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오취리는 그런 외국인 방송인들 중 가장 앞에 서 있는 사람이다. 5년 전 국비 장학생으로 한국에 처음 오기 전만 해도 그에게 한국은'대장금의 나라'였다. 그러나 지금은학생으로서의 미래와 방송인으로서의 가능성을 모두찾아나갈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되었다.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용돈벌이로 가끔 드라마나 영화 엑스트라, 모델 활동을 하던평범한 유학생 샘 오취리는 지난해 방송된tvN '섬마을 쌤'에 출연하면서 잠재력 있는 방송인으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 김만 있으면 밥 몇 공기도 끄떡없고, 섬마을 분교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마을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유쾌한 청년은 매력 그 자체였다.
이후 여러 방송에 게스트로 섭외된 오취리는 방송을 거듭하면서 예능인으로서의 끼를 유감없이 드러냈고,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면서 그 끼는 폭발하게 되었다. 11개국에서 온 청년들이 한 데 모여 사회 전반에 대해 토론을 나누는 '비정상회담'에서 그는 가나 대표로 등장해 특유의 넉살로 자칫하면 긴장으로 빠지게 될 프로그램을 유쾌한 분위기로 바꿔놓는다. 물론 그 덕분에 그가 이야기하는 가나의 문화가 '가짜 아냐?'라는 눈초리를 얻기도 하지만.
<프로필>
이 름 : 샘 오취리
생년월일 : 1991년 4월 21일
데 뷔 : 2013년tvN '섬마을 쌤'
- 방 송
2013년 : 섬마을 쌤(tvN)
2014년 : 마스터쉐프코리아 시즌3(올리브), 비정상회담(JTBC), 달려라 꽃마차(MBN)
- 드라마&영 화
2014년 : 황금거탑(tvN), 할머니(영화)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는 아세요?
아, 죄송해요. 잘 몰라요.
-유명한 커뮤니티 사이트입니다. (웃음) 아이고, 빨리 비정상회담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이 프로그램에 어떻게 캐스팅되었나요? (디시이용자 '오취리')
섭외가 들어왔어요. 이후 제작진과 인터뷰를 해서 멤버가 되었지요. 멤버들 다 인터뷰를 했지요.
-보통 첫 녹화를 하면 이 방송 뜬다, 안 뜬다 느낌이 온다고 하던데 어땠어요?
네. 저는 첫날부터 '괜찮네'생각을 했어요. 친구들이 각자의 캐릭터가 있어서 같이 하면 재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또 작가님, PD님들이 그런 면을 잘 뽑아주시고요. 첫 녹화가 예상보다 재밌게 나왔어요. 그런데 정말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나왔어요. 인기는 전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사실 PD님들이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이 프로그램이 잘 될까, 안 될까' 결국은 잘 되었죠. 사실 저희 입장에서는 부담이 있을 수도 있어요. 계속 방송을 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하다 보니까 재밌는 것 같고,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하고, 친구들도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좋은 것 같아요.
-첫방 반응이 엄청 좋았는데, 사실 그게출연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어요.
그럼요. 부담도 있었고, 걱정도 했어요. 그래도 걱정하는 것보다는 좀 더 열심히 하고, 사람들에게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제 목표였어요.
-오취리 씨는 약간 코믹한 모습으로 먼저 보였어요.
그렇죠. 저는 진지한 이야기를 해도 코믹하게 나와요. (웃음) 아무리 진지하게 해도.
-원래 성격이 유쾌하나요?
네. 그런 편이에요. 항상 밝죠. 제가 성격이 그래서 진지하게 이야기해도 농담하는 식으로 보이죠.
-멤버들이 많아 일부러 그런 캐릭터를 잡은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어요.
저는 그런 노력을 전혀 안 했어요. 촬영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제 캐릭터가 잡힌 것 같아요. 저는 '섬마을 쌤' 했을 때부터 그랬어요. 저한테 이런 캐릭터가 있는지 몰랐어요. 저는 평소의 제 모습,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이렇게 되었지요.
-'까불리지마' 유행어로 미시는 거 아니에요? (디시이용자 'ㅇㅇ')
아닙니다. 하하하. 전혀 그런 거 없어요. 그냥 많은 이야기를 했었는데, 제가 툭툭 치고 편들지 말라고 농담으로 하는 이야기였죠. 사람들이 제가 유행어로 미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또 '아닌데에~' 이것도 있잖아요? 그거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나왔어요.
-최적의 프로그램을 만났네요.
하하하. 저는 유행어 만들 욕심 하나도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고, 친구들이 다 재밌다 보니까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어요.
-가나초콜릿 CF 찍고 싶다고 하셨는데, 덕분에 롯데제과에서 가나초콜릿 한 보따리를선물 받았어요. (웃음) (디시이용자 'ㅇㅇ')
기분 진짜 좋았어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예고도 전혀 없었어요. 제작진이 '가나초콜릿에서 연락이 왔다'라고 이야기는 해줬는데 선물까지 왔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그거 보고 '우와~' 했죠. (웃음) 뭐야 이거~ 깜짝 놀랐어요. 그거 친구들에게 다 나눠줬어요.
-혹시 '퉁친다'라는 말 아세요?
몰라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선물 줬으니 CF 캐스팅 안 할게'이런 걸 '퉁'이라고 하죠.
에이~ 뭐 그런 거 걱정 안 해요. 다른 사람들도 이야기해요 - 저도 원하는 건데요 - 제가 가나 사람이니까 가나초콜릿 CF 찍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종종 해요. 하지만 저를 초콜릿 모델로 안 시켜줄 거라는 거 알아요. 하하하. 제가 방송에서 가나초콜릿 홍보 많이 해서 고마운 마음으로 보내주신 것 같아요.
