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 조사 반드시 필요”…대선 앞두고 검찰-김건희 줄다리기

서울중앙지검 명태균수사전담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재·보궐 선거 공천에 개입하고,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서울중앙지검 명태균수사전담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재·보궐 선거 공천에 개입하고,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대통령 선거를 4일 앞둔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김건희 여사 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신속한 대면조사가 필요하다는 검찰과 대선 전 불출석을 고수하는 김 여사 측의 이견이 쉽사리 좁혀지지 않으면서다.

30일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은 (김 여사에 대한) 대면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필요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사건 전담수사팀은 최근 김 여사 측과 소환 일자를 두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김 여사 측에 조속한 시일 내 직접 출석하거나 대선 이후 출석 가능한 일자를 회신해 달라는 입장을 전했는데 구체적인 답변을 받진 못했다고 한다. 김 여사 측이 대선 전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인 만큼 소환 장소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은 단계다. 검찰은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 등 조사를 마쳤고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 본인 조사만 남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2월 수사팀은 김 여사 측에 처음으로 대면 조사 의사를 타진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지난달 4일) 전 “공천개입 의혹 관련해 대면조사 필요성이 있으니 출석해달라”는 뜻을 최소 3차례 전달했다. 진척이 없자 수사팀은 김 여사 측에 ‘5월 14일에 출석 조사를 받으라’는 내용을 서면으로 통보했다. 신속한 대면조사가 필요하고, 지난 3개월간 구두로 수차례 조사를 타진했으나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김 여사가 공적 지위를 잃어 대선과의 연관성은 낮다고 봤다.

그러나 김 여사 측은 지난 13일 불출석 의견서를 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당의 공천개입 의혹 수사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재판 일정이 대선 이후로 미뤄진 점, 문재인 전 대통령 기소가 대면조사 없이 이뤄진 점 등도 언급했다고 한다. 소환조사가 불발되자 수사팀은 김 여사 측과 조사 일정을 협의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김 여사가 2차 서면 통보에 불응하면 체포영장 등을 밟는 게 수순인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은 상황 등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선이 지나면 외부 변수는 사라지는 만큼 김 여사 측이 출석에 불응할 근거는 없어진다. 대선 뒤 조속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