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월드컵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다고 밝힌 홍명보 감독. 연합뉴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예선 최종전을 대승으로 장식한 소감을 밝혔다. 홍명보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자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최종 10차전 홈경기에서 쿠웨이트를 4-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3차 예선 10경기서 6승 4무(승점 22)이라는 무패 행진을 거두며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3차 예선에서 무패를 기록한 팀은 한국 뿐이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경기 전 선수들한테 오늘이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가 아니라 월드컵 진출 후 치르는 첫 번째 경기라고 했다. 첫 경기에서 이겨서 아주 기쁘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이날 '젊은 피'를 대거 기용하고 승리했다. 선발 11명의 평균 연령은 24.9세였다. 홍 감독은 "월드컵은 1년 뒤다. 그때 선수들이 어떤 경기력을 보일 지는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젊은 선수들 경험 쌓아야 했다"면서 "오늘이 그 기회였는데 모두 기대 이상 모습이었다. 베테랑인 주전들이 있지만 그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이 나오는 게 중요했다. 그런 점에서 오늘 결과가 긍정적이고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작년 7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홍 감독은 지난 1년을 돌아봤다. 그는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의 특성과 특징을 많이 알게 됐다. 선수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됐다. 한국 축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월드컵에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조별리그 탈락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던 2014 브라질월드컵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최상의 전열을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홍 감독은 "앞으로 중요한 건, 내년 6월에 어떤 선수가 좋은 경기력 유지하느냐가 핵심"이라면서 "10여년 전에는 그 부분을 놓쳤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 월드컵 때) 모든 선수를 다 시험해봤지만, 결과적으로 선택할 자원이 그 선수들밖에 없었다.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다양한 선수들, K리그,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을 관찰하고 있다. 그들이 얼마나 경기력을 (6월에)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기뻤던 순간은 "이라크와의 9차전에서 우리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것"이라며 "가장 큰 목표인 월드컵 진출을 이뤘으니까 그렇다. 힘든 건 한 순간을 얘기하기 힘들다. 매순간 여러가지 힘들었다. 경기 외적으로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던 부분이 있지만 선수들과 목표 의식을 가지고 해왔다"고 밝혔다. 홍 감독이 울산 HD 감독 계약 기간을 마치지 않고 대표팀과 계약하면서 일었던 논란과 그 직후 경기력 부진에 대한 비판을 의미하는 듯 했다.
손흥민의 포지션에서 맹활약한 배준호(스토크시티)에 대한 칭찬도 했다. 홍 감독은 "배준호는 K리그에 있으면서 실력을 인정받고 유럽에 진출했다. 좋은 활약을 펼쳤고, 컨디션적으로 준비가 잘 돼 있었다.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 상승세를 보이는 선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