-가나 사람들이 초콜릿에 관심이 많나요?
그럼요. 가나에서는 초콜릿이 최고 선물이에요. 저는 가나초콜릿이라는 브랜드가 한국에 있다는 걸 한국 오기 전까지 몰랐어요. 가나 친구들도 마찬가지고요. 한국에서 '가나초콜릿'이라는 제품이 있다는 것을 신기해하죠. 뿌듯해하고요. 한국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가나초콜릿을 먼저 떠올리는데, 어떤 면에서 감사드려요. '정말? 가나에 초콜릿이 진짜 있어?', '가나초콜릿이라는 게 정말 있는 거야?' 이렇게요.
-방송에서 가나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반응이 '진짜야? 가짜야?' 이거죠.상처받을까 봐 걱정돼요. (웃음)
아, 제가 이야기한 거를 PD님들이 대사관에 연락해 확인해본 적이 있었죠. 하하하. 저는 사실을 이야기했어요. 그런데 제가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서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보시더라고요. 그리고 가나는 '이게 가나 문화다'라고 정확하게 말할 수 없어요. 가나라는 나라는 크게 10개 지방으로 나눠져 있고, 부족마다 음식과 문화가 다 달라요. 그래서 제가 가나를 대표해 '우리 가나는 전체적으로 이렇습니다'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저희 부족 이야기만 할 수 있어요.
-그럼 방송이 어려울 텐데요.
그렇죠. 다행인 건 부족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것들이 있어요. 그래도 문화적으로는 저희 부족 이야기를 할 것 같아요. 또 우리 부족이 제일 커서 다른 부족이 따라 하는 경우가 많아요.
-부족 이름이 뭐예요?
아샨티족이요. 가나에서 제일 큰 부족이에요.
-비정상회담을 보면 민감한 이야기를 많이 해요. 남자들끼리라 싸움이 붙을 수도 있단 말이에요.
저는 없는데, 다른 친구들은 몰라요. 아니, 없는 것 같아요.
-사실 많이 걱정하시는 게 중국과 일본이요. 아슬아슬하게 이야기하셔서 싸움 나는 거 아니냐….
아이~ 절대! 절대 없어요. 다 웃으면서 지내요. 그리고 저희 평소에 되게 친해요. 자주 만나서 밥도 같이 먹고, 갈등 있는 사이 하나도 없어요. 저는 이런 이야기가 도는지 몰랐어요. 방송에서 서로 논쟁이 붙는다고 해도 밖에서는 절대 그런 거 없어요. 제가 사람 만날 때마다 질문 많이 받는 게, '다른 멤버들끼리 싸우거나 갈등 없느냐'인데 그런 거 진짜 없습니다.
-한국에 오셔서 한중일 관계를 알게 됐는데, 가나도 혹시 한중일 같은 관계에 있는 나라가 있나요? (디시이용자 '원덕킹')
가나도 전에 나이지리아와 비슷한 관계가 있었죠. 그런데 저는 그걸 건강한 경쟁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것이 좋아요, 우리 음식이 더 맛있어요, 우리 여자가 더 예뻐요, 우리 옷이 더 예뻐요 이런 식인 거죠. 가나 사람과 나이지리아 사람들은 굉장히 친하고 성격과 성향도 정말 비슷해요. 일본과 중국 같은 사이는 아니에요. 역사적인 갈등이 없어요. 예전에는 약간 그런 게 있었는데 젊은이들이 역사에 관심이 없다 보니까 친해지고 있죠.
-한국도 그래요. 어느 나라나 다 그렇죠.
네. 관심 없어요. (웃음)
-나머지 멤버 중 전부터 알고 지내던 분 있나요?
에네스 카야를 딱 한 번 만났죠. 친하지는 않았는데 이름 한 번 들었지요. 그리고 줄리안과는 방송 한 번 했어요.
-와,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낯선 티가 안 나요?
그렇죠? 처음부터 서로 인사도 잘 했고, 재밌는 이야기가 쉬지 않고 나왔어요. 그걸 보면서 '이 친구들과 방송하면 잘 되겠다' 했죠.
-11명 사이에서 주목을 받기는 어려워요. 말을 하기 위해서 무작정 끼어들어야 하는 게 스트레스일 것 같아요.
아, 가끔 그런 분위기가 되는데 그때는 PD님이 알아서 정리해줘요. 한 사람이 말할 때 다 집중하면서 듣죠. 이 사람 말하고 저 사람 말하면 분위기 이상해지잖아요. 한 명 말할 때는 집중하고, 이 부분이 아니다 싶으면 손들고 말하라고 규칙을 세웠어요. 안 그러면 끝까지 왔다 갔다 복잡해지죠.
-멤버들끼리 방송 중 서로 경쟁 좀 하죠?
네. 조금 그랬어요. 워낙 친구들이 말 잘하니까… 또 예능 프로그램 했던 친구들이 몇몇 있었죠. 그래도 서로 경쟁에 있는 것보다 분위기가 잘 이야기할 수 있게끔, 재밌게, 진실하게 말하고 있어요. 재미있는 분위기죠.
