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전쟁 포로로 붙잡힌 왕광쥔(오른쪽)과 장런보(왼쪽). AFP=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언론 '키이브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왕광쥔(34)과 장런보(27)는 이날 우크라이나 보안국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왕씨는 틱톡에서 러시아군 입대 광고를 보고 관심을 갖게 돼 중국 현지에서 용병 모집 담당자에게 연락해 용병으로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담당자로부터 입대하면 매달 20만 루블(약 346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는 중국 평균 월급보다 높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왕씨는 돈을 받을 수 없었다. 러시아인들이 그의 은행 카드와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 버는 돈을 관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포로인 장씨는 중국에서 소방관으로 일하다가 지난해 12월 러시아에 왔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건설업 일자리를 제안받았지만 결국 군 복무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입대 후 최전방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로 배치됐다. 수용소에는 중앙아시아, 이라크 등 다른 국적의 외국인 용병들도 있었다고 했다. 왕씨는 전쟁에 투입된 지 3일 만에 포로로 붙잡혔으며, 우크라이나 군인을 한 명도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장씨 역시 포로로 잡히기 전까지 우크라이나 군인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두 포로는 "러시아가 우리에게 말한 것은 모두 거짓말"이라며 "러시아는 스스로 주장하는 것처럼 강하지 않고, 우크라이나는 뒤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키이우에 수용 중인 두 사람은 중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장씨는 "전쟁에 참여한 만큼 처벌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고, 각오도 돼 있다"며 "그래도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또 "진짜 전쟁은 영화나 TV에서 봤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하려는 중국인이 있다면 그러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군에서 중국인 수백명이 싸우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