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푸틴 5월 회동?…"北부상 모스크바서 준비중"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앙포토

왼쪽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중앙포토

다음 달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함께 전승절 기념 군사퍼레이드에 참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크렘린궁을 인용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설을 전하면서 북·중·러 정상이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함께 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15일 김정규(오른쪽 두번째) 북한 외무성 부상과 안드레이 루덴코(왼쪽 두번째)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 평양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3월 15일 김정규(오른쪽 두번째) 북한 외무성 부상과 안드레이 루덴코(왼쪽 두번째) 러시아 외무부 차관이 평양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이와 관련, 베이징 외교가에선 "이미 김정규 북한 외무성 부상(러시아 담당)이 모스크바에 도착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준비에 들어갔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김 부상은 지난달 15일 평양을 방문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 차관과 회담한 바 있다. 당시 북한 외무성은 "국제무대에서 상호 지지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실천적 방도를 구체적으로 토의하고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김 부상은 이어 지난달 21일엔 하루 일정으로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수행하기도 했다.

2024년 6월 1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악수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두 사람은 양국 관계를 사실상 동맹 관계로 격상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은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AP=연합뉴스

2024년 6월 1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악수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두 사람은 양국 관계를 사실상 동맹 관계로 격상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은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AP=연합뉴스

루덴코 차관은 지난달 27일 베이징을 방문한 뒤 타스 통신에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준비가 이미 진행 중이며 앞서 북한을 방문한 동안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또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엔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김 위원장이 유효한 방러 초청을 받았으며 조율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모스크바를 공식 방문한 적은 없지만, 전용 열차를 이용해 2019년과 2023년 러시아 극동 지역을 두 차례 방문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1년에 23박 24일 일정으로 열차를 이용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했었다.

이와 관련, 이성현 조지 부시 미·중관계재단 선임연구원은 중앙일보에 “북·중·러 정상의 모스크바 삼각 회동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며 “성사된다면 그동안 3자 회동에 거리를 두던 시 주석이 입장을 바꾼 것으로, 이달 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평양 방문 여부가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카츠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 시 주석과 함께 붉은광장에 모인다면 러·중·북 통일전선의 신호가 될 것”이라며 “여행을 꺼리는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은 북·러 관계가 긴밀하다는 또 다른 증거이지만, 북한이 얻는 것이 무엇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SCMP에 말했다.

지난 2024년 5월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리사이 대통령이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024년 5월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리사이 대통령이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만 일각에선 시기상조론이 나온다.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를 방문한다면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러시아에 중요한 러·중, 러·미 두 양자 관계에 도전이 될 수 있어 푸틴이 김정은을 초청했을지는 의문"이라며 "북·중 긴장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푸틴이 의도적으로 어색한 상황을 만들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했다.

시진핑, 미얀마 재해지 깜짝 방문 가능성

한편, 시 주석은 오는 14~18일 올해 첫 해외 순방으로 베트남·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 3국을 방문한다. 2023년 12월 베트남 방문 이후 동남아 순방은 처음이다. 이번 방문은 지난 8~9일 처음 소집한 중앙주변공작회의에서 주변국 외교를 격상한다는 방침을 밝힌 후 이뤄져 구체적인 성과가 주목된다. 주변 나라와 융합 발전을 심화하고, 산업체인 및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며, 미국의 보복관세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순방 기간 미얀마 재해 지역을 깜짝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얀마에선 지난달 28일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해 지금까지 3600여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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