-친한 멤버가 있고, 안 친한 멤버가 있을 것 같아요. (디시이용자 '일모도원', 'ㅇㅇ')
그것보다는 평소에 자주 만나는 친구가 있고, 얼굴 자주 못 보는 친구가 있어요. 각자 일도 있고, 자기 생활이 있으니까요. 저는 그 부분을 이해해요. 어차피 방송 끝나고 회식 있으니까 괜찮아요. 누가 안 친하고 친하고 이런 거 없어요. 그리고 저희 '밴드' 해요. 스마트폰 채팅으로 이야기하고, 만남에 못 오는 친구 있으면 그때 있었던 이야기 많이 해요.
-회식 자리에서 어떻게 놀아요? (디시이용자 '오취리')
술 잘 마시는 친구도 있고… 장난 아니에요. 분위기 진짜 좋아요. 작가님들, PD님들, 친구들, MC들 다 같이 한자리에 모여 고기 먹고 술 마시고. '방송 수고했다' 이 마음으로 마셔서 분위기 장난 아니죠.
-그럼 3, 4차?
아, 그 정도는 아니에요. 간단하게 하는 거죠. 친구들이 일이 많다 보니까요. 또 녹화가 늦게 끝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늦게까지 하지는 않아요.
-방송 중에서 오나미 씨를 이상형으로 꼽았는데, 장난이 아닌 진짜 이상형인가요? (디시이용자 'ㅇㅇ')
'이상형'이 '사귈 때 이런 여자와 사귀겠다' 이런 기준으로 꼽는 것이 아니라, 오나미라는 사람이 매력 있다는 거예요. 오나미 누나 캐릭터가 '못생긴 여자'라 사람들이 오나미 누나를 보고 못생겼다고 하는데, 제가 이상형이라고 하니까 '샘이 오나미를 예쁘다고 생각하는구나' 이렇게 인터넷에 올라오더라고요. 저는 오나미 누나가 예쁘고 매력 있다고 생각해요. (이상형에서) 외모는 중요하지 않아요. 성격이 좋으면 괜찮아요.
-한국은 조금 다르죠.
그렇죠. 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이상형을 꼽을 때 외모에 집중하는 편인데,저는 그런 편이 아니에요.
-비정상 회담은 한 번 촬영할 때 어느 정도 하나요? (디시이용자 '00')
6~7시간 정도 해요. 힘들어요. 그래도 워낙 분위기가 좋고, 재밌으니까 지겹지 않아요. '촬영이 이렇게 늦어졌나' 싶을 때도 있어요. 시계 보다가 '어! 벌써 6시간 지났어요?' 그러죠. 또 중간중간 쉬는 시간 있으니까 화장실 가고, 간식 먹고. 힘들지 않아요.
-지금까지 했던 토픽 중 가장 흥미로웠던 토픽을 꼽아준다면요?
글쎄요… 음… 동거? 저는 동거요.
-제 기억으로는 가나의 동거 문화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를 안 하셨어요. 가나는 어때요?
전통적으로 봤을 때 가나는 결혼식까지 할 필요 없고, 가족들이 두 사람이 같이 살고 있는 걸 알고 있다면 괜찮아요. 단, 종교 때문에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같이 산다면 안 된다는 점이 있어요. 제가 기독교라 무조건 결혼해서 같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통적으로는 크게 상관이 없었지만, 저는 종교 때문에 보기가 좀 그래요. 그래도 동거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가나 대학생 중 몰래몰래 동거하는 사람들이 있긴 해요.
-비정상회담에서는 국가 간의 의견차이를 강조하는 편이 있지만, 제가 봤을 때는 세대 간의견차이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오취리 씨는 어떻게 보나요?
음… 터키 같은 경우는 저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느낀 건데, 너무 보수적이라고 생각해요. 가나도 터키만큼 보수적이었는데 한국처럼 많이 바뀌었어요. 또, 저는 가끔 '그건 개인의 생각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들어요.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나라 전체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요. 저도 가끔 그런 걸 느껴요. 그런 경우가 있어요. 저는 가나 문화를 배우기는 했지만, 제대로 배우지 못 해서 가끔 그냥 제가 생각하는 대로 말해요. 우리나라는 안 그렇지만, 제가 느끼는 대로 말하는 경우가 있어요.
-가나 문화를 제대로 안 배웠다는 건가요?
가나 문화를 제대로 배우려면 시골에서 살아야 해요. 저는 시골에서 살아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수도에서 살았기에 기본적인 것만 알고 있지요. 진짜 전통적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몰라요. 연락해서 물어보고, '아 이런 것도 있었구나' 알게 되는 거죠. 제 가나 친구들도 마찬가지예요. 부모님게 연락드려 물어보는 경우가 있죠.
-그럼 나라를 대표해 말한다는 거 자체에 조심스러울 것 같아요.
그럴 수도 있지요. 대신 자부심도 생겨요. 가나의 전통과 문화에 대해 더 깊게 알아보고 싶어요. 겉핥기가 아니라 진지하게, 깊게 알아보고 이 자리에서는 가나 사람들의 생각이 어떠한지 잘 전달해주려 노력하고 있어요.
-샘 오취리 씨 때문에 사람들이 가나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갔어요. 뿌듯할 것 같아요.
네. 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이건 꼭 한국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가나의 특색이 있다면요?
하하하하.
-한국 사람들은 정말 초콜릿밖에 모르거든요. (웃음)
가나는 자원이 많은 나라예요. 금도 많죠. 또 한국처럼 음식도 다양해요. 가볼 만한 곳도 많고요. 저도 아직 못 가본 곳이 많아요. 그래서 정말 아쉬워요. 가나에 있을 때 갔었어야 하는데 '가나 사람이니까 갈 필요 없겠지' 이렇게 생각했다가한국에 오니 후회되더라고요. 나중에 가나 돌아가면 이런 곳 다 가보고 싶어요. 또, 저는 올해 가나에 한 번 다녀올 생각인데, 가게 되면 동영상을 많이 찍어서 한국 사람들에게 다 보여주고 싶어요. 가나에 이런 곳이 있다고요.
