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人터뷰] 사랑둥이 수현에서 루리로 "이제 팬들 가까이 있을게요"

  연예인 지망생 101명을 모아 서바이벌을 한다는 Mnet '프로듀스 101'은 베일 속에 감춰진 연예기획사 소속 연습생들을 전면에 오픈시키고, 이들의 꾸며지지 않은 모습과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덕분에 아직 데뷔하지 않았음에도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많은 인기를 구가하는 대형 연습생을 여럿 배출해냈는데, 그중 한 명이 이수현이다. 

  청순한 외모와 정반대 되는 털털한 성격으로 '푼수현'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사랑받았던 이수현은 최종 순위 13위로 11명의 데뷔 멤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탈락 연습생들과 'I.B.I'라는, 팬들이 만들어준 그룹으로 짧게나마 활동했고, 방송 활동도 연이어 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여줬다. 이수현의 데뷔는 눈 앞으로 다가온 듯 보였다. 

  그러나, 그는 계속 연습생이었다. 소속사를 옮겨 이듬해 5인조 걸그룹 데뷔 직전까지 갔지만 그 그룹은 끝끝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다. 종종 전해지는 근황을 통해 이수현이 가수 데뷔를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여전히 그의 모습은 TV에서 볼 수 없었다. 

  그렇게 2년 후, 팬들도 이수현의 데뷔에 희망을 잃어갈 즈음 인 2019년 10월, 이수현은 '루리'라는 이름으로 솔로 가수가 되어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 단순히 활동명을 바꾼 것이 아닌, 자신의 이름을 이루리로 개명하고 '푼수현'의 모습은 잊힐 정도로 강렬한 붉은색 루리가 되었다. 

 


<프로필>

이 름 : 이루리

생년월일 : 1996년 9월 5일

데 뷔 : 2019년 디지털 싱글 '쉿(Blah Blah)

- 음 반

2016년 : I.B.I 디지털 싱글 '몰래몰래'

2019년 : 디지털 싱글 '쉿(Blah Blah)'

- 방 송

2016년 : 프로듀스 101 시즌1 (Mnet)

2017년 : 스트레스 제로구역 날려버려(투니버스)



- 안녕하세요. 디시인사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 제가 루리 씨 프듀1때부터 인터뷰 컨택했어요.

 

 와, 정말요? 드디어 하네요!

 

- 네. 사실 90%까지 확정됐다가 무산되어서 많이 아쉬웠죠. 언제 데뷔하나 기다렸어요.

 

 정말요? 감사합니다.

 

- 데뷔가 너무 오래 걸렸어요.

 

 맞아요. 그런데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I.B.I (아이비아이) 활동을 했잖아요? 그런 것들이 연습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오래 걸렸다는 생각도 하지 않아요. 그저 '연습생 생활이 좀 길었다' 이렇게 생각해요.

 

- 연습생 기간이 지금 최소 4년이었어요. 나름 초초했을 것 같아요.

 

 그렇죠. 아무래도 제가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를 해서 연습생 친구들도 많이 알게 되었잖아요. 그 친구들은 금방 화면에 나오고, 활동을 꾸준히 하고. 그 모습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 데뷔 날짜 정해졌을 때 행복했겠네요.

 

 못 믿었어요. 항상 안 됐고, 엎어진 경우도 있었으니까. 무대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전혀 믿음이 안 갔어요. 언제든 엎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 무대 올라가서도 안 믿기셨나요? (웃음)

 

 무대 올라갔을 때는 너무 떨렸어요. 게다가 혼자 해야 하니까 정신이 없는 거예요. 카메라도 계속 혼자서 찾아야 하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I.B.I 때는 카메라 리허설을 하면 제가 언제, 어떤 카메라에서 잡히는지 알게 되기에 그때만 집중하면 되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카메라를 모두 찾아가며 무대를 해야 하니 정신이 없어서 눈물 흘릴 시간도 없었어요.

 

- 그룹 데뷔가 무산되었기에 사람들은 당연히 '루리는 아이돌 그룹으로 나오겠지' 했는데 솔로로 나왔어요.

 

 옛날에 이런 글을 봤었어요. 저는 그룹에 최적화된 멤버라고. 저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고,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솔로보다는 그룹을 하고 싶었어요. 그룹의 일원이 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않게 좋은 기회가 생겨서 솔로 아티스트로 데뷔하게 되었어요.

 

- 솔로 많이 힘들죠?

 

 힘든 점도 많은데 좋은 점도 많은 것 같아요. 힘든 점이 있다면 부담스러운 것? 혼자서 해야 하는데 또 잘 해내야 하니까요. 혼자서 무대를 채워야 하는 것이 그렇고, 외로운 것. 이런 것들이 있네요. 그룹의 장점은 멤버들이 의기투합해 무대를 만들어나가는 것 같아요. 솔로는 나만 잘하면 되어요. 주변에서 도와주는 것은 그룹이나 솔로나 똑같은데 솔로는 제가 잘하면 아무런 문제 될 게 없어요. 그런데 그룹은 각각의 멤버가 다 잘해야 하고, 서로 뜻도 맞아야 해요.

