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에서 유일하게 고속도와 철도가 없는 태안에 고속도로가 생긴다. 고속도로 건설로 관광객이 연간 1000만명 이상 찾는 태안 지역경제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충남 태안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의 일몰 모습. [사진 테안군]
19일 충남도에 따르면 DL이엔씨(투자자 하나은행)는 최근 태안-안성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제안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DL이엔씨는 한탄강댐 건설공사와 말레이시아 화력발전소 건설 공사 등을 맡았던 종합건설업체다.
태안-안성고속도로는 태안에서 서산과 예산·당진·아산·천안 등 충남 5개 시·군을 거쳐 안성까지 94.6㎞를 연결한다. 투자 사업비는 약 3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고속도로가 완성되면 지난 10일 개통한 국내 최장 민자(民資)고속도로인 서부내륙고속도로 1단계 구간(94㎞·부여-평택)을 넘어 국내 최장 민자고속도로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 고속도로는 서해안고속도로를 비롯해 서산(당진)-영덕, 서부내륙, 당진-천안-경부, 평택-제천 등 6개 고속도로와 연결돼 충남 내륙을 물론 수도권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흠 충남지사 핵심 과제인 ‘베이밸리’ 순환고속도로 역할도 하게 된다.
충남 태안과 경기도 안성을 연결하는 민자고속도로 건설이 추진된다. 고속도로가 완성되면 태안에서 충남 내륙권을 비롯해 수도권으로 가는 길이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충남도]
충남도는 태안-안성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수도권에서 태안으로 이동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는 주말이나 연휴 때마다 태안에서 서산을 거쳐 수도권으로 진입하는 데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못해 관광객이 불편을 겪고 있다. 더구나 태안은 철도도 지나지 않아 국도가 유일한 교통망이다.
서해안·경부고속道 등과 연결…수도권 접근성 향상
이번 태안-안성고속도로 민자투자사업 제안서 제출은 충남도의 태안-서산고속도로, 내포-천안고속도로 연결 추진과정에서 결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는 애초 태안 고속도로 연결을 국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2021년 ‘제2차 국가도로망종합계획(2021~203년)에 태안축을 반영시키며 당위성을 확보했다. 지난해에는 ‘제3차 고속도로건설계획’에 태안-서산고속도로 반영을 정부에 건의했다.
충남 부여와 경기도 평택을 연결하는 서부내륙고속도로 1단계 구간이 10일 개통했다. 왼쪽에 보이는 곳은 예산 예당호휴게소. [사진 충남도]
충남도는 내포-천안고속도로 역시 민자로 방향을 정하고 지난해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친 뒤 대형 건설사들과 접촉했다. 또 국토교통부와 협의, 규모를 키운 태안-안성고속도로 건설을 끌어냈다. 공사가 시작되면 충남지역에 5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4만4000여 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관계 당국은 전망했다. 공사는 이르면 5년 내, 준공까지는 10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서부내륙고속도로(1단계 구간)는 2014년 제안서가 접수된 뒤 2019년 공사에 들어가 올해 12월 개통했다.
충남도 김택중 건설교통국장은 “그동안 충남에서 남북축 민자고속도로 건설은 몇 차례가 있었지만, 동서축은 처음”이라며 “태안-안성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수도권과 중부 내륙지방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