-가나는 얼마에 한 번씩 가세요? (디시이용자 '일모도원')
제가 한국 온 지 5년이 되었는데, 딱 한 번 다녀왔어요.
-부모님 안 보고 싶으세요?
보고 싶죠. 그런데 제 인생에 집중해야 해서요. (웃음) 사실 제가 집에 가고 싶어 할 때마다 아버지가 집에 오지 말라고 해요. 다 똑같다고요. 바뀐 거 하나도 없다고요. 저는 가족을 보러 가나에 가는 거죠. 가서 할거 정말 없어요. (웃음) 그래도 이번에 가면 할 일이 많아졌어요. 가서 방송일도 할 거고요.
-안 그래도 가나에서 연락 없느냐 이런 궁금증이 많아요.
네. 가나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었어요. 한국식으로 프로그램을 같이 해보면 어떨까 하고요. 연락 계속 오고 있어요. 저는 하고 싶어요. 가나 전통 의상이 정말 예뻐요. 그래서 그런 옷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연락해봤어요. 프로그램 나갈 때마다 가나 전통의상 입고 나가려고요. 또 한 분이 저한테 메시지를 보냈는데 가나 전통 천으로 한복을 만드셨더라고요. 정말 예뻤어요. 나중에 가나 전통 의상과 한복을 함께 제작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나중에 열한 분이 자기 전통 의상 입고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네. 그렇죠. 저도 그런 생각이 있어서 PD님께 이야기를 했어요. 전통 의상 입고 토론하면 재밌을 거라고요.
-학생인데 방송일을 하시는 거잖아요. 방송은 어떻게 들어오게 됐나요? (디시이용자 'ㅊㅊ')
지난해 '안녕하세요'에 고민 의뢰자 친구로 나온 다음에 연락이 계속 왔어요. 케냐에서 온 친구와 같이 나왔었죠.
-그전에는 그럼방송 출연 안 하셨나요?
영화 출연 조금씩 했었죠. 한국 처음 왔을 때 '로드 넘버원'이라는 드라마에나왔고, '최고의 사랑', '아이리스2'에 출연했고, 모델 활동도 했고요.
-방송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학업과 병행해야 하는데 걱정은 없었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걱정은 있었죠. 저는 일 없을 때는 무조건 공부하는 편이에요. 시도 지금 쓰고 있는데, 예전에 시를 쓰긴 했었어요. 그래서 한국어로 시 쓰는데 도전하고 있어요.
-시 쓰시는 게 취미이신 분이 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셨나요?
저는 솔직히 컴퓨터에 관심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한국은 IT가 발전된 나라잖아요? 한국에서 IT 공부하면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었죠.
-케냐 친구분도 IT 전공자였는데, 아프리카에서 오신 학생분들은 IT 쪽을 많이 공부하는 편인가요?
그렇죠. 아프리카를 생각했을 때,IT를 발전시키면 나라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IT를 전공하는 경우가 높아요. 그런데 저는 경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고등학교에서도 경제를 전공했고, 대학에서도 경제를 전공했죠. 한국에서 전공을 바꾼 거예요. 한국 대학을 들어갔을 때도 경제로 전과하고 싶었는데, 학교에 이미 컴퓨터공학으로 입학했기 때문에 졸업할 때까지 컴퓨터 공학을 전공해야 했어요. 어쩔 수 없었죠.
-가나에서 대학 다니다가 한국에 오신 건가요?
네. 입학하자마자 한국에 왔죠.
-고등학교 때도 전공하는 과목이 있나요? 한국은 아니거든요.
네. 고등학교 때부터 나눠져요. 경제, 의학, 비즈니스, 예술 등 전공하는 사람도 있죠. 저는 경제, 지리학, 수학을 했죠. 대학교 가면 1학년 때부터 무조건 과목 네 가지를 선택하는데 저는 경제, 지리학, 통계, 컴퓨터를 선택했죠. 3학년 되면 3가지를 포기하고 하나만 전공하는데, 자기가 공부했던 것 중 가장 잘하고, 제일 자신감 있는 걸 전공하는 거예요.
-방송은 잘 맞는 것 같아요?
네. 방송도 방송이지만 방송하면서도 제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배우 되고 싶으면 연기 쪽에도 도전할 수 있잖아요? 예를 들면 제꿈이 대통령이 되는 것인데, 지금 방송하면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잖아요. 제가 말을 하는 것에사람들이 따라갈 수 있고, 이렇게조금씩 꿈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에서 생활하셔서 아시겠지만, 한국인들이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 중사실 인종차별인 단어가 좀 있어요. 그런 면에서 힘들었을 것 같아요. (디시이용자 '분석화학2', 'surrealist')
많았어요. 아직도 많아요. 처음에는 가끔 화를 냈는데, 이제 이런 경우는 오히려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화낸다고 욕먹고, 그런 것보다는 친절하게. 그렇게 하면 사람들 스스로 부끄러워하더라고요.
-제가 조금 놀랐던 게 '섬마을 쌤'에서 자연스럽게 '흑샘'이라고 부르는데, 그건 어떻게 보면 인종차별 단어거든요.
