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人터뷰] '열혈사제' 음문석 "지금에 최선을 다하는 거죠"

  SBS 드라마 '열혈사제'는 신의 퀴즈, 굿닥터, 김과장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스타 작가로 떠오른 박재범 작가와 '펀치', '귓속말'을 연출한 이명우 PD의 만남으로 제작 전부터 드라마 팬들로부터 큰 기대를 받아왔던 드라마다. 거기에 흥행 보증수표인 김남길에게 '신부복'을 입힌다니. 말 그대로 '뜰' 요소는 모두 담아놓은 기대작이었다. 

  그리고 뚜껑을 열자 '우리가 만났는데 고작 그 정도 기대한 거야?'라고 이야기하듯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개성 넘치는 연출, 출연 배우들의 열혈 연기는 '열혈사제'를 방송 하루 만에 상반기 히트작 반열에 올려놓았다. 특히, 주조연 할 것 없이 등장인물 모두 자신만의 '캐릭터'가 부여되고, 배우들 역시 역할의 대소를 가리지 않고 연기에 몰두한 점은 드라마 성공의 큰 토대가 되었다. 덕분에 '열혈사제'는 대중들에게 꾸준히 자기 길을 열심히 걸어오던 여러 배우들을 소개해주는 스타 등용문이 되기도 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장룡' 역의 배우 음문석이다. 대범무역 황철범 대표의 부하이자 조직의 중간 보스인 장룡은 사실 등장 초반에는 시청자들에게 미움을 받았다. 타국에 와서 열심히 일하는 쏭삭을 볼 때마다 괴롭히고, 드라마 속 나쁜 일은 모두 장룡이 처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름 열심히 살려고 하는데 하는 일마다 되는 일은 없고, 자신보다 아래라고 생각하는 쏭삭에게 얻어맞고, 심지어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 폭풍 설사까지 하는 등 고난과 역경에 휘말리는 모습이 이어지자 그를 동정하는 시청자들도 하나둘씩 생겨났다. 거기에 "갱장히 우아한 몸동작이니께", "변신 중엔 공격하기 없슈" 등 재밌는 대사와 연기, 단발 헤어스타일에 원색 계열 정장 등 개성 넘치는 모습까지 더해지면서 '장룡'은 시간이 지나며 드라마 최고의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장룡'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 음문석 역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으며 새로운 '얼굴'로 주목받고 있다. 

<프로필> 

본 명 : 음문석

생년월일 : 1982년 12월 7일

데 뷔 : 2005년 1집 앨범 'SIC'


- 앨  범(솔로)

2005년 : 1집 SIC

2006년 : Today


- 앨  범(몬스터즈)

2012년 : Banana, Hang Over

2014년 : Allready Go Rady (얼레리꼴레리)

2015년 : 사랑 노래가 지겹다


- 드라마

2017년 : 귓속말(SBS)

2019년 : 열혈사제(SBS)

-영 화

2016년 : 아와어

2017년 : 공조, 미행

2018년 : 너의 결혼식


그외 다수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 혹시 디시인사이드 아세요?

 

 알죠. 어휴, 공신력 있는 사이트. 정말 여기가 마니아들이 많은, 공신력 있는 사이트라는 건 알고 있어요.

 

- '댄싱9'때 혹시 아신 건가요?

 

 아, 그때 이야기 듣긴 했었는데, 제대로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 '열혈사제' 갤러리요? 혹시 들어와 보셨어요?

 

 '열혈사제' 갤러리 검색어 치면 여기 나오잖아요? 들어가 봤죠. 글도 읽어봤어요.

 

- 혹시 기억에 남는 글 있으세요?

 

 잠깐만요. 음… 롱드 미쳐 이런 거밖에 없었는데. '롱드 ㅋㅋㅋㅋ', '롱드 미쳤네', '롱드 봤음?' 이런 게 많더라고요.

 

- 다들 외마디 비명만 지르시죠.

 

 으악! 이런 거. (웃음)

 

- 롱드라는 캐릭터는 섭외를 받으신 거죠? PD님이 직접 연락하셨다고 알고 있는데, PD님은 음문석 씨의 어떤 면을 보고 연락하셨을까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제가 처음 드라마를 했던 게 이명우 감독님의 '귓속말'이었어요. 그 작품에서 작은 역할이었어요. 김뢰하 선배님 '부하 4'로 시작을 했는데 회를 거듭할수록 3, 2, 1 하나씩 올라갔지요. 드라마는 어쨌든 대본을 계속 만들면서 진행하니까, 그런 식으로 제가 살아남더라고요. 마지막까지 어떻게 살아남았는데 감독님이 제가 촬영할 때 임하는 모습을 보고 흡족해하셨던 것 같아요. 이번에 '열혈사제' 할 때도 저한테 연락이 왔어요. 일단 미팅을 하러 갔죠. 처음 본 대사도 장룡 대사였어요. 쏭삭을 처음 만났을 때 대사였는데 '간장공장 공장장은 이거 해봐. 한국에서 돈 벌려면 이 정도는 해야 되지 않겄어?' 그게 들어있는 대본 한 페이지를 봤어요. 저는 이 드라마가 코미디인지 액션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 대본만 봤어요. 양아치이고, 건달 행동대장이라는 아이가 외국노동자를 괴롭히는 캐릭터다. 그런데 단발머리다.

 

- 단발머리도 지정해주신 건가요?

