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 위치한 현대차 딜러샵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 결정이 이뤄진 뒤 서둘러 차량을 구입하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 위치한 현대차 딜러샵에서 만난 샘 알버트는 ″관세로 인한 차량 가격 인상 전에 현대차를 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 위치한 현대차 딜러샵에서 만난 마이클 밀러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며 차량 구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대차는 딜러들에게 관세로 인해 자동차값 인상 가능성을 이미 고지했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전량을 한국에서 제조해 수출하는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이 관세에 따른 가격 부담을 상대적으로 크게 안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 위치한 일본 닛산 자동차의 딜러샵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차량 구입을 서두르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인근 일본의 혼다와 닛산의 딜러샵에도 상담 테이블이 꽉 찰 정도로 차량 구입을 서두르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그러나 일본 업체 관계자들은 “한국 언론에서 왔다”는 말에 일제히 “본사의 방침으로 취재를 허용할 수 없다”며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일본 업체 딜러는 “솔직히 본사에서도 가격 변동에 따른 명확한 판단이나 입장을 일선 딜러샵으로 내려보내지 못하고 있다”며 “관세가 트럼프에 의해 즉흥적으로 발표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정책이 또 언제 어떻게 바뀔지조차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신차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충격은 도미노처럼 중고차 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 위치한 한 중고차 매장. 수입차에 대한 관세 부과 발표 이후 자동차 가격 인상에 대한 충격은 중고차 시장으로까지 옮겨붙고 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서둘러 차를 사러 나왔다는 니콜라스 오스카 벨은 “자동차에 갑자기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의 결정은 한마디로 끔찍하고 미친 정책”이라며 “역사적으로도 스스로를 고립시켜서 성공한 나라는 본 적이 없고, 관세 정책은 동맹 관계는 물론 국제적 분업을 통해 돌아가는 국제 시장경제의 질서 자체를 붕괴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인의 필수품인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에 따른 이러한 부정적 기류는 여론조사 결과에도 반영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 위치한 한 중고차 매장. 수입차에 대한 관세 부과 발표 이후 자동차 가격 인상에 대한 충격은 중고차 시장으로까지 옮겨붙고 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AP통신이 이날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2%에 그쳤고, 56%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경제 정책에 대한 부정 여론은 58%, 관세를 포함한 무역과 협상 분야의 부정 여론은 60%에 달했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CBS의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문제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인플레이션에 대해 ‘충분히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 64%로 월등하게 높았다. 관세로 인한 물가의 영향에 대해서는 72%가 단기적 상승을, 47%는 장기적 상승을 전망했다. 장기적으로 물가가 하락할 거란 응답은 29%에 그쳤다.

신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