저는 그거 신경 하나도 안 썼어요. 흑인인데요 뭐. (웃음)
-점점 바뀌잖아요. 미국도 'African'이라고 하지 'Black People'이라고 하지 않죠.
그런 게 조금 있었지요. 사람들이 샘 오취리라고 하니까…
-그래도 샘 오취리라는 아프리칸 연예인 때문에 아프리칸을 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지는 것 같긴 해요.
그렇죠. 저도 방송하면서 그런 역할을 맡고 싶어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흑인을 무서워했어요. 그런데 이제는 '어! 샘 오취리다' 하면서 악수를 청해요. 정말 기분이 좋아져요. '내가 뭔가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최고예요. 저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가나다라도 몰랐어요. 친구들이 '한국인들은 영어도 모르고 아예 다른 언어를 쓰니까 가면 어렵게 사는 거 아냐?' 그랬는데, 제가 방송일을 하다 보니까 한국에서도 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바뀌더라고요.
-아, 그것도 많았어요. 왜 한국에 유학 왔어?
네. '미국 있는데 왜 미국 안 가? 영어하는데?' 그랬죠. 하하하. 운명인 것 같아요.
-한국행은 아버지가 제의하셨다면서요? (디시이용자 '오취리')
'한국 장학금' 이런 게 있었어요. 저는 관심이 없었죠. 가나에서 공부하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가나 사람이 많아서 탈가능성이 낮았어요. 1년에 2명 밖에 안 뽑아요. 아버지도 '전혀 안 될 거다'라고 이야기하셨죠. 그래도 '이런 기회 놓치면 절대 안 된다. 한 번이라도 해봐라'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해봤죠. 2년 뒤에 결과 나왔는데 갑자기 대사관에서 연락이 왔어요. '샘 오취리, 합격했습니다' 깜짝 놀랐죠. (웃음) 이게 다 운명인 것 같아요. 한국에 유학 오고, 한국에서 방송하고 그런 것들이요.
-한국 연예인 중에 방송과 관련된 멘토가 있나요?
샘 해밍턴 형이요.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분 때문에 저도 기회를 얻은 것 같아요. 솔직히요. 샘 해밍턴 형이 아무래도 멘토겠지요?
-샘 해밍턴 씨가 해준 조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음… '방송하면서 기회가 생기면 그거100% 잡고 열심히 해라. 무조건'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전에 '해피투게더3'를 나갔는데, 하고 싶은 말을 못 하면 아쉽잖아요? 나가서 하고 싶은 말 다 하라고 했어요. 이런 기회 없다고요. 자기 모습 그대로 보여주고, 생각하는 대로 다 말하고. 형 만날 때마다 방송에 대해 이야기해요. 생각을 더 하고, 책을 더 읽고, 자기를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거 다 해도 편집은 피할 수 없어요. 예를 들면 '라디오스타.'
했던 게 다 제대로 나갈 수 없어요. 그래서 기회가 생기면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거죠. '라디오스타'에서 제가 잘 나오지 못했지만, 다른 곳에서 잘 나가면 되잖아요.
-비정상회담은 편집 안 되고 잘 나가요?
네. 하하하. 만족합니다.
-너무 유명해져서 밖에 다니기가 힘들고 그러지는 않아요? (디시이용자 'ㅇㅇ')
그 정도는 아니에요. 저는 버스 타고 다니는데요, 모자 쓰고 다니니 사람들이 저를 잘 몰라요. 가끔 저를 알아보시는데 부끄러운지 말을 안 걸더라고요. 그러다 제가 전화를 하거나 한국말을 하기 시작하면 사람들이 와서 인사하죠. '어! 샘 오취리 맞구나!' (웃음) 저는 편하게 대해요. 그런데 제가 친구들이 많지 않은 편이라 주로 집에 있는 편이에요. 집에서 친구들과 밥 먹죠.
-얼마 전 비정상회담 PD님 인터뷰를 봤는데 지하 월세방 사는 출연진이 위로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올라갈 가능성 보여요? (웃음)
하하하. 열심히 하고 있어요. 올라가려고요.
-진짜 지하 월세방 사세요?
네. 지하방에 살죠. 얼마 전에 친구와 우리 집에 갔는데 그 친구가 집에 들어가자마자 '헐! 진짜였구나' 그랬어죠. 방송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인 건 줄 알았대요. 그런데 저랑 같이 있다 보니까 제가 방송과 똑같고, 방도 방송에서 한 말 그대로래요. 반지하에서사는 거 보고 정말 많이 놀랐대요.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짜 반지하에서 살고 있었구나' 그랬어요.
-혹시 가나에서 본인의 활약상이 뉴스에서 나온 적이 있나요? (디시이용자 '00')
네. 조금 있으면 나갈 거예요. 가나에서 계속 인터뷰하고 싶다고 연락 오고 있어요. 한국 와서 방송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한국 방송을 통해 가나에 가서 한 번 방송해보고 싶어요.
-잘생겼다, 윌 스미스 닮았다 칭찬이 많아요.
다행이죠. (웃음)
-가나 기준으로도 미남인가요?
하하하. 아, 그런데 친구가 예전에 했던 말이 있어요. '네 얼굴은 가나에서만 괜찮은 얼굴이 아니라 세계에서도 괜찮은 얼굴이야'.
-오, 그럼 가나에서도 먹히는 얼굴인 건가요? (웃음)
뭐, 괜찮은 편? 하하하. 우리 어머니가 되게 예쁘신 편이에요.
-가족들을 한국으로 한번 모시고 오고 싶다는 생각 없나요?
