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출마한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경향포럼'에서 내빈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에 뛰어들며 ‘네거티브 없는 선거’를 약속했던 박찬대·정청래 의원(가나다순) 간 은근한 흠집내기가 이목을 끌고 있다.
박찬대 의원은 25일 7년 전 “이재명 지사가 싫다”고 말한 정 의원을 사도 바울에 빗댔다. 그는 SBS 라디오에 출연해 “사도 바울이 예수를 만나기 전에는 핍박하고 비난했지만 만나고 나서는 누구보다도 충실하지 않았느냐. 아는 만큼 사랑한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그 부분에 대한 비판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시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정 의원의) 이해와 원팀정신·동지의식은 누구보다도 못지않게 강하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원조 친명은 아니라는 점을 은근히 되짚은 셈이다.
정 의원도 전날 오후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박 의원과 이재명 대통령의 ‘거리’를 짚었다. 그는 “21대 국회에서 박 의원이 재선이고, 내가 3선이니깐 나에게 이것저것 많은 걸 물어보고 상의했었다”며 “저랑 워낙 친하니까 박 의원이 지난 대선 전에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기 전에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기도 했었다. 그래서 가시라(고 조언했었다)”고 밝혔다.
권투에 비유한 선명성 경쟁도 화제다. 정 의원은 같은 인터뷰에서 “권투로 치면 저는 강력한 인파이터, 박 의원은 아웃복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저는 아웃복서라는 표현보다는 플레잉코치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며 “아웃복서라는 말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아웃복서는 치밀하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당 대표라면 당·정·대 원팀을 만들어서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국민 앞에서 차근차근 포인트를 따가면서 당무를 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11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운데), 정청래 의원(오른쪽)이 대정부 질문이 진행된 국회 본회의장에서 휴대전화를 함께 보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의원은 또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이던 시절에 민주당 수석대변인이었던 나와 둘이 밥을 먹었었다”며 “대통령은 3만원짜리 초밥도 각자 계산할 만큼 원칙적인 분이다. 원칙을 어기지 않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활동을 하면서 어렵고 긴급한 상황에서도, 제가 원내대표로서 요청하는 미션들을 받아 그때그때 처리했다”며 “제가 코치로서 때로 예기치 못하게 (요청을) 할 때가 있었는데도, 그는 골게터로서 충분한 역할을 해나갔었다”고 언급했다.
정청래 의원은 추진력과 선명성을 강조해 치밀함을 강조하는 박 의원과 차별화하고 있다. 그는 “3대 개혁(검찰·사법·언론)을 3개월 안에 속전속결로 해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대 개혁은 전광석화처럼 해치워야 한다”며 “안은 이미 다 나와 있다. 이른바 숙의·토론 과정이 남아 있는데, 이는 석 달이면 충분하다고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시간과 공간을 장악해야 한다. 시간을 너무 질질 끌면 반격의 시간을 주는 것이고, 공간을 내주면 (보수층의) 역결집 현상이 일어난다”며 “대표가 되면 초전박살·임전무퇴의 자세로 전광석화처럼 개혁을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싸움은 당에서 정청래가 할 테니 이재명 대통령은 일만 하시라는 의미”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