 

 네. 지정해 주셨어요. '알겠습니다' 하고 나오고, '수고해' 하고 끝났죠. 집에 가는데 뭔가 감독님께서 갈등하고 고민하시는 느낌이 있었어요. 이 작품 뭔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대문 가서 바로 단발 가발을 사 그거 쓰고 사진 찍어 바로 감독님께 보내드렸어요. 그랬더니 '어? 좋아'. 긍정적으로 'ㅋㅋㅋ' 웃으시면서 말씀하셨는데 그래도 안 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감독님과 함께 봤던 대사들에 감독님이 생각하셨던 장룡에 대한 이미지를 제가 기억했던 걸 가지고 각색을 해 영상을 하나 만들어 보내드렸어요.

- 그게 가로채널에 나왔던 거죠?

 

 네. 맞아요. 그러고 난 다음에 감독님 답변이 왔어요. 일주일 정도 지난 다음이었는데, '같이 가자' 하셨어요.  

 

- 그 일주일 동안 고민하신 것 같나요, 바빠서 연락을 못하신 것 같나요?

 

 고민도 하신 것 같고, 바쁘시기도 한 것 같아요. 그때가 프리 프로덕션 단계라서요. 다른 캐스팅이나 이런 부분들이 정리되는 지점이어서 정신없으셨을 거예요.

 

- 다른 배우가 장룡 역할로 경쟁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셨어요?

 

 아뇨. 거기까지는 제가 알 수 없었어요. 일단은 '가자' 한 다음에, 코미디물이고, 이런 캐릭터들이 나오는구나 알게 됐죠.

 

- 처음 본 대사가 쏭삭과 나누는 이야기였다면, 롱드라는 캐릭터는 '열혈사제'에서 무역회사 이야기보다는 쏭삭과의 관계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였을 수도 있겠네요.

 

 그렇죠. 아무래도 장룡이 제일 많이 붙는 씬이 쏭삭하고의 장면이라서요. 드라마 안에 작은 드라마? 그래서 (안)창환(쏭삭)이랑도 이런 이야기 많이 했어요. '너랑 나랑 어떻게 보면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씬들인데 중간중간 튀어나올 때가 있다, 작가님이 다 이유가 있는 거다, 감독님도 여기서 우리 둘이 뭔가를 하게끔 만들어 주신 거는 분명 이유가 있다. 어쨌든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은 주인공들과 주변 인물들이 열심히 끌고 가고 있는 이 '열혈사제' 안에서 환기나 중간 역할이다. 이걸 확실히 해줘야 한다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자주 만나 회의도 하고, 대화하고 그랬죠.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이건 어때? 저건 어때? 아이디어 서로 물어보고, 너와 내가 왜 만났지? 내가 너를 왜 괴롭힐까? 내가 너를 언제부터 때린 걸까? 이렇게 '왜'를 찾으면서 전사 작업을 많이 했었어요.

- 촬영 전부터 쏭삭 분과 만나신 건가요?

 

 네. 저희 전체 배우가 첫 리딩을 하기 전부터 벌써 한 예닐곱 번은 만났어요. 단합이 정말 좋았고, 저는 이번 드라마가 진짜 100회까지 갔으면 하는 생각이 있을 정도였어요. 모든 배우가 다 연기를 잘했고, 보통 3합이라 하잖아요? 저는 이번 작품에서 4합이라는 걸 처음 느껴봤어요. 스태프, 감독님 작가님 그리고 보시는 시청자분들까지요. 정말 소중한 기억이에요. 어느 정도냐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고 이야기하잖아요? '인캐'. 저는 인캐보다 '열혈사제'라는 작품을 만날 확률이 더 희박하다고 봐요. 제가 이 작품을 해서 정말 행복해요.

 

- 캐릭터 하나하나, 단역들 까지도 서사가 굉장히 잘 되어 있는 드라마였어요. 혹시 롱드는 작가님께서 이야기해준 설정이 있는지, 아니면 본인이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설정을 넣었는지 궁금해요.

 

 전체적인 틀은 작가님이 만들어주셨죠. 롱드의 전체적인 뼈대와 느낌은 다 주시고 그 안에 제가 살을 조금 더 입히죠. 사투리같은 경우는 제가 충청도 사투리를 쓰다보니까 제가 더 약간 디테일하게, 제 나이 또래에, 지금 상황에 맞는 충청도 사투리로 조금씩 뉘앙스를 추가해 느낌이 살았던 것 같아요.

 

- 충청도 사투리를 본인 아이디어로 넣었다고 다른 인터뷰에서 봤는데, 드라마를 보면 계속 롱드가 충청도 출신인 게 강조가 된단 말이에요. 그게 이미 있었던 설정인지, 아니면 충청도 사투리를 쓰기로 쓴 다음에 작가님께서 붙여준 설정인지 궁금해요.

 

 네, 맞아요. 그다음이죠. 그전에는 표준말이었는데, 저희가 촬영을 하면서 롱드는 충청도 사투리를 쓰기로 했어요. 그러자 작가님이 더 디테일하게 해 주셨죠. 부여 돌대가리 삼층석탑이라는 닉네임도 주시고. 이런 식으로 추가가 된 거죠.