그런 생각하지요. 그런데 제가 좀 더 열심히 해 자리를 제대로 잡으면요.
-방송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접하는 게 악플인데, 혹시 읽은 적 있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음… 글쎄요. 그런 경우도 있었지요. (한참을 고민하더니) 그래도 저는 하고 싶은 걸 하니까 다 이겨내는 편이에요. 신경 안 쓰는 편이에요. 살면서 그런 것들은 피할 수 없잖아요? 빨리 잊어버리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살면서 이런 것들이 있을 거다 생각하면서요.
-가나라는 나라에 대해서 정보가 없어서 가나에 대한 질문이 많아요. 가나에도 한국 사람이 있나요?
조금 있어요. 저도 가나 갔을 때 답답한 마음에한국 사람들을 찾으러 나갔어요. 그리고같이 저녁 식사도 했어요. 진짜 기분 좋았어요. 한국 사람들 만났을 때 한 시간 동안 저 혼자서 이야기했어요. (웃음) 그 사람들이 신기해서 계속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제가 한국말을 해도 그 사람은 영어로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한 시간 넘게 한국어로 이야기하니까 그제야 한국어로 이야기하더라고요. '너 한국인 맞구나?' 이렇게. 또, 한국과 가나 혼혈들이 많아요. 한국에도 그런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굉장히 예쁜 친구들이었지요. 그런데 가나에는 중국 사람들이 제일 많아요. (웃음)
- 드라마나 이런 것들로 도움받은 적은 없나요?
그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긴 해요. 그래도 친구들과 같이 있는 게 좋아요. 우리 집에 놀러 오는 한국 친구들은 영어를 잘 하지만, 저는 일부러 한국어로 대화하려고 노력해요. 영어 안 쓰고 무조건 한국말 해야 해요. 카톡도 한국어로 해야 하고요. 친구들도 저한테 동영상 보여주고, 정보도 많이 전해줘요. '이런 단어를 포털에서 검색해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 될 거야' 이렇게요.
-다른 매체 보니까 '시'로 한국어 공부한다고 했는데 시는 너무 어렵지 않아요?
이재영 선생님이라고 있어요. 연기자 선생님인데, 그 분이 아침마다 저에게 시를 보내주세요. 계속. 저는 이제 시도 쓰려고 하니까 잘 보고 있어요.또 제가 한국말도 어느 정도 하잖아요? 한국말로 예쁘게 표현하고 싶어요. 노력 정말 많이 하고 있어요. 책도 많이 읽고요.
-그럼 한국 단어 중에 예쁜 단어를 꼽아준다면요?
되게 많아요. 음… (곰곰이 생각하더니) 너무 많아요. 꼽기가 어려워요.
-한국 겨울은 견딜 만해요? (디시이용자 '일모도원')
지금은 괜찮은데 처음에는 죽을 뻔했어요. 한국 겨울이 그렇게 추운 줄 모르고 머리 다 밀었죠. 와 진짜 두통이 막… 그런데 저는 '로드 넘버원' 때문에 빨리 한국 겨울에 적응했지요. 그거 촬영할 때 진짜 개고생했어요. (웃음) 너무 추워요. 아침 일찍 시작해서 밤늦게까지 밖에서 촬영해 정말 힘들었어요. 그거 찍고 나서는 이제 겨울은 뭐 괜찮죠. 서울의 겨울은 괜찮아요. 강원도는 장난 아니었고요.
-겨울스포츠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스키 많이 타는 편이죠. 그런데 겨울 되면 사우나를 더 자주 가요.
-제가 무지해서 그럴 수도 있는데, 가나에도 겨울이 있나요?
없어요. 그래도 제 고향이 조금 추운 편이죠. 산꼭대기에 있거든요. 그래서 아침에는 좀 추워요. 쌀쌀하고, 패딩 입을 수 있을 정도의 추위죠. 낮에는 더운 편이고요. 아침과 밤이 춥지요.
-한국 여름이 더 덥나요, 아프리카 여름이 더 덥나요? (디시이용자 '원덕킹')
가나 햇빛이 더 강한데, 한국은 너무 습해서 한국이 더 더운 것 같아요. 못 참아요. 아프리카 사람들도 다 한국 여름이 제일 덥다고 하는 거예요. 너무 습해서.
-향수병 같은 건 없어요?
크리스마스 때 있어요. 이런 명절에 가나는 무조건 가족끼리 모여 파티를 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하는 게 별로 없잖아요. 작년에도 그랬어요. 캐나다에 있는 가족, 미국에 있는 가족 다 가나로 넘어갔는데 저 혼자 한국에 있었어요. 학교 때문인 것도 그렇고, '섬마을 쌤' 때문에 집에 못 내려가서 마음이 아팠어요. 이번에는 내려가 가족 얼굴을 한 번은 봐야겠다고 생각해요. 제가 형이 한 명 있는데 8년 동안 얼굴 한 번 본 적 없어요. 지금 캐나다에 있거든요. 8년 동안! (웃음) 이번에는 무조건 볼 거예요.
-형한테 비행기표 사줘서 한국 오라고 해요.
아이~ 형한테 제가 돈 버는 거 보여주면 안 돼요. 형의 역할은 동생한테 계속 사주는 거니까. 하하하.
-가나에는 형 동생 문화 없다고 했잖아요. (웃음)
없기는 한데, 형이 알아서 동생을 잘 챙겨주죠. 한국처럼 강하지는 않지만, 형 입장에서 동생을 잘 챙기는 건 있어요.
