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면세점을 운영하는 현대디에프는 1일 동대문점의 영업을 7월 31일부로 중단한다고 공시했다. 현대면세점은 “면세 산업 전반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경영 상황 개선과 적자 해소를 위해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사옥. 사진 현대
현대면세점은 지난해 매출이 9721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2.6% 감소했고 28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8년 설립 이래 줄곧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에 따라 다른 점포에 대한 슬림화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삼성동 무역센터점은 3개층(8~10층)을 운영 중인데, 하반기에 규모를 줄여 럭셔리 사업층인 8~9층만 남기기로 했다. 현대면세점은 “무역센터점과 인천공항점에 역량을 집중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면세점 축소에 따라 직원들을 전환 배치하고, 희망퇴직 등을 통해 조직 효율화에 나선다고도 했다.
한때 캐시카우(현금 창출원) 역할을 했던 면세 사업은 최근 장기간 불황에 빠지며 운영 대기업들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월간 면세점 매출액은 9544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40% 급감했다. 면세점 월매출이 1조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이다.
면세점 수익이 악화한 원인은 복합적이다. 실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단체 관광객과 보따리상(다이궁) 거래가 감소한 영향이 일단 크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면세점에서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자 한국 소비자들 발길마저 끊긴 상황이다. 인천국제공항 임대료 부담도 작용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신세계면세점 부산점. 중앙포토
경쟁사들도 잇따라 사업을 축소하고 희망퇴직으로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신세계면세점은 2021년 7월 서울 강남점을 철수한 데 이어 지난 1월 부산점을 폐점한 바 있다. 롯데면세점은 명동·잠실 월드타워·부산 서면·제주 시티호텔점 등 4곳의 영업 면적을 줄였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면세시장이 그만큼 어렵다는 걸 보여준다”라며 “지금은 매출보다는 손익 개선을 통해 살아 남는게 우선인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