 

- 솔로는 '잘해야 한다'에 선이 없어요. 스트레스 있을 것 같아요.

 

 그렇죠. 하지만 저는 항상 이런 생각을 했어요. 무언가를 할 때 저 스스로를 완벽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그룹을 할 때나 솔로일 때나. 저한테는 둘다 똑같아요.

 

- 정말 살을 많이 빼고 나왔다는 댓글이 많아요.

 

 맞아요! 그리고 댓글을 봤는데, 저보고 얼굴 많이 변했다고, 성형수술했다고 하시더라고요? 하하하. 얼굴 이상해졌다고도 하시는 거예요.

 

- 아니 누가 그래요. (웃음)

 

 그거 보고 너무 억울한 거예요. 옛날에는 살쪘다고 뭐라고 하시더니 살 빼니까 또 뭐라고 하시고.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뭐라고 하고. 하하하. 맞아요. 감량을 좀 많이 했어요. 적어도 8kg 정도는 뺀 것 같아요.

 

- 그 몸에서 8kg를 뺐다고요?

 

 그게 참… 그룹이면 시선 분산이 되는데 (웃음) 솔로라면 모든 걸 혼자 다 보여드려야 해요. 춤선이나 스타일 모든 걸 혼자 다 해야 하기에 변화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 콘셉트도 걸 크러쉬라 변화가 필요했을 것 같긴 해요.

 

 맞아요. 옷도 타이트하기도 하고, '저, 예전에는 미완성된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아티스트로서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이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 그래도 여전히 푼수현이라고 불리는데, 계속 불러도 돼요? (디시 이용자 'ㅇㅇ')

 

 어머! 그럼요. 하하하. 저 솔직히 '내가 잘못 생각했나?' 싶었어요. 사람들은 저를 기억을 못 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예전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더라고요. 지금의 모습 보다요. (웃음)

 

- 루리 씨는 프듀1 시절부터 코어팬들이 많았어요.

 

 코어팬이 뭐예요?

 

- '외부의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이 스타를 믿고 좋아하겠다' 이런 마음을 가진 팬들을 코어팬이라고 해요.

 

 와, 그분들이 지금 많이 계세요?

 

- 갤러리 보면 여전히 활동하시는 분 많아요.

 

 정말 다행이에요. 오디션 프로그램 끝난 직후에는 저도 '와, 내가 이렇게 인기가 많다고? 내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 생각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어요. 믿음이 안 갈 정도로요. 길 걸어가도 절 붙잡으시고는 제 사진 깔아놓은 핸드폰 배경화면 보여주는 분도 계셨어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당연히 제가 잊힐 거라고 생각했어요.

 

- 그래도 여전히 기다려주시는 팬들이 많지요.

 

 네네. 이번에 활동하면서 오랜 시간 봤던 팬들, 얼굴과 이름을 외우던 팬 분들을 많이 봤어요. 다행이었어요.

 

- 퇴근길에 차 멈춰서 창문 열고 팬들과 대화도 하신다면서요?

 

 맞아요. 그런 일들을 정말 하고 싶었어요. 저는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예요. 팬 서비스하는 게 아니에요. 팬분들과 이야기하고 싶고, 얼굴 보고 싶어요. 기다려주신 것도 감사하고, 추운데 응원 와주셨는데 그냥 보내드리고 싶지도 않았어요. 저 팬미팅하는데 정말 기다렸어요.

 

- 개명을 한 이유가 궁금해요.

 

 어머니가 먼저 하자고 제안하셨어요. 제가 수현이라는 이름으로는 굉장한 기회들도 많았고, 이룰 수 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항상 끝에 가서는 안 됐어요. 오디션 프로그램도 그렇고 데뷔도 그렇고. 무산이 많이 되었죠. 엄마가 '네 이름이 연예인 하기에는 좀 바른 느낌인데, 이름이라도 한 번 바꿔볼까? 인생이 달라진다고 하니 이름이라도 바꿔보자' 해서 '좋아' 했죠. 그런데 바꾸자마자 데뷔를 하게 되었죠.
 

 

- 어우, 저도 바꿀까요? (웃음)

 

 사람 운명은 이름 따라간다는 말도 있잖아요. 제가 그런 거 안 믿으려고 하는데… 이루리라고 지었어요. 뭔가를 이루고 싶다는 의미로.

 

- 그런데 우주소녀가 '이루리'라는 곡으로 컴백 했어요. (디시 이용자 'ㅇㅇ')

 

 맞아요. '요즘 루리가 대세구나' 했어요. 하하하. 그런데 제가 그분들보다는 일주일 먼저 나왔어요. 아무래도 대중 분들이 우주소녀 선배님들의 노래를 저보다 더 많이 아시더라고요. (웃음)

 

- 집에서는 걱정 많이 안 하셨나요?