-객관적인 외국인의 시선에서 한국을 볼 때 한국은 어떤 나라인 것 같아요? (디시이용자 '원덕킹')
정이 많은 나라요. 그리고… 음…(한참을 고민하더니)그런 게 있어요. 아까 자기도 모르게한국 사람들이 인종차별적인 단어를 쓴다고 하셨잖아요? 저는 그게 한국 사람이 인종차별을 하는 게 아니라 잘 몰라서 그러는 것 같아요. 친구들끼리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런 면에서 한국인들이 약간은 무지한 점이 있는 것 같다고요. 한국인들은 진짜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한국 사람들 술 많이 마셔요. 하하하. 밤 문화 살아있는 나라.
-하긴, 다른 나라 분들이 한국 와서 신기해하는 게 24시간 동안 돌아다닐 수 있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신기해요. 가나는 9시, 10시 되면 다 집에 가서 자는데 한국 사람은 그게 없어요.
-이러니까 가나 가서 적응 못하죠. 하하하.
아니, 갑자기 사람들이 밤 10시에 자는 거예요. 한국은 이 시간에 밥 먹고 나가는데? 지금부터 시작인데? 하하하. 가나인들은 그 시간 되면 그냥 자죠.
-한국 사람들이 가나에 대해 가장 많이 착각하고 있는 게 뭐인 것 같아요? (디시이용자 '원덕킹')
아프리카를 한 나라로 생각하는 거요. 한 나라 아닙니다. 하하하. '아프리카 가고 싶다' 이런 말씀 많이 하는데 아프리카에는 가나도 있고, 남아공도 있고 케냐도 있어요. 여러 나라가 있어요. 그리고 아프리카 말이 없습니다.
-스와힐리어는요?
그 언어는 케냐의 언어예요. 그건 나라의 언어지, 아프리카의 언어는 절대 없습니다. 아시아어도 없잖아요. 중국어가 있고, 한국어도 있고, 인도네시아 어도 있고 다양한 언어 있잖아요. 아프리카도 마찬가지예요. 사람들이 이걸 가장 많이 오해하죠.
-가나가 불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는 건 알고 있는데.
가나에는 언어가 72개가 있대요. 그 이야기 듣고 깜짝 놀랐어요.
-그럼 오취리 부족의 언어 이름은 뭐예요?
취(twi)어라고 해요. 추이를 좀 빨리 발음하는 거요. 오취리의 '취'죠.
-아, 혹시 오취…리가?
아뇨, 아뇨. 아빠 성입니다. (웃음) 그리고 '가'라는 언어가 있어요. 에베, 다곰바, 인지마, 다바니, 다가티… 진짜 많아요. 그런데 가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 부족 말을 다 해요. 가장 큰 부족이라서요.
-그럼 취어가 영어와 불어같은 공용어인가요?
네. 그런 거지요.
-아, 그런 것도 있어요. '부족'이니까 모닥불 앞에서 춤추는 의식 같은 걸 매일 한다고 생각해요.
아니에요. 그건 축제 때나 하죠. 그런 거 전혀 없어요. 케냐의 마사이 같은 부족은 그런 생활을 하니까 다른 편이지만 저희는 그게 없어요. 축제 때만 하죠. 저희 부족에 왕이 있는데 그 왕도 축제할 때만 나와 사람들에게 인사하죠. 우리도 평소에 보기 힘들어요. 아, 그리고 가나에서 사자 보기 힘들어요. 사파리 가서 봐야 해요.
-사실 질문 있었어요. 집에서 사자 키우냐고요. (디시이용자 '윙윙')
아뇨, 아뇨. 가나에서 제일 많은 동물은 개죠.
-이것도 오해인데, 아프리카에서는 길 가다 보면기린이 지나가고, 얼룩말도 지나간다.
아프리카를 동서남북으로 나눌 때 동에서 남까지는 동물이 많아요. 그런데 서쪽은 동물이 많지 않아요. (가나는 아프리카 서쪽 해안가에 위치해 있다)
-대서양 쪽 말씀하시는 거죠?
그렇죠. 또 날씨 때문인 것도 그렇고, 위는 사막 지역이고, 옆은 해안가니까 동물 보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개가 많죠. 아, 그런데 북으로 올라가면 사람들이 악어와 같이 살아요. 악어가 사람 마음 이해해요. 악어 등에 사람이 앉을 수도 있어요.
-아, 사파리 같은 건가요?
네. 관광 온 사람들이 와서 즐기죠. 사람 안 물어요. 절대로.
-아니, 개 주인이 '우리 개는 안 물어요'해도 다 물어요. 하하하.
아니에요. 그런 거 절대 없어요. 진짜. 파가 크로커다일 폰드(Paga crocodile pond, 파가 악어 호수. 악어 보호구역이자 성지로, 거주민과 악어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라고 하는 곳인데진짜라니까요.
-그럼 악어는 애완동물로 키운다?
네. 북쪽에서 그렇습니다. 사진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신기할 거예요.
-그럼 반대로 한국에 오기 전 한국에 대한 오해를 꼽아준다면요?
한국 사람들은 다 한복 입는 줄 알았죠. '대장금'처럼 살고 있겠지 생각했었어요.
-한국에 오기 전에 본 한국 드라마는 '대장금' 하나뿐인 건가요?
'대장금'도 보고, '겨울연가'도 봤어요. '호텔리어'도 봤고, '풀하우스'도 봤어요. 다 일본 드라마인 줄 알았어요. 한국 드라마인 줄 몰랐어요. '대장금'만 한국 드라마라고 알고 '아, 한국 사람은 그렇게 살겠구나' 했죠.
