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정부 청사 건물 인근에서 시위대가 불타는 차량 옆에서 멕시코 국기를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로스앤젤레스(LA)에서 시작된 불법 이민 단속 반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텍사스주도 질서 유지를 이유로 주방위군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AFP 통신은 10일(현지시간)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SNS 플랫폼 엑스(X)를 통해 “텍사스 주방위군이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주 전역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애벗 주지사는 “평화로운 시위는 합법이지만, 사람이나 재산에 해를 끼치는 행위는 불법이며 체포될 수 있다”며 “주방위군은 법집행기관이 질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화당 소속인 애벗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LA 시위에 대응해 주방위군 2000명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데 영향을 받아 비슷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단행된 것으로, 주지사의 요청 없이 대통령이 직접 주방위군을 소집한 것은 60년 만의 일이다. 특히 법적으로는 반란 수준의 위협 상황이 아닌 경우 대통령의 일방적 개입은 무리라는 비판도 나왔다.
LA에서는 지난 6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불법 이민자에 대해 강압적인 단속과 체포를 실시한 데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됐다. 이후 이 시위는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 새너제이뿐 아니라 텍사스의 댈러스, 오스틴, 조지아주 애틀랜타, 테네시주 멤피스 등 미국 10여 개 도시로 확산됐다.
특히 텍사스주 오스틴의 주의회 청사 앞에서는 수백 명이 시위에 참여했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수천 명이 모이는 등 시위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애벗 주지사는 이미 오스틴 시위에서 시위대 10여 명이 체포됐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