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양식품 밀양 제1공장에서 포장을 마친 불닭볶음면 제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운반되고 있다. 사진 삼양식품
지난 10일 찾은 경남 밀양의 삼양식품 밀양 제2공장. 준공식을 하루 앞둔 이곳은 삼양식품의 블록버스터급 히트 상품인 불닭볶음면만 전용으로 생산하는 공장이다. 봉지면과 용기면 각각 3개 라인씩 총 6개의 생산라인이 가동되면 연간 8억300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다. 김일출 TF총괄 제조혁신본부장은 “당초 5개 라인을 신축하려고 했다가 해외 수요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증가해 생산라인을 하나 더 늘렸다”고 전했다.
밀양 제2공장은 바로 옆에 위치한 밀양 제1공장을 가동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3월 착공했다. 삼양식품 전체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효자상품’인 불닭볶음면의 해외 수요가 급증하자 공장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강원도 원주, 전북 익산 공장과 밀양 제1공장 생산량(연간 20억8000만개)에 밀양 제2공장까지 가세하면 삼양식품의 연간 불닭볶음면 생산 가능 물량은 28억개로 늘어난다. 밀양에서 전체 불닭볶음면 수출 물량의 50%(약 15억개)를 담당할 예정이다. 이날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전 세계인 누구나 다 아는 코카콜라처럼 불닭볶음면의 제품력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라며 “밀양 제2공장이 1공장의 역할을 이어 받아 그 역할을 수행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 밀양 제1공장에서 유탕처리 된 불닭볶음면 제품이 포장된 소스와 함께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운반되고 있다. 사진 삼양식품
K라면의 해외 공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매운 라면 챌린지’로 급부상한 불닭볶음면 외에도, 신라면·짜파게티 등은 해외 마트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인기 상품이다. 수익성 좋은 해외 시장에서 수요가 늘자 생산 설비 확대에도 더 적극적이다. 홍기용 삼양식품 생산 1팀장은 “지금 생산되는 물량은 중국과 미국 수출용”이라며 “불닭볶음면, 까르보 불닭볶음면 등 수출용 불닭 시리즈가 회사의 전체 생산 물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삼양식품 실적은 역대 최대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9% 증가한 1조7280억원, 영업이익은 133% 급증한 3446억원을 기록했다. 수출량이 매년 거침없이 성장하면서 지난해엔 식품업계 최초로 수출 7억 달러(약 9572억원) 달성 기록도 썼다. 이에 힘입어 주가도 최근 1년 사이에만 2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6월 11일 59만원이던 주가는 11일 119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삼양식품은 수출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미국 관세 우려가 커지면서 해외 공장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가급적 국내 생산을 유지할 계획이지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7월 중국 공장 착공 등 해외 거점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 신라면 볶음면에 치즈 맛을 추가한 신라면 툼바 제품. 사진 농심
농심도 K라면 인기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농심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2023년 36.7%, 2024년 37.9%로 커지고 있다. 지난 1분기엔 전체 매출의 38.8%를 해외에서 벌었다. 이에 올해 초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 법인도 설립했다. 지난 4월 페루 마추픽추 인근에 글로벌 체험형 매장으로 ‘신라면 분식’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달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도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투움바 등 서양인 입맛에 맞춘 라면 제품이 인기”라며 “미국과 동남아 등 기존 주력 지역 외에도 해외 시장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도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에서 10.2%(약 3600억원)였던 수출 비중을 2028년까지 3배로 확대해 1조10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해외 할랄 시장 진입 등 지역별 전략을 마련 중이며 올해 내 20~30% 수준의 해외 매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