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준, 차베르가 된 이방인

어느새 대중들에게 익숙해진 단어가 있다. '신스틸러'.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잠깐의 등장만으로도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내며 보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새기는 배우들을 말한다. 어떻게 보면 '장면을 훔치는 사람'이라는 직역보다는 '마음을 훔치는 사람'이라는 의역이 더 맞을 듯한 '신스틸러'는 이제 시청자들이 주인공보다 더 열광하는 보물같은 존재가 되어 극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얼마 전 종영한 SBS 드라마 '닥터 이방인'의 신스틸러는 누가 뭐라 해도 '차진수' 역의 박해준이다. 북한의 핵심 시설인 만수무강연구소 부소장으로 승승장구하다가 박훈의 탈북으로 밑바닥까지 추락, 재기를 꿈꾸며 대남공작부 요원이 된 차진수는 대사 없이 웃는 모습만으로도 신 전체를 압도하는 엄청난 존재감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칭찬밖에 나올 수 없는 연기력으로 차진수의 갈등, 분노, 과업을 향한 맹목적 믿음 등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낸 박해준에게 드라마 팬들은 '차베르'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든든한 신뢰를 보냈다. 그리고 불혹을 앞둔 지금에서야 브라운관으로 나와 많은 이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것에 대해 서운함과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어쨌든 두 반응 모두 박해준이라는 배우를 향한 열광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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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 름 : 박해준

본 명 : 박상우

생년월일 : 1976년 6월 14일

데 뷔 : 2007년연극 '그때 별이 쏟아지다'

- 드라마

2014년 : 닥터 이방인(S)

- 영 화

2012년 : 화차

2013년 :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무명인

2014년 : 씨, 베토벤, 닥터 이방인, 귀접

이 외 '늘근도둑 이야기', '거기' 등다수의 연극 출연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 디시는 잘 아시나요?

아, 네. 들어봤어요. 매니저가 그러던데 되게 유명하다면서요. 이번에 알았어요.

- 닥터 이방인 갤러리는 아세요?

네. 알고 있어요. 그런데 무서운 데라고 하던데.

- 아니에요. 차베르 별명 나온 곳인데.

그러니까요. (웃음)

- 그럼 방문한 적도 없었겠네요. (디시 이용자 '차베르짱짱맨')

방문해보려고 했는데 제가 컴퓨터를 잘 몰라요. 정말 해보려고 했어요. 들어가서 보려고 했는데 전체 내용이 안 나오고 제목만 나와서 그것만 확인했죠.

- 닥갤에서 질문을 받았는데 다들 사랑 고백을 하시더라고요.

아 그래요? 저도 사랑한다고 전해주세요. (웃음)

- 차베르 이름 말고도 패러디 짤방도 많이 나왔어요.

네. 봤어요. 제가 사이트에 직접 들어가 본 적은 없고요, 닥터 이방인을 검색하면 기사 안에 뜨는 게 있더라고요. 그걸로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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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반응 처음 겪어보셨을 것 같아요.

네. 재밌었어요. 그런데 사진들을 정말 잘 캡처해주셨어요. 마음에 들게 잘 해주셔서 고마워요.

- 배우에 대한 애정이 있으면 그래요.

그러니까요. 포샵도 해주시고. (웃음) 이거 추억이다. 추억.

- 차베르 별명에 대한 느낌은 어떠세요? (디시 이용자 'ㅇㅇ')

일단 별명이 있다는 거 자체로 이 역할이 그만큼 이슈가 되는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차진수를 어떻게 자베르와 연결했는지 제가 궁금해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게요.

- 집착이라는 면에서 그런 게 아닐까요.

아…. 그러니까요. 제가 사실 집착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하하. 집착이라고 생각 안 하고 내가 이 역할에, 박훈을 쫓게 되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잖아요? 그것만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그게 집착의 일종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차베르 딱 듣고 재밌다, 다양한 생각을 하시는구나 했죠.

- 집착을 듣기 전까지 생각했던 훈에 대한 차진수의 감정은 뭐라고 생각하셨나요?