 

 가족들은 제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다른 일을 해보는 건 어떨까?' 하셨어요. 저 아직 어리다고, 제가 아이돌을 하기에는 조금 나이가 차고 있는 단계이긴 하지만 사회에 나왔을 때는 아직 대학교 졸업할 나이라면서요. 아직 어린 나이니까 뭔가를 배워서 다른 걸 해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데 저보다도 부모님께서 제가 가수가 되는 걸 더 많이 바라셨어요. 아무래도 조금은 느끼셨을 거 아니에요? 방송 현장에 오셔서 제가 팬들에게 사랑받는 것, 무대에서 올라간 것, 제가 행복해하는 것 이런 것들을 느끼셨을 테니까요. 그래서 부모님이 많이 응원해주셨죠.

 

- 루리 씨는 프듀도 그렇고 데이데이도 그렇고 자신의 실패가 의도치 않게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힘들지 않았나 싶었어요.


 그냥 이런 마음이 있었어요. (남들이) 몰라도 되는 건데. 저는 제가 항상 잘 될 애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살았는데 자꾸 안 되는 걸 보고 스스로 객관화가 되더라고요. 사람들이 봤을 때도 '얘는 안 되잖아, 해도 안 되는 애잖아' 이렇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니까 자존감도 떨어지고, '난 진짜 안 되나?' 이런 마음도 생기고. 저를 응원해주는 팬들도 계시잖아요? 그분들이 기대했다가 같이 실망하고, 같이 좌절하시는데 너무 죄송했어요. 내가 차라리 알려지지 않은 연습생이었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그만뒀거나, 조용히 소속사에서 나왔거나 했을 텐데. 그런 마음이 좀 있었어요.

 

- 그래서 데뷔곡이 정말 소중했겠어요.

 

 네. 녹음하면서도 '이 노래가 정말 내 노래가 될까?' 이랬어요. 데뷔가 엎어지면 다른 분에게 갈 수 있으니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이 갔던 것 같아요. 잘 해야지, 잘 해야지. '이 노래로 내가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 욕심도 생기고요.

 

- 데뷔 준비하면서 중점적으로 준비했던 게 뭔가요?

 

 퍼포먼스였어요. 평소에 보여드렸던 제 이미지와는 완전 다르게 나오니까요. 생각해보니 제가 가수로서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거나 이런 걸 보여드린 게 참 적더라고요. 자료 같은 거 찾아봐도요. '나를 도대체 왜 좋아하실까?'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이번에는 내가 가수로서의 역량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 긍정적이었던 이미지는 사실 버리기는 아까운 이미지죠. 그런게 사라져서 아쉽다는 분도 계세요.

 

 그래요? 사실 저도 아쉬워요. (웃음) 저도 옛날 제 영상이나 사진 같은 거 찾아보면 '와, 나 귀엽다' 그랬어요. 사실 그거 보고 많이 슬펐어요. '내가 언제 이랬지…' 생각에. 그래도 여전히 비슷해요. (웃음) 사람들을 만날 때 많이 차분해지려고 하는 편이 된 것 같아요. 옛날에는 '와와왕!!' 이랬었는데 지금은 시간을 겪고 나니까 사람들을 대할 때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 데뷔곡 후보가 더 있었나요?

 

 이 곡 외에는 다른 분위기의 곡도 있긴 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미공개곡이라…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보여드릴게요.

 

- 섹시나 걸크러시나 쉬운 길이라고 생각하지만, 굉장히 어려워요.

 

 저는 너무 어려웠어요.

 

- 가장 힘든 점이 뭔가요?

 

 당당하고 힙한 느낌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어요. 평소의 저는 힙하지 않거든요. 저는 웃는 거 좋아하고, 먹는 거 좋아하는 아이지, 스웩이 있는 애가 아니어서요. 스웩을 표현하는 게 너무 어려웠어요.

 

- 그걸 표현하기 위해 준비했던 게 있다면요?

 

 진짜 그냥 열심히 했어요. 하하하. 안무할 때도 '이런 느낌을 내면 내가 멋있어 보일까?' 생각하고 노래할 때도 '조금 더 느낌을 내서 부르면 사람들에게 멋있게 와 닿을 수 있을까?' 생각했죠.

 

- 하루에 연습은 몇 시간 정도 했나요?

 

 그냥 계속했던 것 같아요. 녹음하고, 안무하고, 노래하고…

 

- 디지털 싱글에 한 곡만 들어갔는데 아쉽진 않나요?

 

 너무 아쉬웠어요. 그래도 다음번에는 더 보여드릴 게 많다는 뜻이 될 테니까, 차근차근 보여드릴 수 있는 거니까요. 이번 콘셉트 외에도 발라드도 하고, 통통 튀는 것도 하고, 세련된 것도 하고 여러 가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번에 다 보여드리면 재미없잖아요? (웃음)

 

- 데뷔 무대 끝나고 가장 먼저 연락한 분은 누구예요?

