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앱 토스가 재테크·금융 정보 공유 커뮤니티 서비스를 시범 도입했다. 그런데 이 커뮤니티, 자기 자산이 얼마인지 인증해야 글을 쓸 수 있다. 익명 커뮤니티에 넘쳐나던 ‘30살에 10억원 모았다’ 같은 글의 신빙성에 의문을 가졌던 사람들을 위해 만든 서비스다. 익명 플랫폼에 대한 피로감이 인증 플랫폼 서비스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토스는 지난 달 13일 커뮤니티 서비스 머니라운지를 공개했다. 토스에 연결된 실제 자산을 인증해야 글을 쓸 수 있다. 글을 쓰면 자산 규모에 따라 ‘억대 자산가’‘30대·상위10%’ 같은 인증 뱃지가 함께 노출된다. 또 작성자가 원하면 토스에 연결된 자산을 그대로 불러와 자신의 실제 경제 수준을 공개할 수도 있다. 자산을 공개하며 ‘10억원 자산에 1억원 투자 적당한가요’ 같은 글을 올리면 투표나 댓글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이다. 토스 측은 “인증 기능을 통해 정보에 신뢰성을 부여하고 양질의 정보를 공유하는 금융 토론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토스 앱에 새롭게 도입된 커뮤니티 서비스 머니라운지. 토스 캡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는 만보기, 쇼핑, 고양이 키우기 같은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커뮤니티 서비스도 같은 맥락의 일. 특히 최근 가입 절차가 필요 없고 신뢰성 떨어지는 정보가 올라오는 익명 커뮤니티에 대한 피로감이 커진 만큼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인증 커뮤니티를 제공해 이용자들이 더 오래 토스 앱에 머무르게 하려는 시도다.
토스증권에서도 개별 주식 종목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도 실제 자산에 따라 ‘자산가’, 해당 종목을 실제 보유하고 있을 경우 ‘주주’ 배지를 달아 주는 등 인증 기능을 운영 중이다. 마찬가지로 금융 생활 관련 커뮤니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다. 토스증권은 지난 달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업계 최초로 30조원(실제 30조 5400억원 기록)을 돌파했다. 토스증권 측은 투자자들의 건전한 토론이 가능한 커뮤니티 등을 토스증권 내 거래 활성화의 요인으로 꼽았다.
토스증권 커뮤니티에선 '주주' '수익률 O%' 등 뱃지를 달 수 있다. 토스 캡처
인증 기반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건 토스뿐만이 아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도 GPS상 실제 위치하고 있는 동네를 인증해야 동네생활 같은 커뮤니티를 이용할 수 있다. 핀테크 업계에서도 커뮤니티에 실제 자산 인증 기능을 속속 도입 중이다. 두나무의 증권플러스는 지난 8월 보유 자산에 따른 투자 레벨 인증, 코인원은 지난 9월 수익률 인증 기능을 도입했다.
업계에선 인증 기반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미 당근은 지역 기반 커뮤니티에서 자영업자들의 광고나 구인 공고를 올리며 새로운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매출의 99%가 이 지역 내 광고와 일부 기업 광고에서 나오고 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