 

- 부여에서 황사장 살려줬다고 나중에 대사에 나오잖아요. 원래 설정인 건지, 이후에 붙은 건지 궁금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작가님과 이야기를 했었어요. 철범이와의 관계도 물어보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캐릭터의 전사를 정확히 풀지 못하고 넘어가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있잖아요. 철범과 장룡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상황에서, 말 그대로 돌대가리 삼층석탑 깡다구 있는 롱드가 철범이를 위험한 상황에서 도와줬던 기억들 그런 것들을 그 전에도 말씀하셨지요.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어떻게 구해서 어떻게 서울에 올라왔는지까지는 그려지지 않았지만, 그런 마음속으로 제가, 그건 배우마다 각자 자기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서브 텍스트니까 그런 부분들은 제가 더 디테일하게 만들었어요. 골목에 몇십 명이 있고, 제가 우연히 지나가다가 보니까 그 양아치 같은 놈들 중 내가 싫어하는 놈이 몇명 껴 있는 거예요. '뭐 하는 거야' 하고 보는데 여럿이 한 명을 때리는 거죠. '창피하게 지금 한 명 가지고 뭐 하는 거야 잉? 아유' 하면서 자연스럽게 철범을 구해주는 저만의 디테일을 만들었어요. 그래야 제가 대사를 하거나 장면을 촬영할 때 생명력 있게, 이유가 있게 나오니까요. 그런 디테일을 많이 세웠던 것 같아요.

- 롱드, 쏭삭, 요한 삼총사 인기가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사람들은 저런 작은 역할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할까 의심하는데 엄청나게 노력을 하시네요.

 

 그럼요. 저희 이번 '열혈사제' 팀은 집요함의 끝이었어요. (김)남길이 형을 비롯해서 모두 다요. 분명 밖에서 봤을 때 이 작품은 코미디예요. 그런데 안에서는 어떤 정극보다 더 디테일하게 했어요. '왜 우리가 이럴까? 나는 이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아' 그러면 떨어질 때까지 이유를 찾고 납득을 하고. 배우들 모두가 집요했어요. 이번에 영화 하셨던 분들, 연극 하셨던 분들, 뮤지컬 하셨던 분들도 많았어요. 연기를 접하는 자세가 너무 진중하고 정말 깊이가 있어서 저 진짜 많이 배웠어요.

 

- 고준 씨는 연기 선생님이셨는데, 선생님과 같이 연기하는 기분은 어때요?

 

 그게 안 지 1, 2년이면 그럴 텐데, 거의 10년 가까이 형과 생활을 했어요. 그냥 친형이에요. 지나가다가 형의 숨소리만 들어도 기분을 알 정도로 서로 가까워요. 그래서 오히려 연기하는 데 너무 편했죠. 무의식에서 주는 편안함 있잖아요? 무의식에서도 기댈 수 있고, 제가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작품을 했죠. 저한테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형이에요.

 

- 드라마 캐스팅 확정된 다음에 연기하게 된 배우들 봤을 때 '이분하고 연기하다니' 하면서 놀랐던 배우가 계시다면요? (디시 이용자 'ㅇㅇ')

 

 다 놀랐어요. 저는 이번이 드라마 두 번째고요, 캐릭터 이름이 있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배우들과 대사를 주고받고 한다는 것도 처음이어서 저는 영광이었어요.

 

- 대본 리딩을 처음 했다고요?

 

 리딩도 리딩이고, 서로 만나서 씬 리허설을 하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영광이었어요. 기뻤죠. 너무 기뻤어요.

 

- 촬영이 지금 끝난 상황인데 롱드 사투리에서 자기 말투로 돌아오는데 어렵지는 않았나요?

 

 좀 많이 섞여있어요. 제가 충청도 출신이지만 그래도 서울에서 산 시간이 많잖아요? 처음엔 제가 헷갈리고 그래서 충청도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사투리 공부 따로 했어요. 끝나고 난 다음에도 뉘앙스나 이런 것들이 좀 남아 있어서 다른 작품 미팅을 하러 가서도 자꾸 충청도 말투가 나오더라고요. 서울말 쓰는데도요. 약간 억양이 남아 있어요. '너 학교에서 시험 어떻게 봤어?' 이렇게 물어보는 건데도 '너 시험 어떻게 된겨, 잉?' 이런 것들이 자꾸 나와요. 입버릇이 되니까 무섭구나 그런 걸 느꼈어요.

 

- 개인적인 건데 롱드가 독특했던 게 과거 드라마는 조폭들이 남부지방 사투리를 썼는데 충청도 사투리로 표현하는 게 굉장히 신선했어요. 그런 면에서 살짝 걱정은 안 되셨나요?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연기가 부족하면 사투리가 아니라 그냥 무슨 말을 해도 문제가 되는 거예요. 이 안에서 그냥 나는 장룡으로만 존재하자, 이 상황에서 맞는 거만 하자 그랬어요. 이게 코미디지만 저는 그 안에서 단 한 번도 웃은 적이 없어요. '레디, 액션' 나오고 난 다음에요. 저는 절대 코미디를 안 했어요. 절대 웃지 않았고요. 모든 배우가 똑같았어요. 웃기려고 하지 않았고, 난 심각한 상황이었어요. 상황이 재밌었던 거지, 롱드라는 캐릭터를 가만히 보면 비운의 사나이예요. 자기가 살고 싶었던 삶은 단 한번도 살지 못했고, 남이 시키는 것만 하다가 결국엔 감방까지 들어가는 캐릭터란 말이에요. 얼마나 불쌍해요. 심지어 인정도 못 받았어요. 맞고 다녔고요. 그래서 저는 롱드 생각하면 슬퍼요.

