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5월 18일 서울 여의도한강공원에서 열린 제1회 '한강 잠퍼자기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숙면을 취하고 있다. 뉴스1

신재민 기자
수천만 원에 달하는 고가의 매트리스도 매년 판매량이 늘고 있다. 시몬스가 2016년 출시한 1000만~3000만 원대 침대 ‘뷰티레스트 블랙’의 월 평균 판매량은 2022년 200개, 2023년 300개를 각각 돌파했다. 지난해 판매량도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신세계 까사가 2023년 내놓은 수면 전문 브랜드 ‘마테라소’가 올해 1월 출시한 450만원짜리 프리미엄 매트리스(퀸 기준)도 같은 사이즈의 이 회사 매트리스 평균가(200만~300만 원)를 훨씬 웃돌지만 매달 50% 이상 매출 신장세를 보인다.

김경진 기자
꿀잠 침구, 잠옷, 매트리스… 커지는 시장

시몬스의 프리미엄 숙면 베개 '뷰티레스트 화이버 포켓스프링 필로우'. 사진 시몬스
20대 이모씨는 최근 6만9900원짜리 잠옷을 장만했다. 이씨는 “숙면에 도움이 될까 해서 큰 맘 먹고 샀다”라며 “뒤척여도 뻣뻣함이 느껴지지 않아 들인 돈이 아깝지 않다”라고 했다.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가 만든 파자마는 ‘꿀잠 잠옷’으로 입소문을 타며 2015년 출시 이후 지난 2월까지 누적 판매 1800만장을 기록했다. 국민 3명 중 1명꼴로 입었다는 얘기다.
자주 관계자는 “취향을 고려해 소재·길이·계절별 파자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라고 했다. 잠옷은 숙면뿐 아니라 연예인들이 패션 아이템으로 소셜미디어에 노출하면서 패션업계의 매출 견인 상품으로 떠올랐다. 이커머스와 홈쇼핑 업체들도 숙면 제품이 나오면 흥행에 성공하는 편이다. 11번가에서 지난해 관련 제품 거래액은 전년과 대비해 거위털 베개 98%, 수면 안대 62% 성장했다. GS샵도 지난해 연간 침구 매출이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뷰티업계에선 CJ올리브영이 숙면 시장을 겨냥, 아로마테라피, 건강기능식품, 릴렉싱 티, 필로우미스트, 경추 베개 등 상품 범위를 확대했다.
수면 시장이 커지자 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는 수면 솔루션을 파는 회사로 변신 중이다. 전 세계인의 수면 현황을 조사해 지역별 마케팅에 활용하고,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파자마 행사를 열어 기네스에 등재됐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지면서 숙면은 건강한 일상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됐다”라며 “특히 중장년층 뿐 아니라 숙면 아이템에 시간과 돈을 쓰는 젊은층이 많아지며 관련 상품과 서비스가 늘고 있어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케아가 지난해 더 나은 수면을 위한 글로벌 캠페인 '오늘도, 잘 자요' 론칭을 기념하며 역대 최대 규모 투피스 파자마 모임을 열어 기네스 세계 기록에 등재됐다. 사진 이케아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