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11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난민캠프를 방문해 한 아이를 축복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장례 미사에는 이탈리아 난민 구호 단체 '지중해 구조단'(Mediterranea Saving Humans)과 '리비아 난민'(Refugees in Libya) 대표단 등이 참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두 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난민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날 장례 미사에는 리비아 난민 캠프에서 구금과 고문,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는 '리비아 난민' 소속 마하마트 다우드도 참석했다.
다우드는 2년 전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도착했으며 2023년 말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난 인연이 있다.
그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난민들과 약한 이들의 편에 진정으로 섰던 유일한 교황이었다"면서 "그는 우리가 이탈리아에 도착했을 때뿐 아니라 리비아에서 고통을 받을 때에도 우리를 도왔다"고 말했다.
교황의 마지막 안식처인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는 난민, 수감자, 노숙인, 트랜스젠더 등 교황청이 특별히 초청한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 40여명이 교황의 시신을 맞이할 예정이다.
이 역시 생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언에 따른 것이다. 교황청은 이에 대해 "가난한 이들은 하나님의 마음 안에 특별한 자리를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에 동성애자와 성전환자 등 보수 가톨릭 교회에서 배척하던 성소수자들도 "다 같은 하느님의 자녀"라며 포용해왔다.
이날 미사를 주례한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은 강론에서 교황의 취약계층에 대한 헌신을 기리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방문지는 이민자의 비극을 상징하는 람페두사섬이었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라고 강조했다.
레 추기경은 "최근 몇년 간 격화된 전쟁과 비인간적 참상, 무수한 죽음과 파괴 앞에서 교황은 끊임없이 목소리를 높여 평화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벽이 아닌 다리를 지으라"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전 발언으로 강론을 마쳤다.
이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反)이민 공약을 내세우며 대선 캠페인을 벌이던 지난 2016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멕시코를 방문해 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