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4월 경상수지가 57억달러(약 7조725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외국인 배당 지급 등의 영향으로 3월보다 30억달러 넘게 줄었다.

한국은행이 1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국제수지 잠정 통계를 발표했다. 4월 경상수지가 흑자가 되면서 24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직전월인 3월(91억4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은 34억4000만달러 줄었다. 지난해 같은 달(14억9000만달러)보다는 크게 늘었다.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49억6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179억7000만달러)보다 69억9000만달러 많았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는 89억9000만달러 흑자로 전월(84억9000만달러)보다 소폭 증가했고, 지난해 4월(52억4000만달러) 대비로는 37억5000만달러 확대됐다.

4월 수출은 585억7000만달러로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의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했다.


통관 기준으로 반도체(16.9%), 무선통신기기(6.3%), 의약품(22.3%) 수출이 늘었고, 석유제품(-13.8%)과 승용차(-4.1%) 수출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EU(18.4%)와 동남아(8.6%) 수출이 증가한 반면, 미국(-6.8%)과 일본(-5.3%) 수출은 줄었다.

수입은 495억8000만달러로 5.1% 감소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 여파로 원자재 수입이 10.4% 줄었으며, 항목별로는 석탄(-38.5%), 원유(-19.9%), 가스(-11.4%) 등이 크게 감소했다. 곡물(-11.5%)·비내구소비재(-3.3%)·승용차(-2.8%) 등 소비재 수입도 2.1% 줄었다. 반면, 반도체 제조장비(26.8%)와 수송 장비(20.8%) 등을 중심으로 자본재 수입은 8.7%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28억3000만달러 적자로, 전월(-22억1000만달러)과 전년 동월(-17억9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특히 운송수지는 컨테이너 운임 하락 등 영향으로 15개월 만에 -1000만달러로 적자 전환됐고,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R&D) 서비스 지급이 늘면서 기타사업서비스 수지 적자도 -15억1000만달러로 커졌다.

본원소득수지는 3월 32억3000만달러 흑자에서 4월에는 1억9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4월 중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집중되며 배당소득수지가 3월 26억달러 흑자에서 6억5000만달러 적자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4월 중 45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 부문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0억달러 늘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3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 주식투자가 123억3000만달러 늘어난 반면,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는 21억8000만달러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