음…. (한참을 고민하더니) 제가 생각이 좀 많아요. (웃음) 차진수가 자기 욕심이 강한 사람이잖아요? 무엇이든 하고 싶어 하고. 또 고급 간부라 눈에 보이는 것도 없고, 자신을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김일성, 김정일 다음으로는 자기다 이렇게 생각하는, 그런 느낌의 젊은 사람이요. 빨리 성공했고, 집안 덕도 있고. 이런 차진수의 배경을 생각해보면 두려움 없는 사람이었죠. 그런데 그런 사람이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증오심, 복수심, 눈에 보이지 않는 무서운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부분을 고민했죠. 계속 잘나가는 인물이 아니라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물에 대한 매력이 있잖아요. 그 매력을 많이 생각했죠.

그런데 집착이라고 이야기하면 그런 장면들만 뽑아서 긴장감을 줘야 했기 때문에 집착이라고 볼 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러면서 박훈에 대한 애정도 생기고, 애증 같은 연민도 생기지만 같은 이방인으로서의 동질감에서 오는 애증도 있고. 그러면서 캐릭터가 다양해졌어요.

- 처음 대본을 받으셨을 때 차베르를 만났을 때 첫 느낌은 어떠셨나요?

일단 대본 자체가 굉장히 탄탄했어요. 내용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르겠지만, 인물 자체는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사실 악역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모든 인물이 다 그렇겠지만 자신에 대한 정당성이 있어요. 대본 보고 일단은 재밌고, 흥미진진하고, 장면이 스피디하다는 느낌이 있고, 충분히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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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출연은 이게 처음인데, 드라마는 각본이 끝까지 나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하신 작품은 완결이 모두 나온 연극과 영화였죠. 그 점에서 걱정이 있었을 것 같아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대본이 5~6부까지는 나왔어요. 그러면서 캐릭터를 잡아갔어요. 그런데 그걸 걱정한다고 제가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그냥 부딪혀보자 했죠. (웃음) 작가님이 원하는 인물 방향과 제가 원하는 인물 방향은 한회 한회 연기를 하면서 조율이 된 상태잖아요? 그렇다면 서로 합의점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거리가 확 느껴질 만큼 차진수 역할이 빗나가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요. 어떻게 보셨을지는 모르지만 계속 그 캐릭터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진지한 이야기는 재미있게 이야기해야 하는데. (웃음)

- 그런데 차진수가 북에서는 일을 주도하는 느낌이었지만, 남한에 온 이후로는 송재희, 박훈에 끌려다니는 모습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디시 이용자 'ㅇㄴㅇ')

그럴 수도 있어요. 사실은 처음 이 역할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어쨌든 1, 2부 대본을 받고 '1, 2부 나오고 한 8부 정도에 재등장할 거예요. 괜찮으시겠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괜찮다고 했어요. 1, 2부만 봐도 충분히 좋았으니까요. 만약 그렇게 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해요. 차진수가 3~6부에서 등장하는 임팩트가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어떻게 보면 4부에 나와 5~6부 연속으로 나온 게 아쉬울 수도 있고요.

차진수가 처음에는 굉장히 힘 있고, 자신이 일을 주도해나가는 입장일 수도 있지만 그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남한으로 넘어와서는 박훈과 송재희를 잘 구슬려서 이들과 조율해 과업을 달성하는 부분을 생각해야 하고, 인간 자체가 무너졌기 때문에 다른 사리판단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없지 않았을까 해요. 그렇기에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혼란스럽고, 무너지고, 하려고 해도 잘 안 되고. 그렇죠.

- 사람들이 북한 사투리 되게 섹시하게 구사하신다고 칭찬하더라고요.

하하하. 그건 제가 잘한 게 아니라 저한테 북한말 가르쳐주신 분이 계세요. 백경윤 선생님이라고, 여러 작품을 했던 선생님이세요. 그분이 워낙 북한말 자체가 '~하라우' 이렇게 촌스럽지 않고 굉장히 섹시하고, 북한 사람들이 멋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게끔 대본도 고쳐주고 하는 등 초반 작업에서 노력을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좋은 북한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해요. 어떤 부분은 진짜 북한스러운 말인데도 멋있는 말이 있었어요. 그렇게 고쳐주시기도 하고. 그분 덕이죠.

- 북한말 이외에 차진수를 표현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준비한 것이 있다면요? (디시 이용자 '차베르짱짱맨')

음… 특별히 없는 것 같아요.

