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으로 돌아온 NC의 결단, "창원시 개선 없다면 연고지 이전 검토"

야구장 구조물 추락 관중 사망 사고 이후 두 달 만에 홈구장으로 복귀한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향후 연고지를 이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30일 창원 NC파크 재개장을 앞두고 기자회견하는 이진만 NC 대표이사. 연합뉴스

30일 창원 NC파크 재개장을 앞두고 기자회견하는 이진만 NC 대표이사. 연합뉴스

이진만 NC 대표이사는 30일 경남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앞서 "일련의 사태로 우리 구단과 주위 환경,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됐다. 구단의 역량 강화와 함께 환경 변화의 필요성도 느끼고 있다"며 "현상 유지가 답은 아니다. 구단의 거취와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제2의 창단'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또 "아직 연고지 이전과 관련해 큰 진전이 있는 상황은 아니다.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라면서도 "창원시가 지금까지 구단과 약속했던 여러 공약을 지키지 않았고, 그동안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 (NC가) 해온 노력이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이다. 앞으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할 파트너십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NC는 지난 3월 29일 LG 트윈스전 도중 NC파크 3루 쪽 매점 벽에 설치된 구조물이 추락해 관중 한 명이 중상을 입고 끝내 사망하는 불의의 사고를 겪었다. 이후 구장 안전 점검이 장기화하고 창원시와 국토교통부의 재개장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두 달간 홈구장을 사용하지 못했다.  

30일 재개장을 앞둔 창원 NC파크 전경. 연합뉴스

30일 재개장을 앞둔 창원 NC파크 전경. 연합뉴스

NC가 올 시즌 치른 홈 11경기 중 NC파크에서 열린 경기는 2게임에 불과하다. 지난 4월 11~13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을 '홈 경기'로 처리했지만, 롯데의 홈 사직구장을 임시로 빌려 쓴 터라 실질적으로는 원정 경기였다. 또 지난 16일부터는 울산시의 지원을 받아 롯데의 제2 구장이었던 문수야구장을 임시 홈으로 지정하고 6경기를 치렀다.  


우여곡절 끝에 창원 복귀를 결정했지만, 이 과정에서 NC는 국토교통부의 눈치 보기식 늑장 대처와 창원시의 미온적인 행정 탓에 큰 손해를 입었다. NC 관계자는 "금전적 손실만 40억원 넘게 발생했고, 주변 상권도 직격탄을 맞아 민심이 들끓었다. (오랜 원정 생활로) 선수단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친 것도 구단 입장에선 간접적인 손실"이라며 "만약 울산에서 잔여 시즌을 보냈다면 피해액은 100억원을 훌쩍 넘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NC가 지난 16일부터 임시 홈 구장으로 사용했던 울산 문수야구장. 연합뉴스

NC가 지난 16일부터 임시 홈 구장으로 사용했던 울산 문수야구장. 연합뉴스

허구연 KBO 총재는 최근 장금용 창원시장 권한대행과 만나 프로야구단 운영에 필수적인 지자체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했다. NC 구단도 더는 창원시의 소극적인 지원과 불합리한 대우를 감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구단은 창원시에 손실액 보전과 경기장 접근성 향상 등의 구체적인 요구 사안을 전달한 뒤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 프로 스포츠에선 아직 연고지 이전 사례가 많지 않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여러 이유와 방법으로 연고지를 옮긴 팀이 나오곤 했다.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가 많다"며 "지난 3월 사고 이후 구단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상황을 겪었다. 구단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고 팬들은 안전하게 야구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KBO와 다양한 방법을 상의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창원 NC파크 임시 폐쇄 기간 우리 구단을 도와주신 많은 분, 특히 (홈 경기 일정을 조정해가며) 대승적으로 배려해주신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무엇보다 이번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으신 분과 유가족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