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통화 없이 관세 폭탄 맞은 한국…한덕수 "협상 총력"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총리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 TF회의를 주재하기 전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총리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 TF회의를 주재하기 전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일 경제안보전략 TF(태스크포스) 회의를 주재하고 “즉시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를 추진하고, 당장 오늘부터 관세가 적용되는 자동차 산업에 대해서는 다음 주까지 긴급 지원대책을 발표하겠다”며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에 대응한 각 부처의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한 대행은 “글로벌 관세전쟁이 현실로 다가온 매우 엄중한 상황인 만큼, 통상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며 “우리 기업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협조가 절실하다”며 여야의 초당적 협력도 당부했다. 

이날 한국 시각으로 새벽 5시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25%(행정명령 부속서엔 26%)의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한 대행은 2시간 뒤인 아침 7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주요 내각이 참여하는 긴급 경제안보전략 TF 회의를, 오후 4시엔 내각과 삼성‧SK‧현대차‧LG 등 주요 기업 통상담당 임원 등 민·관이 함께하는 경제안보전략 TF 3차 회의를 열며 분주히 움직였다. 

한 대행은 오후 회의에서 백악관의 상호 관세 발표에 대한 위기의식도 드러냈다. 한 대행은 “단기적으로는 대미 수출 감소, 장기적으로는 국내 산업 공동화, 산업 생태계 훼손 등이 우려된다”며 자동차 산업 지원 대책과 더불어 “관계부처 합동으로 중소, 중견기업 등 취약 부문과 업종에 대한 지원 대책을 신속하게 준비하고, 우리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도 획기적으로 합리화하겠다”고 말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총리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 TF회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총리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 TF회의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한 대행은 상호관세 발표 이후 미국과의 협상 필요성도 거론하며 “각급에서 긴밀한 대미 협의를 추진하는 한편, 한·미 동맹과 경제 통상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상호 호혜적인 해결 방안을 중점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경제계 인사들은 정부의 과감한 지원 확대 요청과 함께 산업 생태계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는 만큼 다각적인 차원에서 전략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우리 기업이 제3국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해당국의 대응 동향 등 관련 정보를 적극 공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는 상호 관세에 즉각 반격을 천명한 유럽연합(EU)이나 중국처럼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기보다는, 갈등을 최소화하며 협상책을 마련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통상 전쟁 대응을 위해선 결국 추가경정예산과 입법 대책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여야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정부의 대응을 두고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 아직 한·미 간 정상급 소통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못했다. 반면 상호관세 발표 전날 트럼프와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진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우 이번 상호관세 명단에선 우선 빠진 상태다.

지난해 12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직후 한 대행은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찾았던 정용진 신세계 그룹 회장에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할 친서를 전달했었다. 하지만 이후 한 대행이 탄핵을 당하고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서며 양측간 접촉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