 

- 안 그래도 롱드 되게 불쌍하다, 후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더러운 일 다 롱드에게 시킨다 이렇게 분석하신 글을 봤어요. 이게 맞는 것 같다 느낌이 들었어요. 혹시 본인도 그런 생각 했나요?

 

 그럼요. 그래서 갈등도 되게 많았어요.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지. 롱드라는 아이 자체가 결핍도 많고, 외로움도 많고, 트라우마도 많고, 자격지심 여러 가지 복합적인 정신적 괴로움이 많은 친구예요. 쏭삭을 왜 때릴까, 쏭삭을 이유 없이 때리진 않았을 거예요. 제가 생각했을 때 쏭삭을 때렸던 이유도 쏭삭에게서 장룡의 모습을 봤던 것 같아요. 연약하고, 불쌍하고, 외롭고. 장룡이 또 다른 장룡, 가면에 감춰진 장룡의 모습을 쏭삭에게서 본 거죠. 쏭삭을 때린 게 아니라 장룡을 때린 느낌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연기를 할 때만큼은요.

  그렇게 살다가 마지막 교도소 신에서 유일하게, 처음으로 롱드가 모든 가면을 내려놓고 말한 게 '와줘서 고마워 친구야' 이 한마디에요. 그 전까지는 항상 거짓말을 하고, 사람들에게 있는 척, 뭐 하는 척만 했었는데,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쏭삭이 어느날 면회를 와서 나를 언제든지 받아준다는 말을 한 거예요. 나는 이 놈을 5년 동안 괴롭혔고, 나같은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보다 나은 놈이라는 것을 그때 인정한 거죠.



- 5년 동안 괴롭힌 건가요?

 

 아, 그건 쏭삭과 이야기한 거예요. 내가 언제부터 너를 만났을까. 면회 때 그때 유일하게 장룡이 처음 무너진 거예요. 항상 가리고 있던 거가.  

 

- 감빵 장면에서 울었다는 시청자가 좀 있었어요. 연기하면서도 조금 울컥 했을 것 같아요.

 

 그때 컷 하고 난 다음에 엄청 많이 울었어요. 그게 롱드의 마지막 촬영이었어요. 원래는 그게 슬픈 씬이 아니었어요. 밝게 웃으면서 지나가는 씬이었는데, 거기서 뭐라고 해야 할까… 슬펐던 이유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장룡은 쏭삭을 '또 다른 나'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나보다 나은 놈이었고, 이걸 내가 인정했을 때 그때부터 내가 무너지면서 이제는 '척'을 안 하게 된 거예요. 온전히 쏭삭으로만 보게 된 거죠. 쏭삭이 나한테 '네가 힘이 들 때 언제든 나한테 와' 이 이야기를 했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눈물이 날 것 같은데 눈물을 못 보여주겠는 거예요. 그래서 그 장면 보면 손이 올라갔다가 내려가요. 원래 눈물이 떨어질 것 같아서 닦으려고 손을 올렸는데, 그 모습을 못 보여주겠더라고요. 미안해서. 얘가 나 우는 걸 보면 마음이 아프겠지? 내가 무너지고 나니까 이타심이라는 게 생기는 거예요. 얘가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슬프게 있는 걸 보면 슬프겠지? 이 생각을 한 거죠.
 


 원래 '와줘서 고마워 친구야' 하는 대사가 없었어요. 그런데 그 연기를 할 때 감독님한테 말씀드렸죠. 저 쏭삭한테 와줘서 고맙다고 해주고 싶다고요. 감독님이 '해보자' 하셨어요. 쏭삭이 '내 친구 롱드!' 밝게 말하며 '나 간다!' 그렇게 말하고 일어나서 가는데 이 생각이 드는 거예요. 지금 얘가 분명 혼자 오토바이 타고 왔겠지? 되게 멀리 왔겠지? 또 가겠지? 얼마나 온 거야, 오토바이 타고 못 올 거리인데. 얘가 차도 없는데. 이런 오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뭔가 어떤 선물을 주고 싶은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교도소에 갇혀 있는 내가 얘한테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요. 내 안에 있는 진심, 고마움. 와줘서 고마워 이거뿐이죠. 단 한 번도 인정 안 했거든요. '내가 왜 네 친구야, 사람 쪽팔리게' 그러면서 항상 튕겨내고, 무시했던 아이한테 내가 유일하게 줄 수 있는 선물은 좋은 말, 내 안에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이었어요. 그래서 그 마지막 말하고 컷 하고 난 다음에는 촬영도 마지막이기도 했고, 그 상황도 좀 슬프기도 했고 복합적이었어요. 실제 이입이 많이 됐던 작품 중에 하나예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도 그 장면이시겠네요. 가장 기억에 남는 애드리브도요. (디시 이용자 'ㅇㅇ')

 

