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공탁한 황의조에게 檢 "참작 말라"…선고는 내년 2월로 연기

축구선수 황의조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불법촬영 등 혐의 2차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축구선수 황의조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불법촬영 등 혐의 2차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불법 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황의조(32·알란야스포르)씨의 1심 선고기일이 내년 초로 연기됐다.

이용제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판사는 18일 황씨의 공판기일을 열고 선고기일을 내년 2월 14일 오후 2시로 미뤘다. 황씨의 1심 선고는 애초 이날 내려질 예정이었으나, 검사가 1심 선고를 앞두고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면서 변론이 재개됐고 선고 기일이 연기됐다. 

황씨 측은 모든 공소사실을 앞서 인정했으나 황씨가 피해자와 영상 통화를 하다가 몰래 녹화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주장했다. '휴대전화에 수신된 신체 이미지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최근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면서다. 

이에 검찰은 황씨가 피해자에게 녹화 여부를 밝히지 않고 피해자에게 촬영하게 했다는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주위적 공소사실이 인정되지 않을 때 적용)로 추가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아울러 황씨가 1심 선고를 앞두고 피해자에게 합의금 명목의 2억원을 지난달 법원에 공탁한 사실도 지적했다. 형사 공탁이란 형사 사건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적 사항을 알 수 없을 때 합의금 등을 맡겨두는 제도다. 

검찰은 "피고인은 변론종결 후 피해자가 (합의금) 수령 및 합의 의사가 없다고 명확하게 밝혔음에도 2억원을 공탁했다"며 "(양형에) 유리하게 참작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또 황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황씨 측은 선처를 호소했다. 황씨 변호인은 "기습 공탁이 아니다"라며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씨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와 축구 팬에게 다시 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만 선처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재판 절차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고 한다. 

황씨는 2022년 6월~9월 4차례에 걸쳐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하는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로 지난 7월 불구속기소 됐다. 피해자는 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황씨는 지난해 6월 자신과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공유한 형수 A씨를 협박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불법 촬영 정황이 포착됐다. 황씨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지난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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