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 전시된 애플 아이폰 16 시리즈. 뉴스1
26일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BOE는 연간 1억대 규모의 아이폰용 OLED 패널 생산 능력을 구축했다. 이는 올해 예상되는 BOE의 아이폰용 OLED 패널 총 출하량인 4500만대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유비리서치는 BOE가 올해 하반기에 출시되는 아이폰 17 시리즈에 패널 공급을 성공할 경우 출하량이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애플은 모바일용 OLED 시장에서 가장 큰 손으로 꼽힌다. 올해 2월 액정표시장치(LCD)를 탑재한 ‘아이폰SE 3세대’를 단종시키면서 현재 애플의 모든 스마트폰에는 OLED가 탑재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이폰용 OLED 공급 물량은 삼성디스플레이(2820만대), LG디스플레이(1700만대), BOE(1070만대) 순이다.
BOE는 현재 보급형 모델인 아이폰 16e에 탑재되는 OLED를 주로 공급하고 있지만, 애플 내 공급망 확대를 계속 노리고 있다. 애플은 최상위 기종인 아이폰 프로와 아이폰 프로 맥스 모델에 전력 효율이 더 우수한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패널을 사용하는데, 제조 기술 난도가 높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만 공급하고 있다.
향후 BOE가 기술력을 확보해 애플의 LTPO OLED 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경우 대규모 생산 라인을 기반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도 있다. 김준호 유비리서치 애널리스트는 “BOE의 공세가 거세지면 국내 업체들의 단가 협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며 “한국 업체들이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며 애플과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기술 초격차로 BOE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계획이다. 애플이 내년에 출시할 첫 폴더블폰에 적용될 무편광판 OLED 패널 기술 ‘온 셀 필름(OCF)', 2027년부터 아이폰 탑재가 점쳐지는 차세대 LTPO3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BOE가 LTPO 시장에 진입할 즈음이면 국내 기업들은 이미 다음 세대 기술을 양산하고 있을 것”이라며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