 네. 저는 그 마지막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 그거 외에 애드리브로 만들어낸 장면이나 대사가 있으시다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중간중간 조금씩 되게 많아서요. 왕맛 푸드에서 교도소로 잡혀 들어갔을 때 이야기한 거, 그건 통으로 애드리브이에요. 카메라가 머리부터 쫙 지나가는 거예요. 옆방에 왕맛 푸드 사람들이 있고, 거기서 '내가 말여, 야 인마 키좀 줘봐. 짜장면 시켜주던지 배고파 죽겠는데, 우리가 말여 충남의 배고파요. 꺄아아' 그거요. 카메라가 지나갈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거죠. 그리고 '내가 가해자여. 아니 피해자여' 이 대사 원래는 '우리가 피해자야!' 이거인데, 장룡이라면 실수할 것 같은데? 싶었어요. 저 어릴 때 가해자랑 피해자랑 헷갈렸거든요. 가해자가 나쁜 거야, 피해자가 나쁜 거야, 학교 다닐 때 헷갈린다 그랬던 기억이 나서 '우리는 가해자여~' 했죠. 내 입으로 가해자라고 하면 재밌을 것 같아서 애드리브로 했더니 재밌다고, 그거 하라고 하셨죠. 그렇게 짧게 많아요. 쏭삭이 저한테 결투 신청했을 때. '따라 나와 롱드 새끼야' 하고 나갔을 때도 제가 '이거 뭐 청소년 드라마 같은 상황은 뭐여, 반올림이여?' 이랬는데, 이것도 저 어릴 때 청소년 드라마 하면 '반올림'이 기억나서 '반올림이여?' 하고 나간 거죠. 중간중간 작가님의 틀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금씩 재밌게 많이 했던 것 같아요.

- 만약 스핀오프 작품이 나온다면 어떤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한참 고민한다)

 

- 본인 거 아니에요?

 

 아까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었어요. 롱드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냐. 그런데 작가님이 글이라는 어떤 상상력을 만들어내고, 감독님이 그 글을 가지고 배우가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을 때 배우는 그 안에서, 차려진 상황 안에서 창의력과 배우만의 느낌을 넣고, 그렇게 작품이라는 게 만들어지잖아요. 저는 제일 재밌는 게 그거예요. 내가 뭐를 해야겠다 해서 이걸 찾아다니는 게 아니라 작가님과 감독님이 상상력으로 어떤 공간을 만들어줬을 때 배우가 그 안에서 그걸 해결해 나가는 게 진짜 배우들이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떤 거든 상관없어요.

 

- 시즌2가 나온다고 했는데 과연 롱드는 시즌2에서 어떤 사람이 될까요?

 

 그거 역시 똑같아요. 이것도 똑같은 맥락의 이야기인데, 작가님이 어쨌든 저에게 숨을 넣어주실 거잖아요. 모든 포지션에는 전문가가 있다고 생각해요. 글을 잘 쓰시기 때문에 작가님이시고, 연출을 잘하시기 때문에 감독님이신 거고, 배우들은 연기를 하기 때문에 배우인 거고. 그건 침범할 수 없는 포지션이에요. 그래서 정말 글을 잘 쓰시는 작가님이 그 글을 연출을 잘하시는 감독님께 드리고, 이후 배우들에게 넘어왔을 때. 그게 제일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의 롱드도 만들어졌다고 생각하고요.

 

-  시청자 분들 이야기로는 롱드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게 김해일 신부와 카포에라 맞짱 뜰때였대요. 그때 느낌이 오셨나요? 아 이거 방송 나가면 나한테 사람들이 관심을 주지 않을까? (디시 이용자 'ㅇㅇ')

 

 그런 생각은 단 한 번도 안 했어요. 그냥 이 안에서 장룡이 이런 미친 짓거리를 하는 이유에 대한 생각만 계속했던 것 같아요. 아 이건 터지겠다 이런 것들은 다른 포지션의 분들이 생각하실 수 있어요. 제작하시는 분들이나 모니터 하시는 분들. 편집하시는 분들이나. 그런데 배우는 이 연기로 터트리겠다 생각하는 순간 연기가 산으로 간다고 생각해요. 그 상황에 가장 이질감 없게, 그걸 할 수밖에 없는 걸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지 '이건 사람들이 좋아하겠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캐릭터에 집중도 못하고요.

 

- 제가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게 휴일에 TV를 보다가 '열혈사제' 재방송을 봤는데 설사화 장면이 나오는 순간 너무 웃긴 거예요. 그때부터 바로 1편부터 보기 시작했거든요. 그때 제가 느낀 게 저거 배우가 오버하는 순간 장면 망치는데, 오버 안 하고 절제하면서 연기 잘한다, 이거였어요. 그 장면이 제일 고민 많았을 것 같아요.

 

 오히려 제일 심플했어요. 그냥 아픈 거니까요. 그리고 제가 장룡에게 상황들을 많이 줬어요. 너 지금 똥 싸면 죽어, 철범이도 있고, 다른 사람도 있고. 참어, 어떻게든 참어. 최대한 참어. 그러다 감독님이 지금 싸! 하셨죠. 참참참 못 참겠다아아아~ 했어요. 오로지 목적은 이거였어요. 배가 찢어질 듯이 아프다. 그런데 거기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아픈 척을 한다거나 내가 지금 똥을 싸는 척! 그런 척을 했다면 말씀하셨던것처럼 투머치 하거나 불편하게 다가갔을 거예요. 그 안에서 그냥 '어떡하냐' 그냥 그것만 계속 집중했던 것 같아요.
 


- 그 장면으로 사람들이 너무….


 똥드라고 하시더라고요.

 

- 롱드가 좋아요, 똥드가 좋아요?

 

 다 좋아요. (웃음)

 

- 인터뷰를 보니까 감수성이 예민하신 듯한데, 뉴스 인터뷰에서 약간 울컥하시더라고요. 원래 감수성이 예민하세요?

