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강원 삼척시 도계광업소에서 광부들이 펌프 설비 점검을 위해 갱내로 향하고 있다. 도계광업소는 대한석탄공사의 마지막 탄광으로 나흘 뒤인 내달 1일 문을 닫는다. 연합뉴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석탄공사는 오는 30일 마지막 국영 광산인 도계광업소를 폐광하며 채탄 등 주요 업무를 사실상 종료한다. 전 직원에 대한 해고 통보도 이미 이뤄졌다. 대신 석탄공사의 일부 기능은 ‘대한석탄공사법’이 폐지될 때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폐광 이후에도 재고 석탄 판매 등 잔여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도계사무지소는 일부 업무 운영을 이어간다.
석탄공사는 1950년 설립된 대한민국 제1호 공기업이다. 석탄은 매서운 겨울마다 국민의 체온을 지켜온 주요 에너지원이었고, 석탄공사는 전후 복구와 산업화를 이끈 핵심 기관이었다. 마지막 탄광인 강원도 삼척시 도계광업소는 1936년 강원도 최초의 탄광으로 문을 열었고, 지금까지 총 4300만t의 석탄을 생산하며 국내 난방 연료 공급에 큰 역할을 해왔다.
석탄은 한때 주요 난방 연료였지만, 도시가스와 신재생에너지로 빠르게 대체되며 에너지원으로서의 위상이 크게 낮아졌다. 1988년에는 연간 127만t을 생산했지만, 도시가스 등으로 난방 연료가 대체되면서 지난해 생산량은 7만t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석탄 수요 감소와 채산성 악화는 석탄공사의 경영 기반을 흔들었다. 생산원가가 꾸준히 오르는 반면 판매가는 수년째 동결돼 매출은 줄고 적자는 누적됐다. 현재 석탄공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부채는 2조5000억 원에 달한다. 차입금 의존도는 386.77%에 이르며, 이는 생산원가 상승과 판매가 동결, 매출 하락, 작업장 유지비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석탄공사의 막대한 부채는 정부로서는 청산을 앞두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난제다. 광해광업공단과의 통합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 이미 8조5840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광해광업공단이 석탄공사의 부채까지 떠안을 경우 재무 건전성은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석탄공사의 부채는 정부가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인력 문제 역시 청산 과정에서 풀어야 할 또 다른 과제다. 대부분의 광업소가 폐쇄되고 광부들이 특별위로금을 받고 퇴사한 가운데, 현재 본사 직원 50여 명을 포함해 187명(3월 말 기준)이 남아 있다. 석탄공사 노동조합은 이 중 저연차 직원들에 대한 고용 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고용 승계를 희망하는 3040대 직원 17명은 “희망고문에 불과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손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