술과 영업 전문성을 두루 겸비한 리더로, DA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DA사업부장을 MX 출신이 이끄는 것은 처음으로, 가전에서 글로벌 영업에 더 힘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DX부문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에 차질 없게 전력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는 또 3M·펩시코 등 글로벌 기업 디자인 총괄을 맡았던 이탈리아 출신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을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삼성의 디자인 수장을 외국인이 맡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제품 전반의 디자인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임원 세미나 메시지를 통해 “특급 인재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양성하고 모셔 와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마우로 포르치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사장). 사진=마우로포르치니 홈페이지 캡처

마우로 포르치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사장). 사진=마우로포르치니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