 

 약간 예민한 것도 있고요, 엉뚱하게 되게 슬플 때가 많아요.

 

- 엉뚱하게 슬픈 게 뭔가요? (웃음)

 

 제가 서울에서 22년 동안 살면서 되게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지금 기자님과 대화하다 보면 중간에 제가 겪었던 일들이 떠올라요. 사람의 추억이란 게, 지나간 추억은 영상이 아니라 스틸로 저장되잖아요. 내가 힘들었을 때 그런 이미지들, 내가 뭐했을 때 이미지들이 대화하다 보면 딱 하나로 겹칠 때가 있어요. 생뚱맞게 갑자기. 그때 정서가 같이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많이 있다 보니까 약간 좀 마음이 찡해요.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었어요. 음문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때도 제가 이야기한 게 좀 쉬어라. 지금 해주고 싶은 말, 좀 쉬어라. 지금 너무 많이 달려왔고, 힘들게 달려왔어요. '여유 가져도 돼', '약간 쉬어도 돼', '너 쉴 자격 있어' 전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거죠.

 

- 정말 열심히 살아오신 것 같더라고요. 노래도 하시고, 춤도 추시고, 연기도 하시고. 그런데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어느 하나 잘 풀리진 않았어요.

 

 그렇죠.

 

- 다 놓고 이쪽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겠다 하는 생각을 하셨을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은 안 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거 계속하고 싶다, 좋아하니까.

 

-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좋아하지 않는 걸 하는 것보다 몇십배는 더 힘들죠.

 

 그렇죠. 그런데 제가 단순해요. 좀 멍청해서. (웃음) 제가 회복력이 좋은 편이에요. 항상 자신이 있어요. 그래서 내가 남에게 피해 준 거 없잖아. 내 인생인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 인생 하루하루 사는 거지. 전 항상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누군가 그래요. 요즘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며칠 동안 자고 그랬다고요.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살면 망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그런 이야기 들을 때마다 그래요. '그게 왜 망하는 거야? 너 더 자. 한 달 동안 자. 두 달 동안 자도 돼. 그리고 일 안 하고 일 년 동안 놀아도 돼. 그게 너의 삶 아니야?' 저도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이야기해줘요. '그게 왜 게으른 거야?' 

 제일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명언 이야기하는 거예요. 명언, 좋은 말이죠. 좋은 말인 건 알지만 그건 그 사람의 인생이었기에 가능했던 거고요, 그분의 삶과 그분이 살던 시대와 그분의 생김새, 말투, 가지고 있는 능력치 때문에 그게 먹힌 거죠. 결국엔 다 똑같은 말 같은 거예요. 장인이 돼라? 무슨 장인이요? 전 여러 가지를 했잖아요. 그런데 저보고 하나만 하래요. 그래서 '뭐를 해요?' 물으니 하나만 하래요. 하나에 집중해서 그거 하나만 해. 통계를 보면 10년 동안 하나를 하면 그 분야의 장인이 된다고 하는데 그 기준은 누가 세운 거고, 10년 한다고 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1년을 해서 되는 사람이 있고, 100년을 해도 안 되는 사람이 있을 텐데.
 

 저는 틀에 얽매여있는 걸 싫어해요. 그래서 전 심플해요.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거, 제가 지금 인터뷰를 하고 있는 것처럼 제가 지금 하고 싶은 거, 내일 내가 하고 싶은 거를 하면 돼요. 저희 누나가 그러더라고요. 너 요즘 기쁘지 않니? 일이 잘 되고 있어서. 그런데 제가 오랫동안 이 일을 하면서, 이 일을 거쳐오면서 수많은 나이테와 주름들이 생겼어요. 아직 어르신들이 보기에 저는 너무 어리고,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한데, 서른여덟 지금 제 나이에서 제가 느끼는 감정은 내일 당장 구두닦이를 해도 저는 똑같아요. 행복하고, 지금 이거에 최선을 다 하는 거고요.
 

 누군가 묻더라고요. '음문석 씨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세요?'라고. 내가 배우를 택한 게 아니라 저는 방금 저에 대해 말씀해주신 것처럼 춤도 추시고, 노래도 하시고,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이런 식으로 누군가 저의 흔적을 말해줄 수 있다면, 그게 정말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이 아닐까요? 제가 가고 싶은 길은 소망인 거고, 누군가 음문석을 봤을 때 '얘는 이렇게 해서 이런 아이가 됐어, 얘는 이런 아이야'라고 설명할 수 있는 거. 저는 앞으로도 그렇게 나의 인생을 살고 싶어요. 하루하루. 오늘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요.

 

-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는데, 사람은 좌우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그래도 앞을 향해 간다.

 

 맞아요. 그런 것 같아요. 이건 제가 항상 표현하는 건데, 더디더라도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눈으로 봤을 때는 평지이고, 책상인데 붓을 올려놓으면 한쪽으로 굴러가잖아요? 저는 항상 그렇게 성장하고 싶고, 급하지 않고 천천히, 항상 성장하고 싶어요. 아까 말씀하셨듯 앞으로 배우의 방향성이나 이런 부분에서도 천천히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해나가고 싶어요.

 

- 롱드를 하면서 이 부분에서 내가 성장했다 싶은 게 있다면요?