 

 엄마요. 잘 봤다고, 축하한다고, 고생 많았다고 하셨어요. 지금 이야기하면 눈물이 날 것 같은데, 그때는 너무 떨리고 배고프고, 밥 허겁지겁 먹으면서 받아서 생각보다는 감동이 없었어요. 하하하.
 

 

- 저 같으면 무대 내려오자마자 엄청 울었을 것 같은데. (웃음)

 

 눈물을 흘리기는 했어요. 무대 내려오니까 모든 스태프분들이 박수 쳐주시고 계시더라고요. 대기실 앞에서요. 작곡가님도 오시고, 안무팀, 회사 분들 다 와계시고. 그런데 거기서 울면 화장 수정해야 하잖아요? 하하하. 그리고 엄마가 자꾸 울면 슬픈 일만 생긴다고 해서 안 울려고 해요. 안 울었죠.

 

- 신생 소속사라 팬들이 잘해줄 수 있나 걱정이 많았어요.

 

 저희 대표님과 제가 5년을 같이 봐온 사이인데, 정말 잘하세요. 잘하시는 분이니까 제가 이 회사에 왔지요. 팬들이 걱정하시는 거 다 알아요. 이 말씀 꼭 해드리고 싶어요. 저희 대표팀은 저를 끝까지 놓지 않으신 분이에요. 이 분과는 뭘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엔터테인먼트에 있으면서 가장 믿는 분이에요.

 

- 프듀 때 같이 활동했던 분들과 데뷔 후에 만났을 것 같은데 이야기는 나누셨어요?

 

 네이쳐 들어간 (김)소희 언니와 활동이 겹치고, 희나피아 친구들과 겹치고 우주소녀 연정이와 겹치더라고요. 다 같이 고생 많았다고 했어요. 소희 언니와는 데뷔 전부터 매일 이야기했어요. 첫방 가는 순간까지도 카톡 했어요.

 

- 연정 씨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정말 많이 고생하셔서 안타까워요.

 

 맞아요. 희나피아 친구들이 저한테 '언니 너무 고생 많았어요' 그래서 저도 '너희 정말 고생 많았어' 그랬어요. 서로 애틋해요.

 

- 다 좋은 일만 있을 거예요. 이번 활동 땡스투가 없어서 아쉬운데 지금 알려줄 수 있으신가요. (디시 이용자 'ㅇㅇ')

 

 일단은 저희 팬들. 제가 팬분들이 안 계시고, 일개 연습생이었다면 저는 꿈을 포기했을 거예요. 저의 가능성을 전혀 못 봤을 테니까. '나는 안 되는구나' 하고 좌절했을 텐데 팬분들이 저를 믿고 매일같이 응원해주셔서 저도 마음 다잡고 뭔가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해서 꿈을 이룬 것 같아요. 그리고 가족과 회사 식구들 고마워요.

 

- 오기 같은 건 없어요? 내가 진짜 데뷔하고 만다. 하하하.

 

 그게 오락가락했어요. 하하하. '두고 봐, 내가 진짜 잘되는 모습 보여주마' 하다가도 '맞아 난 안 돼, 난 진짜 안 되나 봐' 하다가 '내가 안 된다고? 이것들 뭐야' 하다가 '맞아 난 안 돼'. 오락가락했죠. 시간이 길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왔다 갔다 했다가 3주에 한 번씩 그랬다가. 하하하.

 

- 그런 스트레스 어떻게 풀었나요?

 

 그냥 집에서 혼자 울었어요.

 

- 왜 집에서 우세요.

 

 아니, 밖에서 울 수는 없으니까. 하하하. 엄마 안 계실 때 방에서 울거나 이불 덮고 울고. 자기 전에 많이 울었죠.

 

- 운 만큼 보람은 있나요?

 

 네. 제가 그동안 눈이 얼마나 부었는지. 하하하. 그래서 지금은 결과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 앨범도 냈고. 정말 행복해요.

 

- 데뷔 싱글 활동이 끝났어요.

 

 음악방송은 끝났는데 아쉬워요. 그동안 기다렸던 만큼 더 많은 무대에서 오래오래 하고 싶었는데 이번 활동은 조금 하고 마무리가 되어서 다음 활동 때는 더 많이 길게 하고 싶어요.

 

- 데뷔 전에 '나 방송 데뷔하면 이거 꼭 해야지' 적어놓은 게 있을 텐데 혹시 이룬 게 있나요?

 

 일단 음악방송이요. 음악방송에 제일 서고 싶었어요. 예능은 그 외에 느낌이었고, 저는 가수잖아요. 가수로서 음악방송에 설 수 없다는 게 마음이 아팠어요. 집에서 음악방송을 한창 못 보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러다 만날 보면서 부러워하고. 이제는 시상식에 가고 싶어요. 가요대전 이런 무대에 서고 싶어요. 2020년에는 꼭 서고 싶어요.

 

- 콘셉트가 이번에는 섹시니까 다음에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면요?

