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복구 돕겠다” 고향사랑기부금 26억원 쏟아졌다

1일 오전 산불 피해지역인 경북 영덕군 문화체육센터에서 이재민들이 전국에서 보내온 옷을 살펴보고 있다.  헌옷은 지난달 27일부터 매일 1t 화물차 2대 분량이 도착하고 있다. 뉴스1

1일 오전 산불 피해지역인 경북 영덕군 문화체육센터에서 이재민들이 전국에서 보내온 옷을 살펴보고 있다. 헌옷은 지난달 27일부터 매일 1t 화물차 2대 분량이 도착하고 있다. 뉴스1

대형 산불의 피해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한 고향사랑기부금·성금·물품 등 온정이 이어지고 있다. 

1일 행정안전부의 ‘고향사랑e음’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산불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경북 5개 시군(의성·안동·영양·청송·영덕)과 울산 울주군, 경남 산청·하동군을 대상으로 고향사랑기부금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고향사랑e음을 통한 8개 지자체에 모인 기부금은 26억원이 넘는다.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의 산불 피해를 낸 경북 5개 지자체에는 지난해 100배가량의 기부금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안동의 경우 고향사랑기부금이 5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부터 나흘간 하루 평균 약 1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이맘때 하루 최대 100만원 수준과 비교하면 10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송군도 나흘간 1억7000만원이 모여, 작년 이맘때 하루 평균 30만원의 100배가 넘게 모이고 있다. 

산불의 발화지인 의성군은 5530명이 6억9000만원을, 영양군도 1530명이 1억7000만원을 기부했다. 영덕군도 엿새 만에 기부금이 7억1000만원을 넘었다. 경남 산청군도 1억4000만원이, 하동군은 7800만원이 모였다. 울산 울주군 산불피해 복구 긴급모금에도 8300만원이 모이는 등 실시간으로 기부금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1일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의 산불 지자체 기부금 현황. [사진 고향사랑e음]

1일 고향사랑e음 홈페이지의 산불 지자체 기부금 현황. [사진 고향사랑e음]

고향사랑기부제는 자신이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답례품과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10만원까지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16.5%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는 고향사랑e음 또는 민간 플랫폼인 위기브 홈페이지,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본인 주소지가 아니더라도 전국 어디든 기부할 수 있고, 최대 2000만원까지 가능하다. 위기브 관계자는 “긴급 모금을 시작한 이후 사이트 접속자가 평소보다 20배가량 늘었다”며 “전 국민의 관심이 높은 사안이다 보니 기부금 증가 속도도 빠르다”고 말했다. 


지자체장들은 복구 비용과 재난 대응 체계 강화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자 고향사랑기부를 호소하고 있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이번 산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민들을 위해 고향사랑기부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빠른 회복을 위해 많은 분의 따뜻한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경희 청송군수도 “청송군의 조속한 복구와 주민들의 안정적인 생활 회복을 위해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금이란. [사진 위기브]

고향사랑기부금이란. [사진 위기브]

 
전국 자치단체에서도 산불이 난 지역 돕기에 나섰다. 대구시는 재해 구호 기금 5억원을 산불 피해를 본 경북 5개 시·군에 각 1억원씩에 전달한다. 속옷·양말 등 생필품 1만5000세트, 마스크 1만2000개를 보냈으며 추가 지원도 협의 중이다. 전남 해남군은 자매도시인 영덕군을 위해 고향사랑기부 참여를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현물지원도 가능하도록 했다. 경기 군포시는 하은호 시장과 안동광 부시장을 시작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한 8개 지자체 대상 기부 릴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 서구는 지난달 31일 영덕에 주먹밥 500인분과 화장지, 물티슈 등 생필품 100상자를 전달했다. 서구 관계자는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양동시장 상인들은 광주 시민을 위해 주먹밥을 만들어 건넸다”며 “이런 나눔과 연대의 마음이 이재민들이 다시 일어서는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