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어있는 서울대병원 전공의실 모습. 연합뉴스
보건복지부는 올해 전공의 근무 여건 개선 차원에서 전공의 수련시간 단축 시범사업을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전공의 근무시간은 주당 80시간에서 72시간, 연속 근무시간은 24~30시간에서 24시간으로 줄이는 식이다. 지난해 발표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의 연장선이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국가 핵심 인재인 전문의 양성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10일 밝혔다. 김윤(민주당)·서명옥(국민의힘) 의원도 전공의 연속 근무를 24시간으로 제한하는 등의 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다만 현장에서 수련·교육을 맡는 의대 교수들은 회의적인 기류가 강하다.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이달 의학회 기고문을 통해 수련시간 단축이 이뤄지면 교육 부실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는 의학회와 전문과목학회 측이 회의한 결과 연속 근무시간은 28시간 정도는 돼야 하고, 주당 수련도 80시간이 유지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그는 "주당 근무시간부터 줄이게 되면 검증되지 않은 전문의들이 양성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외과 등 과별 상황에 맞게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의대 교수는 "주당 수련 시간을 줄인다면 총 수련 기간을 유럽처럼 6~8년까지 늘리는 걸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공의들은 주당 수련시간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고 있다. 의학회 의견이 알려진 뒤 전공의 단체 대화방 등에선 "교수들도 (전공의와) 같은 시간만큼 근무해야 한다", "외국과 수련의 질 차이는 생각하지 않는 것" 등의 비판이 나왔다.
앞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유럽·일본 사례 등을 참고해 전공의 수련시간을 주당 80시간에서 64시간으로 줄이고, 장기적으론 주 52시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