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의 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이 겹치는 서해 잠정조치수역에 중국이 일방적으로 설치한 구조물 사진을 국민의힘 엄태영 의원이 지난달 24일 공개했다. 왼쪽부터 선란1호(2018년), 선란2호(2024년), 관리시설이라며 설치한 석유 시추설비 형태의 구조물(2022년). 연합뉴스
31일 군에 따르면 해군은 2023년 5월 이어도 서편 동경 123도선 부근에서 중국이 설치한 대형 관측 부표 3개를 발견했다. 해당 부표는 중국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포함된 공해상에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2018년부터 서해 PMZ 안팎에 해양 관측을 명목으로 폭 3ｍ, 높이 6ｍ 규모의 관측 부표를 총 10기 설치해왔다. 이번에 확인된 3기를 포함하면 부표 수는 13기에 이른다.
이 중 1기는 PMZ 내부에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해당 부표가 해양·기상 관측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 함정이나 잠수함을 탐지하는 군사적 목적이나, 향후 EEZ 경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은 앞서 심해 어업 양식시설이라는 명목으로 PMZ 내에 대형 구조물을 설치한 바 있다. 이달에는 군사 활동을 예고하며 PMZ 일부를 항행금지구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PMZ는 2000년 한중어업협정 체결 당시, 서해상 해양경계 협상이 진행 중이던 상황에서 어업 분쟁 조정을 위해 양국의 200해리 EEZ가 겹치는 해역에 설정된 수역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PMZ 내 중국 측의 구조물 무단 설치 등 관련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해양주권 보호를 위해 유관부처·기관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