 

 이타심이요. 남을 생각하는 마음을 더 많이 느꼈죠. 제가 이 작품을 하면서 장룡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노력을 되게 많이 했어요. 음문석이 바라보는 세상과 장룡이 바라보는 세상은 다를 거라고 생각했어요. 장룡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면서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게 꽉 막힌, 항상 감추고 사는 장룡으로 그렇게 6개월을 보내왔잖아요. 그러다 마지막 교도소 씬에서 진짜 무너졌어요. 아, 무너지는 느낌이 이런 느낌이구나. 주체할 수가 없는 거예요. 예전에는 무너진다는 말의 느낌을 잘 실감 못했었는데 진짜 벽돌이 후두두 무너지듯이 진짜 확 무너졌고, 그러면서 내가 사람들을 봐왔던 시선들이 생각나 너무 미안한 거예요. 저는 그걸 제일 크게 느꼈어요. 다른 이의 입장에서 내가 생각을 더 하면서 살아야겠구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는 너무 형편이 없구나, 이런 것을 좀 많이 느꼈어요.

 롱드를 하면서 또 성장한 게 있다면, 배우로서 한 인물을 이렇게 집요하게 하니까 '아, 진짜 내가 누군지 헷갈리는 느낌이 이런 느낌이구나' 그걸 경험했다는 것도 저는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롱드만 생각하면 슬퍼요. 누가 보면 코미디 빅리그에 나오는 그런 캐릭터 같지만, 저는 극 안에서 했던 롱드만 생각하면 슬퍼요. 이런 생각도 갖는다는 게 제가 좀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거죠. 한 인물에 빠져서 마지막까지 와본 게 처음이라서 그런 부분들, 배우로서 경험해야 해야 될 것들을 이번에 제대로 경험했구나. 그런 걸 느꼈죠.

 

- 섭섭하진 않으세요? 사람들이 나를 뒤늦게 알아준 거에 대해서.

 아뇨. 당연한 건데요. 저는 없어요. 저는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너무 좋던데. 입장의 차이죠. (웃음) 저는 처음부터 누가 알아봐 주기를 바라지 않았어요. 씬들이 조금씩 늘어나서 저는 그게 더 좋았지 누가 많이 알아줘서, 뒤늦게 알아줘서 서운하거나 좋거나 하는 건 전혀 없었어요. 그런 부분들, 배우로서 경험해야해야 될 것들을 이번에 제대로 경험했구나. 그런 걸 느꼈죠.

 

- 요즘 인기 많잖아요. 이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는 롱드와 송싹이라고.

 

 저는 일단은 너무 좋아요. 그런 말씀 해주시면요. 어쨌든 입에 오르고 내리고 하는 게 욕이 아닌 게 어디예요.

 

- 마지막에 아가롱드로 변신한 승아, 혹시 본인이 뭔가 가르쳐준게 있나요? (디시 이용자 'ㅇㅇ')

 

승아한테 어느 날 전화가 왔어요. '오빠, 나 마지막에 오빠 느낌으로 하려고 하는데 옷 좀 빌려줘' 그러는 거예요. '어 그래 빌려가' 했죠. 저 뭔지도 몰랐어요. 그거 제 옷이에요. 제 옷을 준 거예요. 목걸이, 가발 이거부터 싹 승아한테 줬어요. 승아가 찍고 난 다음에 사진을 찍어 보냈는데 저 자다가 잠결에 깜짝 놀랐어요. 저인 줄 알고. (웃음)

 

- 동작까지 똑같이 따라 했죠

 

 네. 그래서 너무 귀엽더라고요. 승아가 '잘 봐 굉장히 우아한 몸동작이니께' 이걸 사투리 충청도 버전으로 보내달라고 해서 제가 다섯 가지 버전으로 보내줬어요. 잘 봐~, 잘 봐! 잘~봐~앙 이렇게 다섯 가지 버전으로 해서 보내줬죠. 마지막에 잘해줘서 너무 웃겼어요.

 

- 솔직히 잠깐 나오는 장면이라 본인이 알아서 할 수도 있는데 그걸 직접 물어보고 하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저희 배우들, '열혈사제' 나왔던 모든 배우들이 다 이래요. 진짜 집요해요. 저는 이 작품이 그래서 잘 된 거라고 생각해요. 모든 배우들이 모든 역할을 사랑했고, 집요하게 했기 때문에 지금 '열혈사제'가 이만큼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 거고, 감독님도 집요하게 이 작품을 하셨어요. 잠도 거의 못 주무셨어요. 거의 쉬는 날이 없으셨어요. 촬영도 해야 하고, 편집도 해야 하시고. 연출도 해야 하시고. '아니, 캡틴 잠 안 주무세요? 지금 일주일째 안 주무시는 것 같은데?' 제가 이렇게 말할 정도로 정말 모든 분들이 열심히 자기 포지션에서 해주셨어요. 작가님도 계속 글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도 짜임새 있게, 모든 캐릭터를 다 살려주셔서 쓰시는 것도 대단하고. 저는 너무 놀랍죠.

-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 드라마에서 네가 원하는 캐릭터 선택해' 해도 롱드 선택하시겠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저는 끝까지 장룡으로 마무리짓고 싶어요. 내 새끼를 버리면 안 되죠. 더 먹여주고 키워줘야죠.

 

- 작품을 굉장히 많이 하셨는데, 이 역할은 정말 내가 단역이고 스쳐가는 모습으로 나오지만 사람들이 봐줬으면 한다 하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다 아쉬워서… 저는 제 연기 보면 항상 아쉬워요. 보여드리고 싶은 건 없어요.

