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GM "美생산 확대"…한국GM 또 철수설?

미국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5조원을 투자해 자국 내 차량 생산을 늘린다. 그동안 생산기지 역할을 했던 멕시코 공장 생산 물량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GM은 1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2년간 총 40억 달러(약5조5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내 내연기관 및 전기차 차량 생산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2025년형 쉐보레 블레이저 SUV가 2025년 3월 27일 미국 미시간주 레드퍼드 타운십의 한 쉐보레 대리점에 전시돼 있다. AP=연합뉴스

2025년형 쉐보레 블레이저 SUV가 2025년 3월 27일 미국 미시간주 레드퍼드 타운십의 한 쉐보레 대리점에 전시돼 있다. AP=연합뉴스

GM은 이번 신규 투자로 미국 미시간·캔자스·테네시주 내 공장들의 차량 생산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미국에서 연간 200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할 것으로 GM은 내다봤다.

신규 투자에 따라 현재 멕시코에서 생산 중인 쉐보레 블레이저는 전량 미국 생산으로 전환된다. 멕시코에서 생산 중인 다른 차종 쉐보레 이쿼녹스는 멕시코 생산라인을 유지한 채 미국 공장에서 생산이 추가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GM의 메리 바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교통의 미래가 미국의 혁신과 제조 전문성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오늘 발표는 미국에서 차량을 생산하고 미국 일자리를 지원하겠다는 우리의 지속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GM의 미국 투자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제조시설을 미국으로 돌아오게 만들겠다며 외국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25% 품목 관세를 부과한 이후에 나왔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지난달부터는 자동차 부품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세 부과와 GM의 미국 내 생산 확대 계획에 따라 한국 시장 철수설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커졌다. 한국GM은 지난달 직영서비스센터와 공장 유휴부지 매각에 나서면서 철수설에 불을 지폈다. 회사는 “계획된 생산 활동에는 영향이 없고 한국 시장에서도 철수하지 않는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직원들은 “불안감이 크다”며 위기감을 표출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KAMA)에 따르면 한국GM이 지난해 생산·판매한 차량 49만9559대 중 미국 수출분은 41만8792대로 83.8%에 달한다. 부평·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중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 블레이저 등 2종이다.

GM 측은 최근 투자자 행사에서 한국GM의 생산량을 당장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9일 투자은행 번스타인 주최 콘퍼런스콜에서 관세에 따른 한국사업장 전략 변화에 대해 “조금 더 두고 보는 접근(wait-and-see approach)을 하려 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한국은 미국의 주요 파트너로 남을 것이고, 이는 낙관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