 

 다음번에는 통통 튀는 느낌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옛날 모습을 그리워하시는 분도 계시고, 그걸 했을 때 제 매력이 가장 많이 보인다고 생각도 들어요. 그게 아니면 감성적인 것도 하고 싶고.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하면 다 하고 싶어요. 다할 거예요. (웃음)

 

- 호적 이름도 루리로 바꾼 거죠?

 

 네. 맞아요. 완전 루리가 되었어요. 법원 가서 바꿨죠. 한문은 없어요.

 

- 이번 데뷔하는 과정에서 콘셉트나 무대 소품, 안무 등에서 의견을 제시했는데 받아들여진 게 있다면요?

 

 반짝이? (웃음) 눈 밑에 글리터를 붙였거든요. 그런 걸 좀 해보고 싶었어요. 서클렌즈도 착용했고요. 부츠 같은 것도 너무 높지 않게. 노래 편곡에서도 대표님과 작곡가님과 상의해서 진짜 미미하지만 '이런 소리가 들어가면 어떨까요' 이렇게 이야기를 드렸어요.

 

- 그런 게 받아들여지면 쾌감이 있을 것 같아요.

 

 '어휴 다행이다!' 이랬어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니까요. 안 받아질까 봐 걱정하면서 말씀드렸거든요.

 

- '청춘뮤직 강시라 언니' 하던 패기는 어디 갔나요.

 

 아니, 제가 그때 삿대질하면서 했더라고요. 언니 죄송합니다. (웃음) 그때 진짜 (같은 곳에서) 하고 싶었는데.
 

 

- 이야기 들으니까 그때 패기가 다듬어진 느낌이 들어서 안타까워요.

 

 그때는 뭣도 모르고 '에에에' 했던 시절이었고. (웃음) 사실 지금은 그때보다 욕심이 많아지고 마음도 단단해진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말만 그렇게 하고 속으로는 마음 졸였는데 지금은 반대인 것 같아요.

 

- 그래도 라디오 텐션이 굉장히 높으시다면서요. 많이 좌절한 줄 알았는데 옛날 텐션 찾아가는 것 같다고 보기 좋다네요. (디시 이용자 'ㅇㅇ')

 

 저는 관심을 받으면 무럭무럭 자라요. (웃음) 라디오 하고 그러면 팬 분들이 계시잖아요. 저 좋다고 하는 분들 계시니 신나서 엉덩이가 들썩들썩거려요.

 

- 약간 관종끼가?

 

 저는 리얼 관종이에요. 관심이 없으면 슬퍼져요. 하하하.

 

- 어떤 관심을 드리면 될까요?

 

 그냥 바라만 봐주시고, 댓글 하나 써주시고 그런 거 다 좋아요.

 

- 인스타 댓글 다 보세요?

 

 네.

 

- 가장 인상 깊었던 댓글이 있다면요?

 

 아, 댓글 말고도 DM이 와요. 제가 수락을 누르지는 못해요. 답변을 해 드려야 하니까. 대신 읽기는 해요. '네가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도 포기하지 않을 거야'라는 DM이 왔는데 그거 보고 정말 많이 울었어요. 머리에 충격이 컸어요. '아, 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당연히 저를 믿어주실 텐데'. 저는 사람들이 '얘 요즘 뭐하니?' 이렇게 생각하시는 줄 알았는데.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정신 차리자 했어요.

 

- 저도 감동받네요. 그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이겠어요.

 

 기억에 남는 팬분들은 정말 많아요. 제가 오랜 시간 연습생으로 있었잖아요. 오디션 프로그램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이름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얼굴은 다 알아요. 오면 다 반가워요. 뭉클하고. 이제는 가족 같아요. '팬분들 오셨어요?' 이런 느낌이 아니라 '아니, 왜 이리 먼길 왔어?' 이래요.
 

 

- 엄마 마인드네요. (웃음)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계셔서… (웃음) 저보다 한두 살 어리시거나 그런데 학생팬분들은 없더라고요.

 

- 그분들은 학교 가야죠.

 

 그럼요. 공부하셔야죠.

 

- 가수가 되려고 한 이유가 뭐예요?

 

 이것도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면서 확실해진 것 같아요. 전에는 '가수가 되면 좋겠다, 내가 가수가 된다면' 이런 정도였는데,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고 나서는 '나는 가수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되었고, 준비를 하면서는 '난 이거 아니면 안 돼' 이런 마음이 되었어요. 그냥 무대 하는 게 재밌었어요. 재밌고, 좋고, 저도 누군가의 무대를 보면서 마음에 와 닿고, 귀에 맴돌고, 머리에 맴돌았어요. 그런 느낌이 정말 좋았는데 '나도 저 사람처럼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했어요. 무대에 서는 것도 너무 좋고. 그렇게 좋은 거 하면서 돈 벌면 1석2조잖아요. 제가 참 단단해지고, 확고해진 것 같아요. 나는 가수가 되어야 해. 이 마음이요.