 

- 뭘 그리 아쉬워하시나요. (웃음) 스승님이 이번엔 칭찬 좀 하셨나요?

 

 고준 형도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죠.

 

-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이 있다면요?

 

 네가 어쨌든 이 안에서 장룡이라는 역할을 정말 잘한 거다. 잘 했다.

 

- 그분도 대박 나셔서 지금 바쁘시죠?

 

 네. 다 바빠요. '열혈사제' 모든 배우들 다 바쁘세요.

 

- 시즌 2 찍으려면 한참 걸리는 거 아니에요?

 

 아유~ 저희는 단합력이 예술이에요. 모여 그러면 다 모이는 거예요. 하하하. 알겠습니다! 이렇게. 오션스 일레븐처럼 호출 오면 '오~' 하고 바로바로.

 

- 소속 그룹이 몬스터즈라고 하는데 그건 활동 언제쯤 하시나요?

 

 활동 예정은 없어요. 원래 형들하고 프로젝트로 한 앨범이어서…저희가 이제 춤추기 힘들어요. (웃음) 나중에 음악적으로 작업을 하면 OST 한 번 참여해보고 싶어요.

- 가수 활동은 안 하시려고요? (디시 이용자 'ㅇㅇ')

 

 네. 그런데 몰라요. 내일 하고 싶으면 하는 거죠. 춤추고 싶으면 추는 거고요. 아직 다 열려있어요. 어떤 거 안 해. 이런 적이 없어서요.

 

- 원래 하키선수 출신이라면서요.

 

 중학교 때요. 필드하키.

 

- 왜 그만두셨어요?

 

 비인기 종목이라고 큰누나가 하지 말라고 했어요. 저보다 여섯살 많으세요.

 

- 누나가 두 분 정도 되시나 봐요.

 

 두 명이요.

 

- 막내아들?

 

 네. 막내예요.

 

- 그러면 오히려 부모님이 엄청 기대하시고 했었을 텐데.

 

 그렇죠. 말씀은 안 하셨지만. 제가 3대 독자거든요. 그때 하키 그만 하고 춤바람이 났어요. 누나가 그랬어요. 차라리 하키계속 시킬 걸. 제가 춤 춘다고 했을 때 그랬죠. 하하하.

 

- 춤은 어떻게 시작했어요?

 

 충남에 4.28 행사가 있어요. 4월 28일 충무공 이순신 탄신일에 열리는 행사인데, 그때 댄스팀 형들이 춤추는 거 보고 시작을 했죠.

- 요즘 유튜브 많이 하는데 하실 생각은 없으세요?

 

 그런 영상들, 콘텐츠 만드는 거 좋아해서 춤추는 영상 이런 것들은 지금 유튜브로 하나 하고 있는 게 있어요.

 

- 단편영화 '아와어' 보다가 좀 놀랐던게 '편집 음문석'이라고 쓰여있더라고요. 편집도 하세요?

 

 프리부터 퍼스트까지 혼자 다 해요.

 

- 재능이 정말 엄청나시네요.

 

 아유, 공부했죠. 연기는 뒤늦게 했어요. 제가 공조부터 상업영화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전까지는 제가 편집, 촬영, 조명, 시나리오서부터 제작 파트, 촬영 파트, 연출 파트 이런 파트들을 하나씩 다 해봤어요. 그렇게 하면서 전반적인 영상 콘텐츠 공부를 꾸준히 했었어요. 제가 프로페셔널하게 하는 건 아니지만, 배우로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는 다 공부했어요.

 

- 꾸준하게 단편영화 제작 계획하실 거예요?

 

 네. 앞으로도 계속할 거예요. 지금 시나리오 쓰는 것도 있고요, 제가 이번에 쓰고 있는 게 춤 소재의 영화예요. 젊은이들의 현실과 이상, 꿈에 대한 갈등 내용인데, 제가 시간이 좀…. 원래 A플랜이 '열혈사제' 끝나고 이거 바로 연출하는 거였어요. 제가 주인공을 할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잘 되어서 B플랜으로 바뀌었어요. 단편영화는 3, 4일이면 끝나는 거라서 시간 될 때 촬영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 음문석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음문석은 퀘스쳔이에요. 어떻게 성장할지 모르겠고,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어요. 전 항상 저를 그렇게 정의해요.



-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말 남겨주세요.

 

  음문석과의 인터뷰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장룡'과 다르게 진중하고,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인 것에서 한 번 놀라고, 이름 있는 배역이 이번이 처음이었다는 것에서 다시 놀라고, 역할을 얻기 위해 노력한 것에서 재차 놀라고, 배역의 빈 공간을 이렇게 꼼꼼히 채워넣었다는 점에서 또 놀랐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것은 매 순간 치열하게 살면서도 인생의 즐거움을 절대 잊지 않는 그의 태도였다. 

  그는 이 일을 거쳐오면서 수 많은 나이테가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계절별로 나무의 성장 속도가 다르기에 생기는 나이테처럼, 그도 인생 안에서 다양한 성장 속도를 겪으며 자신만의 나이테를 만들어냈다. 나이테는 최선을 다해 성장해온 자신을 증명하는 것이다. 음문석의 나이테를 대중들이 이제 확인하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대중들이 주는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더욱 단단한 나무로 자라나기를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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