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때인 지난 1일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한남동 관저에서 가진 전ㆍ현직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 말미에 부산을 콕 집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한 만찬 참석자는 “대선 과정에서 부산 지역이 치열하지 않았느냐”라며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했던) 부산 관련 공약을 잘 지킬테니 내년 지방선거도 열심히 준비하라는 취지로 우린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의 부산 언급 배경엔 역대 민주당 계열 대선 후보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한 PK(부산ㆍ울산ㆍ경남)에서의 득표율이 자신감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부산 득표율은 40.14%였다. 역대 민주당 계열 대선 후보 가운데 첫 40%대 득표율로, 3년전 대선 부산 득표율(38.15%)보다 2%포인트 가량 올랐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18대 대선에서 39.87%, 19대 대선에서 38.71%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부산상고를 나온 노무현 전 대통령도 16대 대선에서 29.85%를 득표했었다.
울산ㆍ경남에서도 이 대통령의 득표율은 울산 42.54%, 경남 39.40%로 역대 민주당 계열 대선 후보 가운데 가장 높았다. 20대 대선 당시 자신의 득표율(울산 40.79%, 경남 37.38%)을 상회했다. 민주당 부산 선대위 관계자는 “목표로 했던 부ㆍ울ㆍ경 40% 득표율 달성에 성공했다”고 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민주당의 부산 지역 유일한 현역 의원인 전재수 의원은 통화에서 “선거 과정에서 해수부ㆍHMM 이전 같은 단편적 공약만 화제가 됐지만, 사실 부산 공약은 근본적으로 대한민국 발전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기획됐다”며 “북극항로 시대에 부산을 해양수도로 키워서 물류ㆍ조선 산업을 선점할 수 있도록 ▶해수부ㆍHMM 이전 ▶해사전문법원ㆍ동남투자은행 신설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부산 북항 야구장 건립 등 문화·스포츠 정책 추진도 활발하게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달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참석, 전국해운노조협의회·해양대학생 대표들과 협약식에 서명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여권에선 “부산시장 후보를 놓고 당내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선 전재수(부산 북갑) 의원이 우선 거론되는 가운데, 21대 부산 국회의원을 지낸 박재호ㆍ최인호 전 의원, 서은숙 전 최고위원,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부산 지역 여권 관계자는 “최근 선거에서 민주당 텃밭으로 자리매김한 인천ㆍ경기 등 수도권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PK를 얼마나 가져오느냐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