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DOGE 수행 찬성" 35% 뿐…트럼프보다 지지율 낮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일론 머스크의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 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는 지난 18~22일 미 성인 246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를 2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머스크의 행정부 업무 방식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35%에 그쳤다. 전날 WP가 전한 트럼프의 '취임 100일 지지율' 39%보다 4%포인트 낮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조사에서 머스크의 업무 수행 지지율은 지난 2월 조사(34%)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부정 평가는 57%로 당시보다 8%포인트 늘었다. 특히 거의 대부분의 인구 집단에서 머스크에 대한 부정 평가는 상승했다. 30세 미만 성인(51%→62%),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41%→57%), 대학 학위가 없는 사람(44%→54%) 등이었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마저 반발할 만큼 공격적인 머스크식 업무 방식이 역풍을 불러왔다는 해석이 나온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는 DOGE가 주도하는 연방 정부 기관의 예산 삭감과 공무원 대규모 해고는 낭비와 부당 지출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를 체감하는 여론은 높지 않은 것이 이번 조사로 확인됐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연방 정부의 낭비가 감소했다" "부당 지출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각각 43%, 32%에 불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일론 머스크의 행정부 업무 수행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일론 머스크의 행정부 업무 수행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A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머스크가 DOGE 수장직을 활용해 자신의 회사들이 직면한 총 3조원대의 벌금과 법적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는 미 민주당의 주장이 나왔다.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미 상원 상설조사 소위원회의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취임일(지난 1월 20일) 기준 머스크와 그의 회사들이 11개 연방 기관으로부터 최소 65건의 실제 혹은 잠재적 제재를 받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또 이에 따른 잠재적인 재정적 책임은 최소 23억7000만 달러(약 3조4087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를테면 머스크의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자사 제품의 위험에 대해 거짓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설명을 했다는 혐의로 지게 될 수 있는 재정적 책임 2억8100만 달러(약 4041억원) 등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머스크의 위치는 그가 연방 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해 조사를 방해하고 소송을 없애는 걸 언제든지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와 관련 "머스크는 자신의 지위를 개인적 또는 재정적 이익을 위해 사용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지난 2월 11일(현지시간) 머스크와 그의 아들 X가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의 백악관 집무실을 찾았을 때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2월 11일(현지시간) 머스크와 그의 아들 X가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의 백악관 집무실을 찾았을 때의 모습. AP=연합뉴스

 
한편, 머스크는 이날 "수술용 로봇이 5년 안에 최고 외과 의사를 능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는 X(옛 트위터)를 통해 "로봇이 몇 년 내에 우수한 인간 외과 의사들을 뛰어넘고, 5년 내에 최고의 인간 외과의를 능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한 수술용 로봇 제품이 100여 차례의 실제 수술 시험에서 의사들이 예상한 것보다 더 나은 성과를 냈다'는 한 X 이용자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이런 글을 올렸다. 머스크의 뉴럴링크는 두뇌와 컴퓨터를 원격으로 연결하는 칩을 사지 마비 환자의 두뇌에 이식할 때 수술용 로봇을 활용한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