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도시 NO'…서울 '아리수'처럼 울산 '고래수' 만든다

서울시는 고도정수처리를 거쳐 생산한 고품질 수돗물을 페트병에 담아 '병물 아리수'라는 이름으로 단수·재난 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뉴스1

서울시는 고도정수처리를 거쳐 생산한 고품질 수돗물을 페트병에 담아 '병물 아리수'라는 이름으로 단수·재난 지역에 공급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뉴스1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수돗물 브랜드가 없던 울산시가 '고래수'를 생산한다. 플라스틱 용기에 울산 수돗물 고래수를 담는 방식으로 출시한다. 고래수 생산은 과거 '굴뚝도시' '공업도시'로 불렸던 울산이 태화강 등 지역 수질 오염 문제를 완전히 극복하고 생태도시이자 청정도시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울산시는 고래수 상표 등록을 완료하고, 먹는 물 생산 시설을 건설한다고 13일 밝혔다. 생산 시설은 울산 울주군 범서읍 천상정수장에 36억원을 들여 1000㎡ 규모로 짓는다. 내년 4월에 완공 예정이다. 하루 1만5000병(400㎖ 기준)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울산시는 예상했다.

고래수라는 이름은 울산의 상징인 고래 이미지를 통해 친근함과 청정성을 강조하며, 울산 수돗물의 우수성을 알리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울산시는 고래수를 가뭄이나 홍수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급수차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시민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각종 지자체 행사에서 고래수를 홍보용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울산 식수원 중 하나인 태화강은 한때 '죽음의 강'이라 불릴 정도로 심각한 수질 오염을 겪었다. 그러나 울산시는 2004년 '생태도시 울산'을 선언하고 태화강 복원에 힘써, 현재는 물이 맑아지고 생태계가 되살아났다. 3월에는 황어가 돌아오고, 8~9월에는 철새가 모여든다. 고래수 생산은 울산이 생태도시로 완전히 변화했음을 상징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고래수를 통해 울산지역 수돗물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 특광역시 중 유일 병입 수돗물 없어"

울산 태화강 전경. 사진 울산시

울산 태화강 전경. 사진 울산시

현재 울산은 전국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병입(甁入) 수돗물을 생산하지 않는다. 병입 수돗물은 서울 '아리수', 부산 '순수365', 인천 '미추홀 참물', 대구 '달구벌 맑은물', 대전 'It's 水', 광주 '빛여울수' 등이 생산 중이다. 기초 자치단체를 포함하면 전국 30여 곳에서 병입 수돗물을 출시했다. 


하지만 병입 수돗물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에 지자체가 앞장서서 병입 수돗물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1회용 플라스틱 용기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지속해서 벌이고 있다. 플라스틱 용기는 사용 후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바다와 육지에 쌓여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분해되는 데 450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