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30일 일본 도쿄에서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30일 첫 국방장관 회담을 가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회견 모두 발언에서 “(일본이) 어떻게 억제력을 강화해 군사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며 방위비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약 1시간 20분에 걸친 회담 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도 방위비를 거론했다. 그는 일본의 방위비 증액에 대해 “구체적 방위비 수준을 이야기하지 않았다”면서도 “일본이 필요한 만큼 바른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헤그세스 장관이 “일본에 자발적인 증액을 촉구한 것”이라고 평했다.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미국 내에서 일본이 조기에 방위비를 GDP(국내총생산)의 3%까지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는 것과 연관이 깊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 경비 삭감을 위해 미국이 주일미군 확대를 중단한다는 언급이 나온 가운데 이뤄진 이번 회담에 대한 일본의 관심은 높았다. 조 바이든 정권 시절 이뤄진 미·일 군사 동맹 강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당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군과 자위대 지휘와 통제 연계를 강화하는 공동성명을 내놓은 바 있다. 일본은 이를 위해 지난 24일 육·해·공 자위대를 통합 지휘하는 통합작전사령부를 출범시켰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0일 총리 관저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한편 헤그세스 장관과 나카타니 방위상은 전날 태평양전쟁 격전지 이오토(硫黄島)를 방문해 첫 합동 위령식을 가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위령식에서 종전(終戰) 80주년을 맞이한 담화는 연기했지만, 개인 자격으로 전쟁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70년, 60년마다 평화에 대한 생각을 담아 여러 형태로 메시지를 내놨다”며 “과거 검증과 함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담아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