- 사람들은 헝가리 때 입고 나온 바바리코트를 인상 깊게 꼽더라고요. (디시 이용자 'ㅇㅇ')

아! 그건 제가 아니라 의상을 준비한 코디 분께… 하하하. 저는 흔히 보는 바바리코트 아니냐고 했어요. 뭐 이런 걸 준비해 그랬는데. 색다른 걸 원했거든요. 너무 트랜드를 따라갈 수도 없잖아요. 아직 북한에 있을 때인데. 그래서 그런 선택을 했는데 잘 어울렸나 봐요. 저 처음 입어보는 거였어요. (웃음)

- 만수무강 연구소에서 차진수가 맡았던 직책이 정확히 뭔지 궁금해하세요. (디시 이용자 'ㅇㅇ')

부소장 동지죠. 제 나이가 올해 39인데, 화면상으로는 조금 더 어려 보이기도 하잖아요. 맞나요? (웃음) 사실 북한에 계시다 오신 분 이야기로는 그 나이에 부소장동지가 되는 건 불가능한 일이래요. 만수무강 연구소는 엄청난 힘을 가진 곳인데, 김일성을 직접 대하는 곳이에요. 밥숟갈 하나로 김일성을 죽일 수도 있고 살릴 수도 있는, 그만큼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곳이기에 그런 곳의 부소장동지라면 엄청난 승진을 하지 않으면 어려운 거죠. 엄청난 재원이거나, 엘리트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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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엄청난 위치기에 그 나이로는 무리지만 '북한에도 멋있는 사람이 있다'라는 식으로 넘어가긴 했지요. 만수무강 연구소는 김일성 동지의 건강을 책임지는 곳이고, 그걸 위해 온갖 실험들이 벌어질 수 있어요. 보양식도 있고. 건강을 위해 모든 걸 다 하는 기관이에요.

- 차진수의 나이는 얼마일까요. (웃음) (디시 이용자 'ㅇㅇ')

제가 계산을 해봤는데, 김일성 심장을 고칠 때 아무리 어려도 스무 살은 넘어야 하잖아요. 재원이고, 부모도 빵빵해서 초고속 승진을 하더라도 스물네 살? 그럼 박훈이 어른이 되려면 15년이 있어야 하는데 차진수는 마흔 살? 한 마흔네 살? 그 정도 나이겠지요. 사실 차진수가 젊긴 하죠. 그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일단 차진수가 멋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 감독님 생각은 적중했네요. 멋있어야 한다는 거요.

리얼리티도 중요하지만 멋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공유했어요. 말이 안 되지만. (웃음)

- 그래도 제일 많이 회자됐던 건 헝가리 장면이에요. 헝가리 촬영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려주세요. (디시 이용자 'ㅇㅇ')

대단한 일을 한 거죠. 1주일 동안 2회 분량을 찍은 거니까요. 헝가리에서 5~6일 정도 촬영했는데 새벽 4시쯤에 다들 기상했죠. 해 뜨면 찍어야 하니까. 저녁 신이 없고, 야외에서 다 찍어야 했거든요. 헝가리 구경 한 번도 못했어요. 헝가리 부다페스트라는 곳에 있구나 이것만 알았죠. (웃음) 해 뜨자마자 촬영해 한 번도 안 쉬고 계속 촬영했어요. 해질 때까지. 그러고 나서 정말 다들 피곤해서 맥주 한 캔 마시면 다 쓰러지는 상황에서 찍었어요.

그런데 촬영하는데 종석이의 헝가리 팬들이 많더라고요. 산 위에 다 팬들이 올라가 보고 있어요. 헝가리 사람들이 어떻게 종석이를 알까? 대단하다 싶더라고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국 가수로 시작해 점점 드라마로 온다고 하더라고요. 한류죠. 저도 헝가리 팬분들과 사진 찍었죠. 하하하. 진짜 팬들이 매일 출근하듯 와요. 똑같은 사람들이. 그렇게 3일 정도 되니 제 팬도 생기더라고요. 하하하. '멋있어요~' 이러고. 제 이름도 어떻게 알더라고요. 그래서 사진도 찍고 그랬죠.

- 현장에서 반한 건가요?

어머! 저 사람! (웃음) 그럼 괜히 또 시크하게 지나가고.

- 잘 해주시지요.

