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오현규가 10일 쿠웨이트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6/11/64b8758b-e3d0-4e84-bd99-37dca30ef04a.jpg)
축구대표팀 오현규가 10일 쿠웨이트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카타르월드컵 당시 등번호도 없는 예비선수였던 오현규(24·헹크). 그가 2026 북중미월드컵 주전 공격수 후보로 급부상했다.
한국축구대표팀 오현규는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10차전 후반 9분 쐐기골을 터트려 4-0 대승에 기여했다. 배준호(스토크시티)가 헤딩으로 공을 떨궈주자, 오현규가 문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등진 뒤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오현규는 3차예선에서만 4골을 몰아쳤다. 특히 중요한 순간마다 그의 발끝이 뜨거워졌다.
팔레스타인과 홈 1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긴 뒤 맞이한 요르단과 원정 2차전에 오현규가 값진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다. 또 이라크와 홈 4차전에서는 1-1로 맞선 상황에서 팀에 리드를 안기는 골을 뽑아냈다. 이라크와 원정 9차전에서도 2-0을 만드는 쐐기골을 터트렸다. 스텝 오버(헛다리 짚기) 후 강력한 슛으로 골망을 흔드는 등 득점 장면 모두 다이내믹했다.
교체로만 3골을 넣었던 오현규는 쿠웨이트전에 선발 출전해서도 골을 터트렸다. 후반 11분 침투해 들어간 오현규의 왼발슛은 골포스트를 강타했다. 전진 성향이 강한 오현규는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상대를 흔들며 혼란을 줬다. 오현규는 스코틀랜드 셀틱 시절 잉글랜드 대표팀 공격수 출신 웨인 루니에 빗대 ‘코리안 루니’라 불렸다.
![카타르월드컵 당시 등번호도 없는 예비선수였던 오현규(오른쪽 둘째).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6/11/151d3eae-54fe-4e6c-a9de-da99b9e73f37.jpg)
카타르월드컵 당시 등번호도 없는 예비선수였던 오현규(오른쪽 둘째). [연합뉴스]
오현규는 3년 전 카타르월드컵 당시엔 등번호도 없는 예비선수였다. 최종엔트리 26명만 등번호 1번부터 26번까지 달 수 있었는데, 최종명단에 뽑히지 못한 오현규는 재활 중이던 손흥민이 혹시 못 뛸 가능성을 대비해 예비로 동행했다. 오현규는 지난 8일 “카타르월드컵 때 희로애락을 겪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수 경쟁에서 노장 주민규(35·대전)가 완전히 밀려났다.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37세인 주민규는 득점력은 뛰어나지만 스피드가 떨어져 이번 A매치 2연전에 뽑히지 못했다. 오현규와 오세훈(26·마치다)의 2파전 양상인데, 오세훈은 이라크와 9차전에서 장기인 공중볼 경합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오현규가 최근 A매치 2경기 연속골로 물오른 골감각을 보여주며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는 모습이다.
![축구대표팀 공격수 오현규(오른쪽).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6/11/4b77a438-e870-4e1a-97fb-0f81a01168a7.jpg)
축구대표팀 공격수 오현규(오른쪽). [뉴스1]
K리그1 수원 삼성 출신 오현규는 셀틱을 거쳐 벨기에 헹크에서 활약 중이다. 2024~25시즌 주로 교체로 나서 짧은 시간만 뛰었는데도 12골을 몰아쳤다. 총 610분간 9골, 68분당 1골을 넣어, 리그 내에서도 출전시간 대비 탁월한 득점력을 인정 받았다.
헹크의 주전 공격수 톨루 아로코다레(나이지리아)는 올여름 이적이 확실시된다. 토르스텐 핑크 헹크 감독은 새 시즌에 오현규를 ‘1번 공격수’로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로멜로 루카쿠(나폴리), 크리스티안 벤테케(DC 유나이티드) 등 여러 공격수들이 벨기에 주필러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 빅리그에 진출했는데, 오현규도 다음 시즌 활약을 통해 ‘스텝 업’을 꿈꾼다.
오현규는 올해 9월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나설 가능성을 높였다. 오현규는 쿠웨이트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 “(북중미월드컵까지) 앞으로 남은 1년이 정말 중요하다. 팀에서도 주전으로 뛰어야 대표팀에서도 주전으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과 주전경쟁에 대해서도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내 성에도 차지 않는다”며 “내가 보여드린 게 아직 너무 없으니 앞으로 1년간 뭘 더 보여줄 수 있을지 스스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오현규는 지난 8일 월드컵 국가대표 스트라이커의 의미에 대해 “어릴적 책상에서 등번호 ’넘버 나인(최전방 공격수 상징)’을 그렸던 한 소년의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