 

- 준비하면서 가수 말고 다른 연예계 분야에서 제의가 있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연기자 회사에서도 캐스팅이 온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길을 택하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 가수는 지금 아니면 못할 것 같았어요. 연기를 하면서 가수로서 활발히 활동할 수 없을 것 같더라고요. '적어도 무대 100번은 서보고 죽자' 이런 마음이었어요. 너무 후회할 것 같더라고요.

 

- 지금까지 많은 무대를 서지는 않았지만,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다면요?

 

 사실 I.B.I때 처음 섰던 뮤직뱅크도 생각이 나고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경연했을 때 생각이 나요. 그때는 팬분들이 너무 잘 보였어요. 이번 활동 때는 막방 주가 생각나요. 그때 팬 분들의 응원소리가 인이어를 뚫고 들어왔어요. '울면 안 되는데' 이런 마음을 가지고 무대에 섰었던 것 같아요.

 

- 눈물이 원래 많나요?

 

 원래 많긴 한데, 많이 없어졌음에도 많이 울더라고요.

 

- 다른 영상 인터뷰를 봤는데 너무 많이 우셔서 놀랐어요.

 

 그때가 다른 분들과 제 이야기를 하는 게 처음이었어요. 인터뷰를 이제 막 시작하는, 데뷔 전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뭔가 떨리고 그랬던 것 같아요.

 

- 팬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게 'I.B.I가 너무 이벤트성이었다' 였어요. I.B.I 활동을 한 달 만이라도 했다면 멤버들 인생이 바뀌지 않았을까 하고 아쉬워하더라고요.

 

 저도 그 누구보다도 그 활동을 오래 하길 바랐어요. 활동 끝나고 엄청 울었어요. 너무 아쉬워서요. 그런데 다들 다른 회사고, 하나의 회사에서 할 수 없으니까 상황을 맞추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많이 아쉽죠. 다들 아쉬워했어요.
 

 

- I.B.I 멤버들과 데뷔 후에 만났어요?

 

 데뷔 후에는 못 만났어요. 소희 언니는 만났죠. 활동이 겹쳤으니.

 

- 여러 가지 힘든 일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본인이 꿈을 향해서 앞으로 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이 있다면요?

 

 저희 대표님과 팬들이요. 저희 대표님이 항상 제가 좌절할 때마다 희망을 주셨어요. 가끔은 '희망고문 아니야? 이거?' 이렇게도 생각했었는데 대표님이 새싹 잘 자라나라고 희망도 주고 그러셨어요. 대표님이 저를 놓지 않으시니까 저도 놓을 수 없었죠. 또, 팬분들이 계속 뒷받침을 해주고 계셨어요. 그러면서 원동력이 생기게 된 것 같아요.

 

- 팬들이 만든 영상 봤어요?

 

 봤죠. 저 쉬면서 만날 돌려봤어요. 만날 울고. 제 친구도 지하철 타면서 출근할 때 제가 보낸 영상 보고 울고. 친구들 많이 울었어요. '벚꽃이 지면' 영상하고, 제가 11위, 12위, 19위 이렇게 순위에 오르는 걸 모은 영상, 제 매력을 모아놓은 영상, I.B.I 활동했을 때 영상과 직캠…. 그걸 보는데 영상 안의 제가 너무 좋아 보이는 거예요. 저 아이가 나인데, 정말 좋아 보이고, 부러워 보이더라고요. 보고 울었어요. 또 데뷔하겠다고 말하며 우는 영상. 그거 친구들과 모여서 보면서 같이 오열했죠. 하하하. 지하철에서도 많이 울고, 공공장소에서도 울었어요. 보통 제가 그런 곳에서 유튜브를 보거든요. '울지 말아야 해' 생각할 틈도 없이 울었어요.
 

 

- 지하철에서 가끔 '이수현 봤다' 사진 찍어서 올리는 사람들 있었는데 우는 거 찍힐까 봐 안 무서웠어요? 하하하.

 

 맞아요. (웃음) 저 그래서 울 때 고개 숙이고 울었어요. 하하하. 너무 짠내 나죠?

 

- 안 그래도 짠내 나는데. (웃음)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가슴에서 울컥했어요.

 

- 프듀 시절 본인과 지금의 자신이 달라진 게 있다면요?

 

 일단 나이가 많이 먹었어요. 프듀 처음 했을 때 제가 스무 살이었는데 지금 4년이 지났잖아요. 많이 달라진 게 있다면 많이 단단해진 것? 예전에는 무슨 일이 있다면 엄청 흔들렸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 그런가 보다. 어쩌라고' 이런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실력도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옛날에는 그냥 하트 하나, 전체적인 안무만 하면 되었는데 지금은 안무를 할 때도 라인이나 힘, 디테일 같은 것들이 많이 보이잖아요. 솔로니까. 다리 같은 것도 무릎이 붙어있어야 한다 이런 사소한 점 하나하나까지 연습했어요.

