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월 2일 공사비 미지급으로 공사가 중단된 서울 은평구 대조동 대조1구역 주택재개발 현장 입구에 공사 중단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대조1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29일 총회에서 2566억 원의 공사비 증액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공사비 총액은 기존 5800억 원에서 8366억 원으로 44% 인상됐다. 당초 시공사가 요구했던 74% 증액안(3.3㎡당 904만원)보다 낮아졌다.
대조1구역 재개발은 은평구 대조동 88번지 일대에 지하 3층~지상 25층, 245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다. 2022년 10월 착공해 올 상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조합 내부 갈등으로 인한 소송전과 공사대금 지급 지연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 지연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하자 시공사는 설계변경ㆍ특화설계 등 1776억원, 공사중단ㆍ공기연장 등 손실 비용과 물가변동 등 1995억원을 합한 총 3771억원 증액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1월 대조1구역에 건축ㆍ도시계획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1여년 만에 합의안을 도출했다.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는 정비사업이 지체되거나 갈등을 겪는 현장에 건축ㆍ도시계획ㆍ도시행정ㆍ도시정비 등 관련 분야 전문가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집단을 파견하는 제도다.

지난 2월 서울시내 한 아파트단지 공사현장. 뉴스1
최근 들어 공사비 갈등을 겪고 있는 정비사업 현장이 늘어나고 있다. 자잿값과 인건비 인상에 조합 내부 갈등 등이 겹치면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총 15개 정비지역에 정비사업 코디네이터가 파견된 상태다. 미아3구역, 안암2구역, 역촌1구역,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등 총 8곳에서 공사비 중재에 성공했다. 현재 천호1구역, 노량진6구역 등 6곳에서 조정이 진행 중이다.
이촌동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지난해 시공사가 물가상승, 설계변경 등의 이유로 2585억원 증액을 요구하며 공사 중단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시ㆍ자치구와 협의체를 구성해 6차례 중재 회의를 거쳐 1862억원 증액으로 합의했다. 조합은 지난 1월 공사비 변경을 위한 총회의결을 마쳤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서울시가 갈등관리에 적극 나서서 갈등을 사전 예방하고, 해결하여 신속한 주택공급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