쑥스럽더라고요. 아닌 척 와서 같이 사진 찍고 그러는게.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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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거 때문인지 박해준 씨와 이종석 씨가 함께 붙는 게 '케미가 산다' 이런 반응이 정말 많았어요. 남자들이 부딪히는 순간 나오는 박진감이라고 할까요? (디시 이용자 'ㅇㅇ')

쫀쫀했죠. (웃음) 종석이와 연기할 때 기분이 좋았어요. 물론 서로 좋아하는 역할은 아니지만. (웃음) 1, 2부 보면 박훈은 차진수가 뭐 하라고 하면 만날 안 한다고 해요. 자기 혼자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그래서 혼내면 말도 안 듣고. 저걸 죽이네 살리네 해도 죽이지는 못하고. 하하하. 그걸 그 친구(이종석)가 잘 표현해주니까 거기서 제가 받아가는 게 있잖아요. 그게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요. 대사가 주는 것도 있지만 대사 사이에 그 친구의 표정 같은 리액션들이 잘 맞지 않았나 해요. 그 순간이 대사보다 더 중요한 것 같아요.

- 호흡을 맞추기 위해 배우 분들끼리 따로 만나거나 했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아, 그러지는 못했어요. 리딩 하고, 촬영 전 잠깐 리허설 하고 그 정도였죠. 집중력인 것 같아요. 초반에 이 드라마를 잘해야 되겠다는 집중력이 만나서 그런 게 생기지 않았나 싶어요.

- 두 분 나올 때 '훈베르' 나왔다 했죠. (디시 이용자 'ㅇㅇ')

아, 같이 묶어서요? 우와~.

- 특히 많이 궁금해하시던데 손가락 절단이요. 보통 CG로 많이 하는데. (디시 이용자 'ㅇㅇ', '진수훈')

손가락이 움직이는 거라서 CG 하는 게 쉽지 않대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잘라 놓기는 했는데 이걸 어떻게 해줄 수도 없고 해서 그냥 접었어요. 손가락에 분장 좀 하고. 그래서 어떤 장면에서는 손가락이 보인 장면도 있었을 거예요. 최대한 잘 해보려고 했는데.

- 손가락 자른 장면이 차진수의 북한 내 위치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하더라고요. 다른 사람이 저 상황이라면 손가락으로 안 끝났을 거라고요.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 차진수는 총을 많이 쓰는 사람인데 왜 검지를 잘랐을까 싶었어요.

처음에는 손가락이 안 보이게끔 총을 잡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어요. 처음에 손가락을 모두 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총을 잡았을 때 검지가 없고 중지로 총을 쏘는 모습이 차진수를 짠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표현이 잘 된다면요. 그래서 검지를 자르는 걸로 선택했는데 나중에 촬영하면서 감당이 안 되는 거예요. 총구 안에 들어갈 수도 없고, 총에 차라리 구멍을 파줬으면 좋겠는데. (웃음) 게다가 총이 쇳덩이라 무거워요. 고생 많이 했죠. 어쨌든 남들이 많이 안 하는 손가락을 선택하고 싶었어요. 묘하잖아요. 총을 잡았는데 검지 두 마디가 없고 중지로 총을 쏘는 차베르. 그리고 그 심정.

- 그래서 더 분노? 하하하.

촬영하기 힘들어서 짜증 나기도 했죠. (웃음)

- 중간에 선배라면서 박훈을 찾아갔었잖아요? 그 모습이 박훈의 북한 시절과 비슷하다며 일부러 설정했느냐는 질문이 나왔어요. (디시 이용자 'ㅇㅇ')

그렇지는 않았어요. 우와,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구나. (매니저: 갤러리에 비교 사진이 올라왔는데 정말 다 똑같아요). 그런데 그게 저희가 의도한 게 아니라 상처를 보여주기 위해 그런 헤어스타일을 했어요. 차진수가 이마에 상처가 있어요. 원래 제 상처인데, 턱에도 제 상처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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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드라마에 나왔던 상처가다분장이 아니었어요? (디시 이용자 'ㄱㄱ')

네. 제 상처예요. 이걸 좀 더 부각시켜서 고문 장면 후에 남한에 왔을 때 그대로 쓰자 했죠. 이 상처는 계속 보이지 말고 머리를 내려 바람이 날릴 때 언뜻언뜻 보였으면 좋겠다, 대놓고 보여주지 말자 이야기를 했어요. 좋다 했죠. 그런데 이걸 가리다 보니까 머리스타일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 안 그래도 상처 질문이 많았어요.

