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열린 전국 기도의 날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이크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유엔 대사로 지명하면서 후임자를 곧바로 발표하는 대신 루비오 장관에게 겸직을 맡겼다. 이로써 루비오는 국제개발처(USAID) 국장 대행, 국립문서보관소(NARA) 청장 대행을 포함해 4개 기관의 수장을 맡게 됐다. NYT는 “쿠바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후 바텐더였던 아버지와 호텔 청소부로 일했던 어머니 아래 자란 루비오의 ‘이민 성공 스토리’에 또 하나의 장이 더해졌다”고 보도했다.
루비오는 지난 2월 대외원조 전담기구인 USAID를 국무부에 통합시키면서 국장 대행이 됐다. 3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콜린 쇼건 NARA 청장을 해임하면서 대행 업무가 추가됐다. 이는 미국 행정부에서도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과거 헨리 키신저가 1973~1975년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을 겸임한 사례는 있다.
NYT는 ”루비오가 네 개 기관의 수장을 맡게 된 것은 트럼프의 신뢰뿐 아니라 트럼프 비서실장 수지 와일스와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신호로도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와일스와 루비오는 둘다 정치 인생을 플로리다주에서 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와일스는 40년 이상 플로리다주에서 시장, 주지사 등을 당선시키는 선거 전략가로 일했고 루비오는 플로리다주에서 3선 상원의원을 지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도 루비오 장관의 겸직을 거론하며 그가 “‘왕 뒤의 외교 실세’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해외 출장이 잦은 국무장관 업무의 특성상 안보보좌관까지 겸임하는 것이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동시에 “루비오에게 두 직책을 맡긴 것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외교 분야가 약화됐음을 방증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