-한국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디시이용자 'ㅇㅇ')
많아요. 저는 섬이 좋아요. '호도'라는 곳에 가봤는데 정말 좋았어요. 소이작도, 대이작도도. 서울에서는 남산, 남산타워.
-한국에서 살면서 가장 서러웠던 적이 있나요? (디시이용자 'ㅇㅇ')
사람들과 말이 통하지 않았을 때 정말 서러웠어요. 사람들과 같이 놀고 싶은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힘들었지요. 또, 몇년 전에는 외국인들이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었고, 한국 사람들도 외국인에 마음을 열지 않아서 힘들었지요.
-이제 한국에서 외국인이 방송에 나오는 게 익숙한 일이 되었어요. 본인이 그 현상에 일조했다고 생각하세요?
아니요, 샘 해밍턴 형 같은 분들이 그런 걸 이미 해놓았기에 저희가 쉽게 자리를 잡은 것 같아요. 안 그랬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선배님들께 정말 고마워요. 할리 선배님과 샘 선배님 덕분에 우리도 방송에 나가게 된 거죠.
-유재석 씨 나오는 프로그램에 많이 나오는데 혹시 유라인이에요?
아니에요. (웃음) 유재석 형이 워낙 인기가 많은 분이잖아요. 사람들도 유재석 형이 나오는 프로그램 다 나가고요. 또 그 형이 사람을 좋아해요. 한번 해서 재밌으면 같이 일하고 싶어 해요. 사실 누구나 유재석 형과 같이 일하고 싶어 하잖아요. 부르면 무조건 나가는 거죠.
-'황금거탑'이란 드라마를 통해 고정 연기를 해요. 어때요?
그거 못 볼 뻔했어요. 일부러 안 보려고 했어요. 제 연기 보고 손발이 오그라들까 봐. (웃음) 그래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욕심이 있어요. 이제 1편 했는데 가면 갈수록 더 좋아져요. 선배님들도 정말 많이 도와주셔서 편안하게 촬영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정말 떨렸고, 나한테 그냥 말하는 건데도 대사 치는 것처럼 대답해 어색했는데 지금은 괜찮은 편이에요.
-한국인들은 아프리칸에 대해 노래 잘하고, 춤을 잘 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그래요? (디시이용자 '일모도원')
대부분 그렇죠. 맞아요. 맞습니다. 저희는 유치원 때부터 필수로 춤과 음악 수업이 있어요. 다 배워요. 음치라도 노래는 부를 수 있어요. 하하하.
-가나는 흥의 나라군요. (웃음) 그리고 몸이 당연히 좋다. 숨만 쉬어도 근육이 생긴다. (디시이용자 'ㅊㅊ')
아아아~ 그건 아니죠. 절대 아니에요. 뚱뚱한 사람도 얼마나 많은데요. 뚱뚱한 사람은 뚱뚱하고, 날씬한 사람 날씬하고, 몸매 좋은 사람은 몸매 좋고. 그런 사람은 헬스장 다니죠. 안 그러면 그 몸 절대 안 나와요. 저도 한국 와서 헬스장 열심히 다녀서 몸이 좋아졌어요. 예전에는 말랐죠.
-서강대 재학 중인 걸로 아는데 성적은 어떤가요? (웃음) (디시이용자 '일모도원')
그냥 그저 그랬어요. 가끔 잘 나오고, 가끔은 최악으로 나오고. 외국인 입장에서 사실 좋은 성적을 얻기가 힘들어요. 친구들 중에 저보고 '너는 그냥 패스 아냐?'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아니에요. 다른 학생들과 똑같아요. 또, 우리 학교가 빡세요. 워낙 사람들이 많고, 교수님도 잘하는 사람들 순서로 좋은 점수를 주니까 가끔 안 좋은 점수가 나올 수밖에 없죠. 외국인 친구 중 8학기 안에 졸업하는 친구들이 거의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대학원은요?
네. 진학할 거예요. 전공은 경제로 하려고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샘 해밍턴은 호주에서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샘 오취리 씨의 꿈은 뭔가요? (디시이용자 'ㅁㅁ')
저는 대통령 되는 게 꿈이라고 했었어요. 가나에 관심이 많다 보니까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한국에서 배웠던 것을 가지고 가나에 가서 제대로 일해보고 싶어요. 나중에 학교 지어서 사람들에게 무료로 교육을 받게 하고 싶어요. 가나는 아직 교육적으로 약한 편인 것 같아요. 시간을 들여 교육에 많이 투자하고 싶어요.
-바쁘신 중에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말 남겨주세요
실제로 마주한 샘 오취리는 TV 속 모습과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유쾌 그 자체다. 인터뷰하는 커피숍 테이블 옆에 앉아 있던 일본 대표 타쿠야가 일을 끝마치고 커피숍을 떠나자 '곤니치와', '오하이오'를 외치다가타쿠야에게"이럴 땐사요나라"라고 한 소리 듣기도 했고, 저 멀리서 중국대표 장위안이 보이자 "장! 니하오마!"라며 큰소리로 인사하기도 했다. 진지한 이야기를 하느라 분위기가 무거워지면 어느새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밝게 만들기도 하고. 유쾌한 DNA가 몸속에 있는 사람처럼, 그는 치아가 다 보이는 큰 미소로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아, 이게 샘 오취리가 사랑받는 이유구나, 뺏고 싶을 정도로 멋진 유쾌함이 더욱 빛을 발하기를 바란다.
사진 = K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