상처 위에 분장을 조금 했지요. 사실 남한에 왔을 때 머리스타일을 넘기는 스타일로 하고 싶었어요. 강하게 보이려고. 워낙 제가 여려서. (웃음) 어쨌든 그렇게 된 거고, 그 장면 이후부터 드라마 상 계속 병원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게끔 만들고 싶으셨나 봐요. 그래서 저도 그 의도 때문에 머리도 자르고, 수염도 다듬고 했죠. 정장도 입고 나오고요.

- 16회 총 맞고 강으로 떨어졌을 때 차베르가 부활할 줄 알았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처음 대본 받고, 현장 가기 전까지 죽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작가님과 통화를 했어요. 다들 이렇게 차베르가 갈 일이 없다 그랬거든요. 그래서 통화를 하니 나중에 등장시키려고 한다 그러시더라고요. 저는 부활할지 전혀 몰랐어요. 그래서 죽는 걸로 연기를 했어요. 그런데 모르겠어요. 시청자 분들이 그렇게 보셨는지.

-다들 돌아올 거라고 예상했죠.

그렇죠? 너무 뻔하게 죽어서. (웃음) 확 죽어야 하는데. 입에서 피나오고. 제 마음 같아서는 그렇게 했으면 했는데 드라마라…. 잔인하잖아요.

- 그래서 마지막회 자살 장면을 되게 아쉬워해요. 차베르다운 임팩트가 있어야 하는데.

제가 못한 거죠. 또 할 이야기가 정말 많았던 것 같아요. 모든 인물을 봐줘야 하고. 그런데 그걸 할 시간적인 여유가 적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그걸 압축해서 생각하시면 차베르가 죽을 수밖에 없구나 생각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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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딩이 마음에 드세요? (디시 이용자 '차베르짱짱맨', 'ㅇㅇ', '나도질문')

조금 급하긴 하죠. 여러 가지 차진수를 조여오는 상황이 있었으면 했는데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죠. 제 부분도 빨리 마무리 지어야 하는 입장이었던 것 같아요.

- 개인적으로 원했던 차진수의 엔딩이 있다면요? (디시 이용자 '나도질문')

어쨌든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저는 차진수가 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북한으로 돌아가서 산다면 북한이 너그러운 국가가 되고, 그렇다고 남한에 남아 호의호식하며 섬에 들어가 낚시하며 살 수는 없는 거고. 이 사람은 선택을 해야 할 거 다 했죠. 목숨을 걸고 무슨 일이든 하고, 과업을 달성해 북한에서 보상을 받고, 아니면 그 보상을 못 받을 가능성도 있어서 죽을 거라고는 생각했어요.

어떻게 죽느냐가 궁금했어요. 자살하는지, 누구에게 죽임을 당하는지. 어떤 그림을 생각하기보다는 악착같이 살아남으려 노력하다가 죽고 싶었어요. 해도 해도 안 되어서 내 목에 총을 들이대는 한이 있더라도 악착같이 삶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싶었어요. 그런 모습이 어떻게 보면 덜 담겼다고 할 수도 있죠. 아주 잠깐이지만 다리 밑에서 두 사람이 죽은 걸 보고 난 다음에 팬이 됐을 때 그 사이가 그 모습을 상상하면서 마무리 짓는 게 아닐까 싶어요. 선택할 수 없는 부분이었잖아요. 그렇게 설명해야 할 것 같아요.

- 드라마 보면서 느낀 건 제목은 닥터 이방인이라 박훈을 이방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제가 봤을 때는 모두 이방인이었어요.

네. 맞아요.

- 본인이 봤을 때 가장 이방인이었던 캐릭터는 누구였나요?

저는 저라고 생각했어요. (웃음) 어느 순간부터 차진수가 너무 외로운 거예요. 내가 하는 역할이지만 쟤가 몹쓸 짓을 하고 다니지만 어디 이야기할 데도 없고, 마음 편하게 술을 마시지도 못하고, 자기가 살던 공간과 전혀 다른 공간에 와서 웃고 사는 사람들을 봤을 때 얼마나 이질적이었을까 생각했을 때 너무 불쌍한 거예요. 차진수라는 캐릭터에 대한 동정심이 있어요. 안 됐다 싶어요.