 

- 노래 한 곡을 본인이 다 소화해야 하는데 그것도 힘들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 힘들긴 해요. 그리고 다양한 목소리로 노래를 들려드릴 수 없으니까 듣는 분들이 지루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요. 그 고민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무대를 하면서 재밌어야 하는데. 그룹 같은 경우는 무대 위에서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는데 저는 혼자서 3분을 커버해야 하잖아요? 사람들이 내 노래를 그렇게 길게 들어줄까 걱정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표정에서도 기승전결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다양한 표정과 다양한 느낌을 보여드리려고 많이 연구했어요.

 

- 가장 많이 모니터링한 가수가 있다면요?

 

 이효리 선배님이요. 그리고 해외 아티스트 분들도 많이 참고했어요. 해외에서는 어떤 무대를 할까 모니터링하고, 어떤 제스처를 하고 어떤 표정을 했을 때 내가 힙할 까 고민했죠.

 

- 여자 솔로가 사실 힘들어요. 성공확률도 낮고요. 그래서 '쟤는 뭘 믿고 솔로 데뷔했대? 그런 능력이 돼?' 이런 폄하성 리뷰가 있었어요.

 

 저는 저를 믿었어요. 그리고 저는 뭘 해도 행복해요. 잘 되든 안 되든 제가 행복한 걸 하고 싶어요. 뭘 믿고 하냐고 하면 저는 저를 믿는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뭘 해도 난 되겠지, 열심히만 하면 잘 될 거야 생각하고 있어요.
 

 

- 롤모델 있어요?

 

 이효리 선배님이요. 이효리 선배님은 대중들이 찾는 가수가 아닐까 싶어요. 선배님이 '내가 음원을 내' 그러면 대중들이 '와, 음원 낸다' 이게 아니라 대중들이 '그 가수 언제 음원 내지? 노래가 듣고 싶어, 무대가 보고 싶어' 이러잖아요. 그리고 스타일 아이콘이고, 선배님의 과거 노래는 지금 들어도 기분이 좋고, 당시 추억과 향수도 있고요. 모든 면에서 제 롤모델이에요. 지금도 이효리 선배님 노래를 들어요. 항상. 그럼 너무 좋아요. 저도 다른 분들 귀에 항상 맴돌고 싶고, '얘는 앨범 언제 내지? 노래 듣고 싶다, 새로운 무대가 보고 싶다' 이렇게 저를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 투니버스 '스트레스 제로구역 날려버려' 섭외 계기나 촬영 에피소드가 있나요? 뜬금없지만 꼭 질문해야 할 것 같아요. (디시 이용자 '해림찡♥')

 

 사실 섭외 계기는 잘 모르겠어요. (웃음) '너 미팅할래?' 해서 갔고, 발탁됐어요. 촬영 당시 스태프들 분들 모두 좋았어요. 매니저 오빠, 스타일리스트, 촬영팀, 멤버들 다 좋아서 합이 잘 맞았어요. 그리고 그때 도시락이 참 맛있었어요. 엄청 많이 먹었죠. (웃음) 그리고 벌칙으로 빨간 쫄쫄이 입고 까만 가루에 빠지는 게 있었어요. 아니, 그거 저도 참 그렇잖아요. 아이돌인데. 하하하. 빠지고 나서 몸에 까만색이 묻었는데 안 지워지는 거예요. 귀에서 나오고. 그리고 데프콘 선배님과 양세찬 선배님이 정말 잘해주셨어요. 촬영을 하면서 이렇게 따뜻함을 느껴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이 챙겨주시고, 그때 (김)시은이란 친구랑 같이 했었어요. 그 친구와는 지금도 매일같이 연락하고 있어요. '언니 멋있어, 언니 매력을 잘 살린 것 같아' 이렇게 응원도 많이 해줘요.

 

- 저도 무대 보고 '오, 멋있다' 했어요.

 

 저는 그런 제가 적응이 안 돼요. 팬 분들도 그러실 것 같아요. 하하하. 팬 분들이 음악방송에 응원 오시면 팬매니저 언니가 팬들께 물어보신데요. 루리가 왜 좋냐고. 그러면 '귀여워서요. 허허허' 이러신대요. 아무도 멋있다, 섹시하다 말씀 안 하신대요. 팬분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구나. (웃음) 오래 보셨으니 '우리 귀염둥이 무대 나왔네?' 이러시는 거 아닐까요.

 

- 멋있다고 느끼니까 이제 '푼'이라고 불러도 되나 고민하시는 거겠죠. 아무래도 귀여운 이미지에서 센 이미지로 나오니까 혹시 귀여운 이미지를 버리려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저는 '야, 이자식아' 이것만 아니면 뭐라고 부르셔도 괜찮아요. 나쁜 말만 아니면요. (웃음)

 

- 나가고 싶은 예능이 있다면요? (디시 이용자 'ㅇㅇ')

 

 어우, 뭐든 다 좋죠. 불러만 주신다면요. 예능이든 뭐든. 지금은 제가 가릴 때가 아니에요. 예능이면 예능, MC, 음악방송, 연기 다 하고 싶어요.

 

- 그래도 데뷔 전에 상상하잖아요. 이 프로 나가서 이거 해야지 이렇게.

