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장이 지난 2월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NDFC에서 열린 제5차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첫 경찰 고위직 승진 내정자가 발표됐다. 경찰청 차장에 유재성(59)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장이, 국가수사본부장에 박성주(59) 광주경찰청장이 각각 내정됐다.
29일 경찰청은 두 사람을 치안정감 승진자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치안정감은 치안총감(경찰청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직급으로, 14만 경찰 중 7명뿐이다. 현재 치안감인 이들은 정식 임명과 함께 승진한다.
경찰 조직의 2인자로 통하는 경찰청 차장에 내정된 유 국장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과학수사관리관, 경찰청 사이버수사국장, 충남경찰청장, 대구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경찰은 “유 치안감은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했다”고 내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충남 부여 출신으로 부여고를 거쳐 경찰대 5기로 졸업했다.
유 국장은 2021년 12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경찰 고위직 인사 때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인 이듬해 6월, 국가수사본부 사이버국장에서 수사국장으로 발령됐다가 2시간 만에 번복돼 유임된 적이 있었다. 당시 경찰청은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 경찰 간 교차 확인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치안감 인사는 경찰청장 추천과 행안부 장관의 제청, 대통령 재가를 거쳐 임명된다.
유 국장이 경찰청 차장에 임명되면 경찰 조직의 사실상 수장 역할을 맡게 된다. 현재 조지호 경찰청장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의혹으로 탄핵소추 된 상태다. 다음 달 1일 시작되는 탄핵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 국장이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겸한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후속 인사안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박성주 광주경찰청장이 지난해 10월 22일 오후 광주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전국 수사 경찰을 지휘하는 국가수사본부장에 내정된 박 청장은 30여 년 동안 수사 외길을 걸은 수사통으로 꼽힌다. 서울경찰청 수사과장 및 수사부장,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 울산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전남 보성 출신으로, 광주 광덕고를 거쳐 유 국장과 같은 경찰대 5기로 졸업했다. 경찰청은 “박 치안감이 수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했다”고 밝혔다.
박 청장은 최근 광주시 Y프로젝트-영산강 익사이팅 존 국제 설계 공모 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해 강기정 광주시장으로부터 반발을 받았지만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강 시장이 광주시청을 압수수색한 데 대해 “정치 경찰”, “유감스러운 수사” 등 불만을 표출하자, 박 청장은 “수사는 생물이기 때문에 가장 적절한 수단을 사용해 임의 수사든, 강제 수사든 진행하는 게 원칙”이라며 “강제 수사는 필요 최소 범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