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7월 공개된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6(왼쪽)', '갤럭시 Z 플립6(오른쪽)' 제품이다. 뉴스1
삼성전자는 24일 ‘울트라급 경험, 이제 펼칠 준비가 됐다(The Ultra Experience Is Ready To Unfold)’는 주제 문구가 적힌 행사 초대장을 공개했다. 함께 공개된 예고 영상에서는 폴드 시리즈로 추정되는 스마트폰 두 개의 모서리가 맞닿은 채 빛을 내다가 그중 한 개의 화면이 펼쳐지는 모습이 연출됐다.
눈길을 끈 건 한층 슬림해진 디자인이다. 예고 영상 시작 부분에서도 스마트폰의 옆면을 보여주며 얇은 두께를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책처럼 좌우로 접히는 폴드7은 펼쳤을 때 두께가 3.9~4.54mm, 접었을 때 8.9~9.5mm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플폰으로 꼽히는 중국 오포의 ‘파인드 N5(펼쳤을 때 4.21mm, 접었을 때 8.93mm)’의 기술력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폴드의 강점으로 꼽히는 디스플레이는 전작보다 커지고, 카메라 성능은 한층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폴드 시리즈 최초로 메인 카메라에 갤럭시 S25 울트라 모델과 동일한 2억 화소 초고해상도 광각 렌즈가 탑재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화면을 위·아래로 접는 플립7은 구체적인 사양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화면 크기가 소폭 커지고 약점으로 지적돼온 배터리 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플립7의 주요 변화로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예상된다. 삼성의 자체 설계·제작 AP인 ‘엑시노스’가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삼성전자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AP '엑시노스 2500'의 세부 사양을 공개했다. 삼성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하고 삼성 파운드리가 최첨단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으로 만들었다. 삼성이 3나노 공정을 적용해 스마트폰용 AP 제품을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엑시노스 2500은 초당 최대 59조회(TOPS)의 연산 능력을 갖췄다. 전작인 엑시노스 2400보다 39% 향상된 수준으로 인공지능(AI) 스마트폰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도 전작 대비 각각 15%, 28%씩 향상됐다.
그간 삼성은 폴더블폰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AP만 적용해왔다. 폴더블폰은 구조적으로 내부 공간이 좁아 발열 제어가 까다롭기 때문에 엑시노스보다 성능과 효율이 뛰어난 스냅드래곤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플립7에 폴더블 시리즈 최초로 엑시노스가 적용된다면, 삼성의 독자 AP 경쟁력을 보여주고 기술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얇아진 디자인에 울트라급 성능으로 폴더블폰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하겠단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과거 80%를 넘어섰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2.9%를 기록했다. 아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화웨이(23.1%), 레노버(17.0%), 아너(10.4%), 비보(5.3%) 등이 바짝 뒤를 추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