 

 저는 런닝맨도 나가고 싶고 해피투게더도 나가고 싶고, 라디오스타, 아는형님, 도래미마켓도 재밌었어요. 다인데요? 말하다 보면 시간이 모자랄 것 같은데요? 하하하.

 

- 그런데 먹을 것 되게 좋아하시나 봐요. 아직도 캡처되어 돌아다니는 파주 영어마을 입소 전후 짤. 하하하.

 

 아아아! 저 그거 봤어요. 연습생들하고 같이 있는데 저만 크게 나온 거. 억울합니다. 저 그 친구들이랑 덩치 비슷해요!! 그런데 사실 저 그때 모습, 살쪘던 거 보면 귀여워요. 저 그 당시에도 '나 왜이리 살쪘지? 못생겼지?' 이렇게 생각한 적 없었어요. 그런 모습을 봐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런 것 같아요. '내가 살쪄도 귀여워해 주시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는구나' 하고 안심했죠.

 

- 이 짤은 좀 지우고 싶다 한다면요?

 

 없는 것 같아요. 다 괜찮아요. 저는 화면 안에 제가 있는 게 좋아요. 녹음실에서 보라색 옷 입고 녹음 준비하는 거. 그 짤 있잖아요? 저도 방송 보다가 놀랐어요. 다른 친구들은 멀리서 잡았는데 저만 화면 한 가득. 그 당시에는 너무 충격받고 '저게 나야?' 그랬는데 지나고 나니까 너무 귀엽더라고요.
 

 

- 마음이 너그러워졌군요.

 

 제 최애 움짤이 있어요. 녹음실에서 보라색 옷 입고 구석에서 코파는 짤이 있어요. 멍청해 보이는데 너무 귀여운 거예요.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만날 보여주는 움짤이에요. '나 귀엽지?' 하고.

 

- 그런 거 좋아하시는군요. (웃음)

 

 네. 약간 웅~ 이런 거.

 

- 2020년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요? (디시 이용자 '해인')

 

 음원차트에 들어가는 거요. 1위는 바라지도 않아요. 하하하. 꾸준히 활동하는 거, 그리고 연말 시상식 가고 싶어요.

 

- 다음 싱글 준비는 들어갔나요?

 

 이제 슬슬 준비해야죠. 콘셉트는 아직 안 나왔는데 계획은 있어요. 기다려라~ 기다려라~~.

 

- 좀 이른 질문이긴 하지만, 팬들에게 루리라는 가수가 어떤 가수로 기억 남았으면 하나요?

 

 그냥 늘 곁에 맴도는 가수였으면 좋겠어요. 궁금하지 않은 가수요. 저는 항상 이런 반응이었어요. '얘는 뭐할까? 궁금하다'. 눈 앞에 없으니까, 눈에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이제는 팬들에게 가까이 있고 싶어요.

 

- 아이들 그룹 보면 인사할 때 캐치프레이즈가 있잖아요? 그런데 솔로는 없어요. 본인의 캐치프레이즈를 만든다면요?

 

 아아~~ 오글거려요. 그냥 '안녕하세요, 루리입니다' 하는데 어떻게 할까요? 안녕하세요. 뾰로롱 루리입니다앙~. 그런데 솔로는 잘 안하니까. (웃음) 저는 루리라는 팀의 리더를 맡고 있고요, 막내입니다. 저희 언니는 안 오셨어요. 이럴까요? (웃음)

 

- 섹시 발랄 루리?

 

 제가 수현이 시절에 밀던 게 사랑둥이였는데 그걸 놓치고 싶지 않아요. '안녕하세요. 사랑둥이 루리입니다!'

 

-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동영상 인사말 남겨주세요.
 


  아마도 이 사실을 기억하는 이용자들이 있을 것 같다. 디시인사이드는 2016년 4월, 프로듀스 101이 종료되었을 당시 이루리와 인터뷰를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 그의 소속사와 여러 차례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던 터라 쉽게 인터뷰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결국 인터뷰는 진행하지 못했다. 당시 나눈 이야기를 적어둔 수첩을 인터뷰 전 오랜 만에 꺼내서 봤는데, 색이 바랜 글자가 눈에 띄었다. 

  루리는 볼펜의 색이 바랠 정도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 데뷔했다. 3년 반의 시간에 열정과 마음이 옅어질 수도 있었을 텐데, 루리의 의지는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그는 자신이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을 팬들의 지지로 돌렸지만, 웃음과 눈물로 만들어진 굳은 마음도 목표를 향한 튼튼한 계단이 되었을 것이다. 

  인터뷰 당일 루리는 팬미팅이 예정되어 있었다. 인터뷰 전부터 오늘 팬들과 만난다며 특유의 밝은 목소리로 "꺄아~ 꺄아~ 너무 좋아요!"라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앞으로도 루리가 팬들의 사랑을 영양분 삼아 사랑둥이로 행복한 꽃을 피우길 바란다. 물론 올해 마지막에 꼭 시상식에서 만나기를 바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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