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플러 "매킬로이, 봤지?"...CJ컵 1R 10언더파 단독 선두

스코티 셰플러. AP=연합뉴스

스코티 셰플러. AP=연합뉴스

지난 4월 골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에서 스코티 셰플러는 로리 매킬로이에게 그린 재킷을 입혀줬다. 전년도 챔피언이 새롭게 등극한 왕에게 재킷을 입혀주는 게 관례다.

세계 랭킹 1위 셰플러는 더는 그러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셰플러가 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의 TPC 크레이그 랜치에서 벌어진 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1라운드에서 10언더파 61타를 쳐 단독 선두다. 보기 없이 버디 8개에 이글 1개를 잡는 완벽한 경기였다. 2위는 8언더파를 친 리코 호이다.

셰플러는 지난해 어마어마한 시즌을 보냈다. 마스터스와 올림픽, 플레이오프에서 우승했다.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포함해 시그니처 대회 우승컵도 5개나 챙겼다. 정규 대회에 19번 출전해 컷탈락 없이 톱 10에 16번 드는 안정감도 보였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에 라비올라를 만들다 와인잔에 손을 다쳐 수술을 받은 후 올해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는 올해 3승을 했다. 시그니처 대회인 페블비치 프로암에 이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더니 마스터스에서 11년 묶은 한을 풀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굴레를 벗은 매킬로이는 요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셰플러의 올해 성적이 아주 나쁜 건 아니다. 8경기에 나가 준우승 포함 톱10에 5번 들었다. 25위 바깥으로 나간 적도 없다. 페덱스 랭킹 4위다. 우승이 없을 뿐이다. 이날 경기를 마친 후 셰플러는 “나 이제 준비됐어”라는 듯한 표정을 보였다.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다음 주 열리는 시그니처 대회인 트루이스트 챔피언십엔 셰플러가 출전하지 않는다. 두 선수는 16일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벌어지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격돌한다.  

셰플러와 한 조에서 경기한 김시우는 마지막 홀 칩인 이글을 잡아 4언더파 공동 31위다. 임성재도 4언더파를 쳤다. 안병훈은 3언더파 공동 50위다.  

댈러스=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