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 후 7일 만인 지난달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떠나고 있다. 전민규 기자
공천 개입 의혹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해 김영선 전 의원을 도왔다는 내용이다. 나아가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 일부 지자체장 공천과정과 지난해 총선 창원 의창구 공천에도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 2월 사건 주요 관계자들이 대부분 서울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수사 거점을 창원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옮기고 수사에 속도를 높였다. 지난 3월에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경북도당위원장이었던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을 소환했고, 이어 당시 지자체장 후보자들을 차례로 조사했다. 지난달 말에는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을 이틀 연속 조사한 바 있다. 사실상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 본인에 대한 조사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달 30일 오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답하고 있다. 뉴스1
이러한 상황에서 12일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정치적 중립성과 파급력을 고려해 수사가 일시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의 차장급 검사는 “과거부터 총선이나 대선처럼 주요 선거가 임박하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은 수사를 중단하는 것이 관례다”며 “수사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정치적 해석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기간이 공식화되면 김 여사의 대선 전 소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선 이후에는 김 여사에 대한 조사 가능성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외에도 서울고검에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 중이며, 서울남부지검은 건진법사와 관련된 이권 개입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른바 ‘김건희 특검’ 법안이 통과되면서, 특검이 출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