- 박해준 씨가 생각하는 차진수는 어떤 사람인가요? (디시 이용자 'ㅇㅇ')

죽어 마땅한 일을 한 사람이에요. 만수무강 연구소 자체가 그런 곳이고, 인간을 인간답게 대우해주지 않는 곳이고. 그런 곳에 아주 거만하게 있다가 어느 순간 자기가 똑같은 대접을 받고서 남한에 왔잖아요. 그 갭이 정말 컸을 거란 말이에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생각이 들어요. 그게 어떻게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해서 어떻게 보면 박훈이라는 인물에게 집착한 것일 수도 있고, 옆도 안 돌아보고 오직 과업달성의 목표만을 위해서 달리잖아요. 그걸 위해서는 죽음도 불사하고. 안 됐죠. 사람이 이렇게 다양한 생각을 하고 살아야 하는데 오직 대업만을 생각하며 살고.

- 차진수에게 조국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디시 이용자 '차베르존잘')

차진수에게도 가족이 있었겠죠. 자기 혼자 태어나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웃음) 생각해보면 무시무시한 곳이겠지요. 북한에 차진수의 가족이 많이 남아있다면요. 당신들 같으면 어떠한 선택을 했었을까요. 부인이, 자식이 볼모로 잡혀있다면. 그래서 차진수가 무서운 거예요.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요. 개인으로봤을 때는 그런 게 조국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국에 충성해서 다시 한 번 자기의 위치를 찾고 싶다 하는 열망도 있을 거고요.

때로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제가 공산주의자는 아니지만 만일 북한에서 살았다면 그래도 그 나라가 조국이지 않을까…. 남한 사람들을 봤을 때 역겨움이 있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조국에 대한 충성심이 더 생겼을 것 같아요. 그게 똑바로 바라보는 시각이 아니라서 안타깝지요. 보이는 것 자체를 봐야 하는데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최면을 계속 걸고 있잖아요. 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를 외치고. 참 아쉽죠.

- 차베르가 뽑은 명장면과 아쉬운 장면 한 장면씩만 뽑아주세요. (디시 이용자 'ㅇㅇ')

다 아쉬워요. 그래도 명장면이라면 차진수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고문 장면이요. 개인적으로 공을 많이 들였고, 인물을 잘 표현해냈던 것 같아요. 음…. 아쉽다…. 다 아쉽네요. 그래도 현장에서는 최선을 다했던 거기에 아쉽다고만 이야기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어요. 제 욕심인 거죠. 어떤 게 있을까요? 제일 안 좋았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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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요? 총리 암살장면이요. 총리 세 발이나 맞았는데 살다니. 암살자가 총을 참 못 쏘네. 했죠. (웃음)

아, 다 기억나네요. 아쉽죠. (웃음)

- 드라마 찍고 가장 많이 받은 반응이 이걸 것 같아요. 뭐하다 인제야우리 앞에 왔느냐고. 이미 연기를 오래 하신 건 아는데 브라운관에 나온 게 너무 늦다 이거죠. (웃음) (디시 이용자 'ㅇㅇ')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이 이전에 저를 봤다면 아주 크게실망했을 거예요. 워낙 연기를 못했을뿐더러 준비가 안 돼 있었기 때문이에요. 차라리 지금 저를 만나게 되어서 참 다행일 거다.

- 연극 무대에서 오래 하셨잖아요.

연극 한다고 다 연기 잘하나요?

- 사람들 인식은 그렇죠.

그렇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웃음) 연극을 많이 했다고 해서 연기를 다 잘하는 건 아니에요. 연극도 좋은 작품 많았어요. 저도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었고. 그런데 운이죠. 때가 돼서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 저 '화차' 보면서 정말 깡패 데려다 찍은 줄 알았거든요.

딱 봐도 그 장면 배우 같던데. 하하하. 누가 봐도 '저렇게 멋있는 배우가 있나' 싶었을 텐데. 하하하. 농담이고요, 그런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그것도 변영주 감독님의 파격적인 캐스팅이었죠. 저를 그 인물에 연결했다는 게. 원래 다른 캐릭터로 오디션을 봤어요.

- 혹시 남편?

뭐가 됐든 다른 대본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사채업자 역할을 주셨어요. 그때는 사채업자도 아니었어요. 깡패? 악당? 조직원1? 하여튼 그런 거였어요. 사채업자라는 이름도 없었어요. '아, 네' 하고 대본을 잠깐 봤는데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두 신? 세 신? 확 갈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갔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좀 더 세게 해도 될 것 같대요. 그렇게 해서 연기한 게 결과물로 나왔죠. 저도 그 모습 보면 낯설어요.내 정신이 아니었던 거죠.

- 그 작품 때문에 다음 작품인 화이에 캐스팅되신 거예요?

그럴 수도 있나? 조금 작용하지 않았을까요? 그런 생각도 드네요. 몰랐는데, 화이 할 때 오디션을 봤는데 제가 오디션을 잘 봤대요. (웃음) 진짜 몰랐어요. '얘가 누구냐' 이랬대요. 화차에서 사채업자 했던 사람이다 하니 제작사에서 '이 중요한 역할을 맡겨도 되느냐' 이랬대요. 감독님이 그'럼 오디션 때 녹화해 둔 자료 봐라. 그 다음에 이야기하자' 하고 보여줬대요. 보여줬더니 아무 말 안 하시고 OK 하셨대요. '그때 내가무슨 정신으로 오디션을 봤지?' 했죠. 제가 오디션을 잘 본 적이 없거든요. 연기를 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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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잘하시는 분들 사이에 계셔서 그런 거 아니에요? 차이무 출신이시니까.

네. 그 선배님들이 잘하시죠. 무대에서 날고 기는 선배님들이에요. 무대에 대한 두려움도 하나도 없으시죠. 거기서 조금 배웠어요. 선배님들 하시는 모습. 제가 알아서 잘하는 배우가 아니라 연출분이 시키면 하는데 그게 어설프거나 재밌는 상황이 되고. 저는 하라는 데로 잘 하는 사람이에요.

- 실험연극에 관심이 많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 본인의 이름을 걸고 도전하고 싶은 실험연극 소재가 있나요? (디시 이용자 'ㄹㅇ')

옛날에 많았어요. 음…. (천천히 고민하더니) 글쎄요. 굳이 정해놓은 건 없어요. 예전에는 별생각을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잘 안 들어요. 작품 생각만 하게 되더라고요.

- 바빠서 그러시는구나.

옛날에는 이런 카페에 앉아 바깥만 쳐다보고 있으면 아! 이거야! 하고 혼자 기뻐했던 생각이 나요. 대답 생각나면 연락 드리는 걸로. (웃음)

-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시다가 뒤늦게 스크린과 브라운관에 나오시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어떤 분들은 연극만 고집하시겠지만,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 많이 진출하고 싶어 하세요. 연극배우분들도. 기회가 있다면요. 저도 마찬가지에요. 연극도 하고 영화도 하고 그럴 마음은 있는데 어쩌다 보니까 연극을 계속 하게 되고, 그런 과정이 있었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어요. 영화만 해야지, 드라마만 해야지 이런 마음은 없어요.

- 연극을 오랫동안 해왔는데 영화나 드라마를 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아 불혹을 앞두시고 신인배우 타이틀을 얻었어요. 기분이 어떠세요? (웃음) (디시 이용자 'ㄹㄴ')

어쩌긴요. 좋지요. 하하하. 저는 마음 같아서는 계속 신인배우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신인배우의 자세 이런 게 아니라 작품 할 때마다 '어 쟤 누구지?' 계속 이랬으면 좋겠어요. 관객들은 배우의 전 작품 역할을 다음 작품을 보며 대입시키잖아요. '아, 저 배우는 저때도 저랬어' 이렇게. 계속 신인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은 '신선하다, 저 사람 누구지? 찾아보자' 그런 과정이 작품마다 있다면 연기자로서 행복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10년 됐는데도 신인배우라고 이야기해주시면 고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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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많이 알려지셨어요.

에이, 다 모르던데요. (웃음)

- 설마. (웃음) 유명세 느끼세요? (디시 이용자 'ㅇㅇ')

기사나 현장에 있는 스태프분들이 좋다고 해주실 때요. 가끔 카페에 앉아 있으면 사인해달라고 할 때 느껴요. 제 행동이 자유로운 편이에요. 우리 동네 마트에 가도 아무도 몰라요. (웃음)

- 대중에게 잘 알려진 작품이 화차, 화이, 닥터 이방인 세 작품 다 캐릭터가 세요. 이런 이미지로 굳어지는 건 아닌가 걱정되실 것 같아요.

별로 걱정 안 해요. 굳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아직도 그 세계는 무한해요. 인물들 성격이 다 다르잖아요. 그 전작이 생각이 안 날 만큼 잘해낸다면 악역이든 뭐든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악역을 더 해도 좋아요. 악역도 다양하잖아요? 인물이 생각하는 것 자체가 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요. 범수의 계략과 차진수의 계략, 사채업자의 계략은 다 달라요. 저 개인적으로 할 맛이 나요. 다 다르게 했고요. 그게 굳어질 수도 있지만 그걸 두려워하지는 않아요. 굳어진다는 걱정 하지 않아요. 다른 거 하면 되죠.

- 다들 멜로 한 번 해달라고 하세요. 키와 외모가 아깝다고요. (웃음) (디시 이용자 'ㅇㅇ')

기회를 주시면요.

- 혹시 이런 멜로 해보고 싶다 생각하신 게 있으신가요?

사랑 이야기인 거죠? 무지무지하게 집착적으로 사랑해봤으면 좋겠네요. 하하하.

- 박훈과 하셨네요. (웃음)

되게 순수한 사랑 해보고 싶어요. 순수하다는 게 어떤 거냐면 제가 이리저리 계산해 애정을 획득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마음이 쑥 가는 거. 그런 상대를 만나야겠지요? 그 사람을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하는 순수한 남자. 자신의 감정대로 움직이는 사람. 예를 들어 큰 대로가 차가 생생 달리는 데 내 눈에는 건너편의 내 여자만 보이는 거죠. 넋을 잃고 차가 오는지도 모른 채 걸어가는 사랑. 매력적이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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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 죽으면 어떡해요. (웃음)

아슬아슬하게 차가 피해가고, 운전자들이 '야 이 XX야 정신 차려' 이러는 설정? (웃음)

- 본인 외모에 점수를 주신다면 몇 점을 주시겠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외모요? 하아, 글쎄요.

- 점수 점수 점수! (웃음)

이걸 어떻게 점수를 내요. (웃음)

- 갤러들이 원해요.

(매니저: 세게 가시죠) 어떻게 그래. 나이가 지금 몇인데. 하하하. 제가 이제 서른아홉이 되요. 그래서 1년에 1점씩 빼서 39점을 뺀 61점? (웃음)

- 마지막 질문입니다. 지금 배우 박해준이 가진 가장 큰 고민은 뭔가요?

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만날까 하는 기대감도 있고, 그 작품에서 내가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걱정도 있고요. 두려움 반 기대 반? 그런 것들이 가장 고민이죠. 또 어떻게 하면 나를 덜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해요.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도 있고요. 여러가지 고민이 많아요. 모르겠어요. 조금씩 나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무서워지는 것 같아요. 책임감도 느껴지고. 다음 작품을 기대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고. 전에는 그런 생각을 안 했어요. '마음 놓고 하면 되지' 그랬는데 이제는 그거에 대한 책임감이 생겼어요. 빨리 털어내야죠. 작품 빨리해야 할 것 같아요.

- 차기작은 계획 있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차베르사랑')

아직 없어요.

- 갤러들이 소처럼 일해달라고 전해 달래요.

소처럼요? (웃음) 체력이 조금 강해졌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말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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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만난 그는 화차, 화이, 닥터 이방인 속 그의 역할과는 정반대로 유쾌하고, 다가가기 편한 동네 아저씨 같은 느낌이었다. "제가 생각이 좀 많아요"라며 긴 침묵과 생각 속에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아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고 즐겁게 기다린 것도 그가 꺼내놓은 이야기가솔직, 담백하고 꾸밈없었기 때문이다. '화이'에서 아들 화이(여진구)와 화장실 안에서 장난 치던 총아빠 범수의 모습이 실제 그의 모습이 아닐까 문득 생각이 든다.

화차, 화이, 닥터 이방인 세 작품을 모두 봤지만, 화차의 사채업자, 화이의 범수, 닥터 이방인의 차진수 모두 한 배우가 소화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당장 내 주변에서도 세 역할을 같은 배우가 했다는 이야기를 듣자'정말?'이라는 반응이 튀어나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그게 배우로서 좋은 것일까, 좋지 않을 것일까 의문이 들었는데 "계속 신인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라는 그의 대답을 들으니, 이게 바로 우문현답인가 싶다. 언제나 처음처럼,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올 배우 박해준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사진 = 박유진 기자(zinpark@empal.com)

장소제공 = 노블카페(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12길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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